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병호기자

“가족이 더 무서워”…잇단 가족간 범죄 ‘씁쓸한 자화상’

by 광주일보 2023. 12. 5.
728x90
반응형

부부싸움 끝 6개월 딸 15층서 던진 엄마…“행실 못마땅” 며느리 살해 기도
“반찬에 약 탔나” 사실혼 여성 살인 미수…계모와 상속재산 다툼 벌인 아들
광주·전남서 잇단 가정 불화 범죄로 이어지며 “가정 해체 우려” 목소리

/클립아트코리아

광주·전남에서 가정불화가 극단적 범죄로 이어지고 있어 가정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제난, 고용 불안, 치열한 경쟁에서 쌓인 불안과 분노가 가정으로 향하는 극단적 현상이라고 진단한다. 세대뿐 아니라 부부간 소통이 단절되면서 결국 가정이 범죄의 현장이 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4일 광주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는 6개월 된 자신의 아이를 창밖으로 던져 살해한 혐의(살인)로 친모 A(25)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지난 3일 오전 6시 20분께 광주시 서구 금호동의 한 아파트 15층에서 자신의 아이를 창밖으로 던져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술에 취해 남편과 다투다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우울증 증상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질투심에 동거녀를 살해하려한 사건도 발생했다. 지난 5월에는 화순에서 B(74)씨가 5년 동안 사실혼 관계에 있던 60대 여성 C씨의 머리를 둔기로 때려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광주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고상영)는 B씨에 대해 징역 4년을 선고하고 3년간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B씨는 지난해 6월 헤어졌고 돈 문제로 다툼을 벌이던 중 C씨의 집에 침입해 옷 등을 망가뜨려 벌금까지 냈었다. 
 
다시 관계를 회복했지만 B씨는 C씨가 다른 남성과 어울린다며 ‘반찬에 약을 타 죽이려고 한다’고 의심해 반찬통을 마당에 집어 던졌다.
 
이후 B씨는 둔기와 인화성 물질을 챙겨 C씨의 집에 찾아가 독극물을 마시고 수차례 C씨에게 둔기 등을 휘둘렀다. 
 
재판부는 “B씨는 살해의 고의 없었다고 주장하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봐야한다”면서 “C씨가 사망에 이르지는 않았으나 큰 정신적 충격을 받고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을 두루 고려했다”고 양형의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8월에는 광주에서 시아버지가 며느리를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도 있었다.
 
D(75)씨는 아들의 결혼 초기부터 40대 며느리 E씨의 말투와 행실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D씨는 아들 부부에게 아파트를 2채를 사주는 등 경제적 지원을 해줬으나 ‘가까운 곳에 살면서 18년 동안 먼저 찾아오지도 않고 전화도 하지 않는다’며 아들에게 이혼을 종용해 왔다.
 
지난 8월 아들 집을 방문한 D씨는 아들에게 재차 이혼을 권유했으나 아들이 집을 나가버리자 화가나 흉기를 구입해 며느리가 살고 있는 광주시 모 아파트를 찾아갔다.
 
8분 가량 초인종을 누르고 현관문을 발로 차도 문을 열어주지 않자 집주변에서 1시간 동안 배회하다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같은 재판부는 살인예비죄로 기소된 D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E씨가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지만 D씨의 범행으로 상당한 공포와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을 두루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아버지의 상속재산을 챙기기 위해 계모의 집에 무단으로 들어가 차량을 사용하지 못하게 방해한 사건도 발생했다.
 
F(39)씨는 지난해 10월 아버지가 중장비사고로 갑자기 사망하자 상속재산 문제로 계모인 G(56)씨와 다퉜다.
 
G씨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지난 1월 F씨는 아버지가 사육하던 염소 500마리를 점유할 목적으로 축사에 무단으로 들어갔다. 또 F씨는 지난 3월 고급외제차량이 사망한 부친의 명의로 되어 있다며 차량 열쇠를 달라고 G씨에게 요구했으나 거부하자 차량 뒷바퀴에 잠금장치를 채워 30분 동안 운행을 못하게 하기도 했다.
 
광주지법 형사5단독(부장판사 김효진)은 건조물 침입과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F씨에게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
 
가정불화가 잇따라 범죄로 이어지자 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있다. 경제적 문제와 정서적 교류 단절로 인해 가족이 해체 위기에 놓여있다는 진단이다.
 
이정서 조선이공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가정문제, 불화, 고물가 등 개인적 어려움으로 우리 사회의 기초단위인 가정이 위기에 처하는 등 황폐한 모습은 각박한 우리 사회의 자화상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가족 구성원의 유대와 가정의 소중한 가치관을 회복시키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강제동원 아버지 유해라도 모시게 돼 다행입니다”

“평생을 그리워한 아버지의 유해라도 뵐 수 있어 다행입니다.”일본에 의해 태평양 전쟁에 강제동원돼 80년만에 고국으로 돌아오게 된 故(고) 최병연(사망 당시 25세)씨의 차남 금수(82)씨의 울

kwangju.co.kr

 

독감 폭증 속 병원 백신 접종가격 ‘천차만별’

독감환자가 폭증하고 있지만, 독감 백신 예방접종 가격이 광주지역 병원에서 2배까지 차이가 발생해 환자들의 불만이 높다.비급여 진료(건강보험 미적용) 항목이어서 병원이 매긴 가격이 천차

kwangju.co.kr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