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어젠다 발굴 못해…‘민주당 심장’ 위상 잃고 대표 친분에만 기대
국민의힘·진보정당도 인물난…예비후보 등록 코앞 입지 더 약화 우려
내년 4월 치러지는 22대 국회의원 선거 예비후보자 등록이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광주·전남지역 출마 후보자들의 정치적 존재감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어젠다’를 발굴·추진할 대표 정치인을 선출하는 게 총선의 본래 목적인데도, 출마 후보 상당수가 지역민의 마음을 사로잡을 어젠다 제시는커녕 ‘당 대표 줄 서기’에만 급급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선거일 120일 전인 오는 12일부터 제22대 총선 예비후보자 등록 신청이 시작된다.
예비후보 등록을 하면 선거사무소를 설치하고 선거사무소 관계자를 선임해 공직선거법에서 정한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예비후보자는 후원회를 설립해 1억 5000만원까지 정치 자금을 모을 수 있고, 선거운동용 명함 배부도 가능하다. 어깨띠나 예비후보자임을 나타내는 표지물 착용이 허용되고 통화 방식으로 본인이 지지를 호소할 수 있다. 또 관할 선거관리위원회가 공고한 수량(선거구 내 세대수의 10% 이내) 범위에서 1종의 예비후보자 홍보물을 발송할 수 있다.
이처럼 총선의 ‘신호탄’인 예비후보자 등록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지만, 호남 정치는 변방에 머무르고 있다는 우려 등이 나온다.
대부분 초선인 민주당 현역 의원들은 당 대표 등 지도부 눈치를 보며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고, 출마가 예정된 후보들 중 상당수도 당 대표와의 친분을 과시하는 데만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력 등을 알릴 때도 이재명 대통령선거 캠프 활동 경력을 전면에 내세우는가 하면, 당 대표의 ‘호위무사’라는 등 ‘이재명 마케팅’에만 몰두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특히 일부 선거구 획정과 전략 공천 등이 예상되면서, 광주·전남 일부 현역 의원들의 지도부 눈치 보기가 극에 달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때 민주당 당원 절반 이상이 호남 사람이었던 구조에서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것도 호남 정치 위상 추락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여기에 ‘경선=본선’ 공식이 있는 광주·전남의 정치 특성상, 주류에 소속되고 지도부에 ‘줄 서기’만 잘하면 공천을 받을 수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점도 호남 정치의 ‘변방화’를 부추기는 핵심 이유 중 하나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출마 예정 후보들이 헤매고 있는 사이 서진(西進) 정책을 펼치고 있는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 광주 최소 1석, 전남 2석 이상 확보를 목표로 광주·전남 모든 지역구에 후보를 냈지만, 고질적인 인물난이 발목을 잡고 있다. 특히 내년 총선은 ‘윤석열 대통령의 중간 평가’나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호남지역의 목소리를 내줄 수 있는 인물이 절실하지만, 현재까진 눈에 띄는 출마 예정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정의당과 진보당 등 소수정당 역시 거대 양당 비판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역민의 마음을 사로잡을 실질적인 정책 발굴이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제3지대인 신당과 관련한 이야기도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이마저도 지역 의제를 다룰 수 있는 인물이 없는 탓에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운 형국이라는 게 지역 정치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광주·전남 정치의 ‘변방화’ 현상은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한계이자 전국적인 문제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공진성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전반적으로 지방 전체가 무기력해지면서 의제 설정을 중앙에서 주도하고 있다”며 “의제 설정의 구조가 전부 중앙 발산으로 바뀌어서 지방 정치인의 영향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지사”라고 주장했다.
한편 공무원 등 입후보 제한직에 있는 사람이 지역구 국회의원 예비후보자로 등록하려면 선거일 90일 전인 내년 1월 11일까지 사직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장이 해당 지방자치단체 관할 구역과 같거나 겹치는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 입후보하는 경우에도 선거일 120일 전인 오는 12일까지 직을 그만둬야 한다.
/김해나 기자 kh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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