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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영기자

추락하는 전남 산지 쌀값…“생산비도 못 건진다” 곡소리

by 광주일보 2023.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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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만원대로 전국평균 20만원대 못 미치고 정부 20만원선 약속 안지켜져
유류·인건비 등은 올라 겹시름…일부 농민들 울며겨자먹기식 투매까지

영암군 군서면 농민이 지난 10일 오후 올해 추수한 벼를 보관한 창고에서 쌀값 폭락에 막막해하고 있다.

정부가 올해 수확기 쌀값을 80㎏당 20만원으로 유지하는 수급 안정 대책을 내놨지만, 전남의 쌀 산지에서는 18만원선까지 주저앉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 지역 수확기 쌀 가격이 급락세여서 일부 농민들은 투매까지 하고 있는 실정이다.

13일 영암 농협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올해 영암의 산지 쌀 도매가는 쌀 80㎏에 18만 8000원 수준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달 평균 산지 쌀값(80㎏)은 21만 7552원이었다. 한 달이 지난 이달 5일에는 20만 1384원으로 하락했다. 한달 새 1만 6000원 가량(7.5%)이 하락한 것이다.

정부는 물가안정 정책에 따라 20만원선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지만 전남의 쌀 산지에서는 20만원대가 깨지고 18만원선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지역별 편차도 큰 탓에 전남 일부 지역의 실제 거래가격은 더 낮았다. 80㎏ 기준으로 곡성지역은 20만원이지만 해남의 경우 산지 쌀 값이 18만 8000원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강진은 18만 8000원선이지만 영암은 18만까지 떨어졌다는 것이 농민들의 설명이다.

수확철인 10월부터 산지 쌀 가격이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산지 농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3월 정부가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대통령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20만원선을 약속해놓고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다.

급기야 일부 농민들은 쌀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우려해 손실을 최소하려고 투매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투매까지 이뤄지자 전남 일부 농협의 쌀 창고가 가득차 저장을 할 공간조차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부의 발표와 실제 전남 지역 쌀가격의 차이가 있는 것에 대해 양유복(74) 영암군 도포농협 전 조합장은 지역별 쌀 가격 편차를 이유로 꼽았다.

양씨는 “경기미, 충청미의 경우 현재 20만원을 웃도는 쌀 값이 형성돼 있지만 전남미의 경우 18만원 선에 그치고 있다”며 “정부나 통계청에서는 우리나라 전체 평균치를 발표하다보니 80㎏ 당 20만원 선을 지키고 있다고 주장할 수 있겠지만, 전남 지역에서만큼은 명백히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목표가격 이하로 거래가 되는 경우 연말에 농민에게 보전금을 주는 쌀 직불금으로 20만원선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농민들은 대규모 농사를 짓는 농민에게 해당하는 내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과거 4~5년전에는 ‘쌀소득보존직불제’로 차액의 85%까지 보존이 가능했지만 1㏊(3025평) 당 일부 금액을 지급하는 방식인 ‘공익형직불금’으로 변경돼 소규모 농민들은 차액을 보전하는데 턱없이 모자라 20만원선을 지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산지 농민들은 수확기가 지났음에도 지속적으로 쌀 값이 하락하는 이유로 벼를 사가야 할 소비자인 통합RPC(미곡종합처리장) 등이 매입에 나서지 않으니 가격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정부가 대량으로 구매한 쌀이 넘쳐나 올해 구매까지 감소한 것도 한 원인으로 꼽고있다.

전남지역에서 쌀 값 폭락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뚜렷한 대책방안이 없다보니 산지 농가에서는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더 낮은 가격에라도 팔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한다.

영암군 군서면에서 15년째 13만2000㎡(4만평)규모로 벼 농사를 짓고 있는 김봉식(49)씨는 “벼·쌀 가격이 폭락했고 앞으로도 떨어질 것이 눈에 훤하다보니 원래는 내년을 대비할 벼까지 사가야 할 도정공장에서조차 당장 필요한 양만큼 소량만 구입하고 손을 놓은 상태다”며 “고물가로 생산비가 대폭 오른 현재 상황에서 쌀 값으로 20만원을 받더라도 생산비와 큰 차이가 없다. 최소한 가격은 보장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호소했다. 이어 “벼를 아무도 안 사려고 하다보니 현지 농가는 불안한 마음에 투매를 하게되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정책적인 확신을 주지 않는 정부를 지적했다.

해남에서 9만9000㎡(3만평)규모의 벼 농사를 짓고 있는 정거섭(59)씨는 “쌀 값 20만원 선을 유지하겠다는 정부의 약속이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언제든 공매를 풀 수 있다는 이미지를 주면서 지금 당장 벼를 사려는 사람들이 없어졌다”며 “해남지역 간척지 농가의 경우 올해 폭우와 폭염으로 논에 염분이 올라와 수확량이 30% 감소한 상황에서 벼를 사려는 사람도 없고 가격은 폭락하다 보니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정부의 뒤늦은 대책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농식품부가 지난 8일 정부에서 매입한 쌀의 공매를 중지하고, 공공비축미 용도의 벼 12만t을 시중에 풀지 않겠다는 등 쌀 값 안정 방안을 제시했지만 쌀 값 하락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더불어 전남지역에서 벼·쌀 가격이 폭락에도 올해 유류비, 인건비, 자재비 등 생산비는 오히려 더 올라 농민들의 시름은 더 깊어지고 있다.

/영암 글·사진 =장윤영 기자 zza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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