광주에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지난달 27일 이후 2주일 넘게 이어지면서 시민의 불안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금양 오피스텔(방문판매)에서 시작된 전파고리가 사찰, 요양원, 교회, 사우나, 고시학원, 스포츠 동호회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전방위로 확산하면서 한때 ‘코로나19 청정지’라는 평가까지 받았던 광주지역은 이젠 일일 확진자가 가장 많은 위험지역으로 전락한 상황이다.
광주시 등 방역당국은 “개인 방역수칙 준수만이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위중한 확산세가 지속된다면 일상생활을 사실상 멈추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도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그동안 방역수칙 준수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아온 교회에서 예배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등 종교계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조기 극복을 위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12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 11일 전남대학교 스포츠 센터를 이용한 배드민턴 동호회원 등 5명에 이어 이날 추가로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광주의 총 누적 확진자는 162명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이후 16일간 총 129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광주에서 현재까지 방문판매와 관련해 확진자가 나온 시설·모임도 12곳으로 늘어났다.
이날은 오후 6시 현재 1명의 확진자가 추가됐으며, 총 1585명이 검사를 진행 중이어서 추가 확진자 발생 가능성은 여전하다. 또 118명의 확진자가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데, 이 중 3명이 호흡기 등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중증으로 분류됐다.
광주시는 감염경로가 금양오피스텔에서 배드민턴 동호회로까지 확산함에 따라 방역당국의 노력만으로는 지역감염을 막기엔 한계가 있다며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협조를 호소하고 나섰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이날 오후 2시 시청에서 코로나19 브리핑을 갖고 “추가 확진자와 이동경로 및 접촉자 파악은 역학조사에 의해 이뤄지고 있지만, 지역사회 감염 확산은 계속되고 있다”면서 “시민 각자가 방역주체로서 방역 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특히 확진자들은 역학조사 진술에 적극적이고 성실하게 임해 추가 확산을 막는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시의 연이은 협조 요청에 지역 종교계를 중심으로 응답하고 있다. 광주에선 휴일인 이날 교회 대부분이 주일 현장 예배를 진행했지만,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했다.
광주시에 따르면 이날 지역 1492곳 교회 가운데 966곳(62%)이 현장 예배를 했다. 566곳은 온라인 예배로 대체하거나 예배를 전면 취소했다. 현장 예배를 한 교회는 모두 방역 수칙을 준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조치로 50인 이상 실내 행사는 모두 금지된 가운데 현장 예배를 진행한 교회 중 이를 어긴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이들 교회 모두 마스크 착용, 발열 체크, 거리 두기, 출입 명부 작성 등 방역 수칙을 준수했다고 시는 밝혔다.
지난 5일만 해도 72.6%(1084곳)가 현장 예배를 하고, 이 가운데 55곳은 50인 이상이 참석해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광주시는 다만 배드민턴 동호회 등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함에 따라 오는 25일까지 생활체육 관련 활동을 금지하기로 했다. 시는 탁구, 배드민턴 등 생활체육 관련 동호회 활동, 친선경기, 리그 경기 등 집단 체육 활동과 에어로빅, 댄스 스포츠 등 신체 접촉이 많은 실내 집단운동을 금지하며, 지역 17개 대학이 운영하는 체육관 및 각종 실내 체육시설(공공·민간 모두 포함)의 운영도 중단하는 행정조치를 내렸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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