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 피습 정치권 파장
광주·전남 예비후보들 서울로
이낙연 창당 움직임에도 ‘제동’
테러범 당적 어디냐 초미의 관심
국힘 한동훈 ‘광주 메시지’ 촉각
3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흉기 피습사건 파장이 총선 정국을 관통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극도로 말과 행동을 아끼면서 ‘야당 대표 피습’이 정치권에 안겨줄 영향과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관련 기사 3·4면>
특히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움직임에 따라 크고 작은 내홍을 겪고 있는 민주당의 내부에서는 분열 양상이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또 4일 광주를 방문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신변 보호에도 비상이 걸렸고, 한 위원장이 광주에서 내놓을 메시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여야는 전날 이재명 대표를 흉기로 공격한 김모(67)씨의 흉기 피습 사건과 관련, “있어서는 안 되는 정치 테러를 강력히 규탄하고, 이 대표가 이른 시일 내 쾌유하기를 바란다”는 공통된 입장을 내놨다.
무엇보다도 이날 김씨의 당적에 대한 정치권이 관심이 집중됐다.
김씨의 당적이 ‘민주당이다’는 일부 언론 보도가 이어졌고, 이에 대해 민주당은 “김씨가 민주당에 가입하기에 앞서 오랫동안 국민의힘 당적을 보유했던 것으로 확인됐고, 김씨의 민주당 가입 이유에 대해 더 알아보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여야가 조심스럽게 김씨의 당적에 대해 조사에 나선 것은 당 색깔에 따른 여야의 유불리가 확연하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김씨에 대한 당적 논란이 확산되자 경찰이 정당법에 따라 강제수사에 들어갔다.
김씨가 민주당 당적이 맞다면, 자칫 이번 이재명 대표 피습이 민주당 내부의 갈등으로 흘러갈 수 있어서이다. 그럴 경우 이 대표에게 각을 세우고 있는 당내 인사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들 수 있고,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이날 비주류 4인방 모임인 ‘원칙과 상식’은 이 대표 사퇴 및 통합 비상대책위 구성에 대한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탈당 등을 할 수 있다고 시사했으나, 이 대표 피습 사건으로 인해 이마저도 미루는 모양새다.
이달 초 탈당 및 창당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됐던 이낙연 전 대표의 행보에도 같은 이유로 제동이 걸렸다. 언론 인터뷰 등으로 공개 행보를 활발히 해오던 이 전 대표는 이날 공식 일정을 잡지 않았다.
이 대표를 피습한 김씨가 상당 기간 국민의힘 당직을 보유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민의힘도 극도로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전날 대전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서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이 대표의 피습에 대해 말하자 한 참석자는 ‘이재명 피습은 쇼’라고 외쳤다. 한 비대위원장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다. 내가 습격당했을 때처럼 생각해달라”며 제지했다.
국민의힘은 이날도 이 대표의 피습에 대한 언급을 자제했고, 이에 맞서 민주당은 일부 보수 유튜버들의 ‘정치적 자작극’이라는 음모론에 대해 ‘2차 가해이자, 2차 테러’라고 규탄하며 허위사실 유포자에 대한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광주·전남 정치권도 크게 동요하고 있다. 특히 이 대표 피습으로 광주·전남 민주당 경선에서는 ‘이재명 마케팅’이 더욱 극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언론사 신년 여론조사 과정에서 예비후보 직함에 이 대표의 이름을 넣는 문제로 일부 후보들 간 실랑이를 벌일 정도로 ‘이재명 마케팅’의 효과가 가장 확실하게 나타나는 지역인 만큼, 이 대표 피습 사건은 지역 총선 입지자들의 행보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 대표 피습 사건 이후 총선 입지자의 ‘이재명 마케팅’이 다시 가속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광주지역 입지자 대다수는 이 대표 피습에 잇따라 선거운동을 중단했고, 일부 예비후보들은 이 대표가 수술 후 치료를 받고 있는 서울대병원에서 대기하는 등 ‘줄 서기’에 나섰다.
일부 예비후보들은 페이스북 등을 통해 “서울로 간다. 테러 이후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며 “함께 단식을 했기 때문에 건강 상태를 짐작하니 더 걱정이다. 생명에 위험이 있을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는 말에 가슴이 철렁한다. 서울대병원으로 이동해 응급실 앞에 대기 중이다” 등의 글을 실시간으로 올리기도 했다. 특히 광주·전남지역에서는 이번 주말 전후로 예정돼 있던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을 잠정 연기하거나 연기를 검토하는 예비후보들이 속출하고 있으며, 이재명 당 대표를 중심으로 더욱 뭉치자라는 내용의 메시지나 보도자료가 연일 나오고 있다.
/오광록 기자 kroh@kwangju.co.kr
/김해나 기자 kh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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