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내 오가는 버스 노선도 6개 불과…콜택시 잡히지 않아 기피 지역
주민들 “자가용 없으면 살기 힘든 곳”
나주 빛가람혁신도시가 조성된지 10년째를 맞았지만 대중교통 인프라가 부족해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나주 혁신도시에서 택시 잡기는 ‘하늘의 별 따기’이고, 혁신도시∼나주시내를 오가는 시내버스 노선은 6개에 불과하고 배차 간격도 짧게는 30분에서 길게는 50분까지다.
카카오 택시 등 플랫폼을 이용한 콜택시를 불러도 택시가 잡히지 않아 주민들 사이에서는 ‘택시 기피지역’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28일 ‘KOSIS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나주 혁신도시에 주민등록을 마친 인구는 3만 9488명이다.
국내 최대 공기업 한국전력공사와 한국농어촌공사 등이 지난 2014년부터 혁신도시에 둥지를 틀었지만 대중교통 인프라 구축은 제자리 걸음이다.
주민들은 ‘혁신도시는 자가용 승용차 없으면 살기 힘든 곳’이라며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주민 조영희(여·62·나주시 다시면)씨는 “최소 일주일에 한 번씩은 나주혁신도시 호수공원에 간다”며 “나주역에서 택시를 타면 혁신도시로 어렵지 않게 갈 수 있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택시가 잡히지 않아 버스를 타고 나주시내로 돌아온 뒤 다시 택시를 이용한 적도 많다”고 토로했다.
나주 혁신도시 지역민들이 소통하는 온라인 카페 등에서는 ‘이사 온 지 얼마 안 됐는데 택시가 원래 안 잡히나요?’ 등 교통불편을 토로하는 글이 수년째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실제 지난 28일 밤 9시께 광주일보 취재진이 나주혁신도시에서 ‘카카오T’ 앱을 통해 일반택시를 호출했으나 30여분 지나는 동안 응하는 택시는 한 대도 없었다.
나주시에 면허가 등록된 택시는 총 269대(개인 155대·법인 114대)에 달하지만 나주혁신도시에서는 거의 택시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 주민들의 설명이다.
택시기사들도 나주 혁신도시에서 승객을 태우는 것이 ‘오히려 손해’라는 입장이다.
15년째 개인택시를 운영하는 이택근(61)씨는 “나주혁신도시의 경우 기본적으로 택시 수요가 많지 않고, 한 번 들어가면 언제 나올지 모르다보니 콜이 들어왔을 때 목적지가 나주혁신도시면 아무래도 기피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나주혁신도시에 택시 차고지가 단 한 곳도 없다보니 나주혁신도시를 중심으로 택시를 운영하는 택시 법인도 들어서지 못하는 실정이다.
특정 시간대에는 더 택시가 안 잡힌다는 주민들의 의견도 나오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지속된 코로나 19기간 동안 저녁 약속 등으로 외출하는 지역민들이 줄어들면서 밤 시간대에 운행하는 택시기사들이 감소했다. 이에 따라 원래 택시가 거의 다니지 않던 나주혁신도시의 경우 상황이 더 악화됐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지역민들의 대중교통 이동 수단인 버스도 나주 혁신도시를 경유하는 노선은 총 15개지만 산단으로 가는 노선을 제외하면 단 6개만이 나주시와 광주로 오가는 노선이다.
혁신도시에서 나주시내로 가는 7000번, 7001번, 7002번 버스의 경우 배차간격이 30~40분으로 매우 길고, 광주행 광역버스인 997번, 998번 버스는 배차간격이 무려 50분이다.
나주시가 이런 사정을 감안해 지난 9월 가까운 버스정류장에서 나주혁신도시 내 다른 정류장으로 이동할 수 있는 ‘콜버스’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지난 10일 나주시 택시 기본요금을 1000원 인상하면서 택시운영 활성화를 유도하는가 하면 지난 2월 택시 수요 대비 공급을 늘리기 위해 개인택시부제를 해제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에도 뾰족한 해결책은 아니라고 주민들은 입을 모은다.
한편 광주-나주간 출·퇴근 수요는 인근 시·군 중 가장 많은데도 대중교통이 열악하다는 점에서 ‘한국지방자치학회 전국혁신도시포럼’은 29일 전남연구원 8층 대회의실에서 빛가람 혁신도시 주변 광역철도교통체계 개선을 위한 학술토론회를 개최한다.
/장윤영 기자 zza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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