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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재기자

이상기후에 수출 보조금 끊겨…전남 유자농가 깊어지는 한숨

by 광주일보 2023.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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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수확량 30% 줄고 가공 원자재 가격도 치솟아 ‘삼중고’
고흥군 올 230t 수출…WTO 협약 따라 1월부터 지원 중단
“1만원 주스, 1만 5000원 상승 불가피…바이어 이탈 불보듯”

지난 17일 고흥군 두원농협 유자가공사업소에서 직원들이 해외로 수출될 유자를 손질하고 있다. 유자 농가들은 내년부터 정부의 수출 물류비 지원이 끊기면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현배 기자choi@kwangju.co.kr

수확을 마친 전남 유자농가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이상기후로 수확량이 격감하고, 원자재 가격이 치솟는 상황에서 내년 1월 1일부터 정부의 수출물류비 지원이 폐지되는 등 악재가 겹치고 있어서다.

19일 고흥군 등에 따르면 고흥지역 유자 농가들은 지난해 100t, 올해는 230t의 유자를 해외로 수출하는 등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고흥군은 15개 농가와 10여개 수출대행업체에 올해 8억원의 수출물류비를 현금으로 지원했다.

하지만, 전남 유자농가들은 정부가 지난 2015년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아젠다(DDA) 농업협상에서 농가들에 대한 수출 물류비 지원 제도를 폐지키로 결정함에 따라 유예기간(8년)이 끝나는 내년 1월 1일부터는 수출물류비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수출물류비 지원은 포장·운송 등 물류비 부담이 큰 농축수산물 및 가공식품을 수출할 때 생산농가와 수출업체에 선박·항공 등 운송비의 일정 비율을 지원해 주는 제도다.

당장 정부 지원이 폐지됨에 따라 고흥 유자농가 등에서는 한숨소리가 커지고 있다.

내년부터는 수출 물류비를 자비로 부담해야 하는 상황인데, 농가에서는 재정 부담이 커지고 수출 경쟁력이 떨어져 당장 판로가 막힐지 모른다고 걱정한다.

고흥에서 유자 가공 및 수출을 하고 있는 김경욱(49)씨는 “1만원에 판매하던 유자 주스 가격을 1만 4000원~1만 5000원 수준으로 올리면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없다”고 한탄했다.

김씨의 업체는 6㏊ 밭에 유자나무 3000여그루를 직접 재배하고 가공해 해외로 수출 중이다. 이 때 물류비는 수출 비용의 10~15%를 차지하는데, 이를 그대로 가격에 반영해 단가를 높이면 해외 바이어들이 죄다 떨어져나갈 위기라는 것이다.

김씨는 “수출 업체들은 외화를 벌어와 국익에 도움을 주는 업체들인데, 도움을 주긴커녕 정부 지원마저 끊기게 됐으니 답답하다”고 밝혔다.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도 날이 갈수록 더하고 있다.

고흥에서 1.3㏊ 밭에 15년 동안 유자 농사를 해 온 유상현(61)씨는 “과거 고흥에서는 아무 데나 유자를 심어도 알아서 잘 자랐는데, 요즘은 정성껏 가꿔도 20~50%는 냉해를 입고 고사해버린다”며 “올해는 장마가 길어지면서 흑점병이 돌아 수확기가 되고 보니 유자 알맹이가 작아져 수확량도 30여% 줄었다”고 말했다.

유자 재배에서 가공, 유통까지 아우른 업체들의 상황은 더 좋지 않다.

완도에서 유자 가공업체를 운영하는 김윤혜(여·51)씨는 “유리병 값만 해도 수년 전 600원대에서 최근 1000원으로 급증했다. 비료부터 운송비, 인건비 등 안 오르는 게 없으니 갈수록 힘들어진다”며 “수출업체에 대한 지원금이 끊기면, 돌고 돌아 농가에 원가를 깎아달라는 요구가 들어올 수밖에 없어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또 “해외 바이어들과 계약 시 정부 지원금으로 물류비를 충당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원금이 끊기면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해외 바이어들이 우리 농산물을 외면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부가 제시한 대안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이 나온다.

정부는 내년도 농식품 및 농업 전후방산업의 수출 확대를 위한 예산을 2023년보다 188억원 늘린 6313억원으로 편성하고, 특히 수출통합조직 육성을 위한 예산(65억원→245억원)을 늘려 농가에 수출통합조직 구성을 장려하는 등 대안을 제시했다.

수출통합조직은 농산업자와 수출업체가 공동 출자해 설립하는 조직으로, 재배할 때부터 품질을 관리하고 안정적으로 물량을 공급받아 업체 간 과당경쟁 없이 수출을 하는 것을 목표로 세우는 조직이다.

유자 농가들은 “수출통합조직을 만들거나 가입해야만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공감하기 힘들다. 업체가 자생할 수 있는 힘을 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고흥군은 내년부터 현금 직접지원 대신 수출용포장재 구입, 팔레트 구입 등 특정 목적으로만 쓰일 수 있는 보조금 형태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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