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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만원대로 전국평균 20만원대 못 미치고 정부 20만원선 약속 안지켜져
유류·인건비 등은 올라 겹시름…일부 농민들 울며겨자먹기식 투매까지
정부가 올해 수확기 쌀값을 80㎏당 20만원으로 유지하는 수급 안정 대책을 내놨지만, 전남의 쌀 산지에서는 18만원선까지 주저앉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 지역 수확기 쌀 가격이 급락세여서 일부 농민들은 투매까지 하고 있는 실정이다.
13일 영암 농협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올해 영암의 산지 쌀 도매가는 쌀 80㎏에 18만 8000원 수준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달 평균 산지 쌀값(80㎏)은 21만 7552원이었다. 한 달이 지난 이달 5일에는 20만 1384원으로 하락했다. 한달 새 1만 6000원 가량(7.5%)이 하락한 것이다.
정부는 물가안정 정책에 따라 20만원선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지만 전남의 쌀 산지에서는 20만원대가 깨지고 18만원선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지역별 편차도 큰 탓에 전남 일부 지역의 실제 거래가격은 더 낮았다. 80㎏ 기준으로 곡성지역은 20만원이지만 해남의 경우 산지 쌀 값이 18만 8000원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강진은 18만 8000원선이지만 영암은 18만까지 떨어졌다는 것이 농민들의 설명이다.
수확철인 10월부터 산지 쌀 가격이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산지 농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3월 정부가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대통령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20만원선을 약속해놓고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다.
급기야 일부 농민들은 쌀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우려해 손실을 최소하려고 투매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투매까지 이뤄지자 전남 일부 농협의 쌀 창고가 가득차 저장을 할 공간조차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부의 발표와 실제 전남 지역 쌀가격의 차이가 있는 것에 대해 양유복(74) 영암군 도포농협 전 조합장은 지역별 쌀 가격 편차를 이유로 꼽았다.
양씨는 “경기미, 충청미의 경우 현재 20만원을 웃도는 쌀 값이 형성돼 있지만 전남미의 경우 18만원 선에 그치고 있다”며 “정부나 통계청에서는 우리나라 전체 평균치를 발표하다보니 80㎏ 당 20만원 선을 지키고 있다고 주장할 수 있겠지만, 전남 지역에서만큼은 명백히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목표가격 이하로 거래가 되는 경우 연말에 농민에게 보전금을 주는 쌀 직불금으로 20만원선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농민들은 대규모 농사를 짓는 농민에게 해당하는 내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과거 4~5년전에는 ‘쌀소득보존직불제’로 차액의 85%까지 보존이 가능했지만 1㏊(3025평) 당 일부 금액을 지급하는 방식인 ‘공익형직불금’으로 변경돼 소규모 농민들은 차액을 보전하는데 턱없이 모자라 20만원선을 지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산지 농민들은 수확기가 지났음에도 지속적으로 쌀 값이 하락하는 이유로 벼를 사가야 할 소비자인 통합RPC(미곡종합처리장) 등이 매입에 나서지 않으니 가격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정부가 대량으로 구매한 쌀이 넘쳐나 올해 구매까지 감소한 것도 한 원인으로 꼽고있다.
전남지역에서 쌀 값 폭락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뚜렷한 대책방안이 없다보니 산지 농가에서는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더 낮은 가격에라도 팔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한다.
영암군 군서면에서 15년째 13만2000㎡(4만평)규모로 벼 농사를 짓고 있는 김봉식(49)씨는 “벼·쌀 가격이 폭락했고 앞으로도 떨어질 것이 눈에 훤하다보니 원래는 내년을 대비할 벼까지 사가야 할 도정공장에서조차 당장 필요한 양만큼 소량만 구입하고 손을 놓은 상태다”며 “고물가로 생산비가 대폭 오른 현재 상황에서 쌀 값으로 20만원을 받더라도 생산비와 큰 차이가 없다. 최소한 가격은 보장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호소했다. 이어 “벼를 아무도 안 사려고 하다보니 현지 농가는 불안한 마음에 투매를 하게되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정책적인 확신을 주지 않는 정부를 지적했다.
해남에서 9만9000㎡(3만평)규모의 벼 농사를 짓고 있는 정거섭(59)씨는 “쌀 값 20만원 선을 유지하겠다는 정부의 약속이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언제든 공매를 풀 수 있다는 이미지를 주면서 지금 당장 벼를 사려는 사람들이 없어졌다”며 “해남지역 간척지 농가의 경우 올해 폭우와 폭염으로 논에 염분이 올라와 수확량이 30% 감소한 상황에서 벼를 사려는 사람도 없고 가격은 폭락하다 보니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정부의 뒤늦은 대책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농식품부가 지난 8일 정부에서 매입한 쌀의 공매를 중지하고, 공공비축미 용도의 벼 12만t을 시중에 풀지 않겠다는 등 쌀 값 안정 방안을 제시했지만 쌀 값 하락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더불어 전남지역에서 벼·쌀 가격이 폭락에도 올해 유류비, 인건비, 자재비 등 생산비는 오히려 더 올라 농민들의 시름은 더 깊어지고 있다.
/영암 글·사진 =장윤영 기자 zzang@kwangju.co.kr
전남 지역 수확기 쌀 가격이 급락세여서 일부 농민들은 투매까지 하고 있는 실정이다.
13일 영암 농협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올해 영암의 산지 쌀 도매가는 쌀 80㎏에 18만 8000원 수준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달 평균 산지 쌀값(80㎏)은 21만 7552원이었다. 한 달이 지난 이달 5일에는 20만 1384원으로 하락했다. 한달 새 1만 6000원 가량(7.5%)이 하락한 것이다.
정부는 물가안정 정책에 따라 20만원선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지만 전남의 쌀 산지에서는 20만원대가 깨지고 18만원선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지역별 편차도 큰 탓에 전남 일부 지역의 실제 거래가격은 더 낮았다. 80㎏ 기준으로 곡성지역은 20만원이지만 해남의 경우 산지 쌀 값이 18만 8000원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강진은 18만 8000원선이지만 영암은 18만까지 떨어졌다는 것이 농민들의 설명이다.
수확철인 10월부터 산지 쌀 가격이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산지 농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3월 정부가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대통령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20만원선을 약속해놓고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다.
급기야 일부 농민들은 쌀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우려해 손실을 최소하려고 투매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투매까지 이뤄지자 전남 일부 농협의 쌀 창고가 가득차 저장을 할 공간조차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부의 발표와 실제 전남 지역 쌀가격의 차이가 있는 것에 대해 양유복(74) 영암군 도포농협 전 조합장은 지역별 쌀 가격 편차를 이유로 꼽았다.
양씨는 “경기미, 충청미의 경우 현재 20만원을 웃도는 쌀 값이 형성돼 있지만 전남미의 경우 18만원 선에 그치고 있다”며 “정부나 통계청에서는 우리나라 전체 평균치를 발표하다보니 80㎏ 당 20만원 선을 지키고 있다고 주장할 수 있겠지만, 전남 지역에서만큼은 명백히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목표가격 이하로 거래가 되는 경우 연말에 농민에게 보전금을 주는 쌀 직불금으로 20만원선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농민들은 대규모 농사를 짓는 농민에게 해당하는 내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과거 4~5년전에는 ‘쌀소득보존직불제’로 차액의 85%까지 보존이 가능했지만 1㏊(3025평) 당 일부 금액을 지급하는 방식인 ‘공익형직불금’으로 변경돼 소규모 농민들은 차액을 보전하는데 턱없이 모자라 20만원선을 지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산지 농민들은 수확기가 지났음에도 지속적으로 쌀 값이 하락하는 이유로 벼를 사가야 할 소비자인 통합RPC(미곡종합처리장) 등이 매입에 나서지 않으니 가격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정부가 대량으로 구매한 쌀이 넘쳐나 올해 구매까지 감소한 것도 한 원인으로 꼽고있다.
전남지역에서 쌀 값 폭락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뚜렷한 대책방안이 없다보니 산지 농가에서는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더 낮은 가격에라도 팔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한다.
영암군 군서면에서 15년째 13만2000㎡(4만평)규모로 벼 농사를 짓고 있는 김봉식(49)씨는 “벼·쌀 가격이 폭락했고 앞으로도 떨어질 것이 눈에 훤하다보니 원래는 내년을 대비할 벼까지 사가야 할 도정공장에서조차 당장 필요한 양만큼 소량만 구입하고 손을 놓은 상태다”며 “고물가로 생산비가 대폭 오른 현재 상황에서 쌀 값으로 20만원을 받더라도 생산비와 큰 차이가 없다. 최소한 가격은 보장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호소했다. 이어 “벼를 아무도 안 사려고 하다보니 현지 농가는 불안한 마음에 투매를 하게되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정책적인 확신을 주지 않는 정부를 지적했다.
해남에서 9만9000㎡(3만평)규모의 벼 농사를 짓고 있는 정거섭(59)씨는 “쌀 값 20만원 선을 유지하겠다는 정부의 약속이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언제든 공매를 풀 수 있다는 이미지를 주면서 지금 당장 벼를 사려는 사람들이 없어졌다”며 “해남지역 간척지 농가의 경우 올해 폭우와 폭염으로 논에 염분이 올라와 수확량이 30% 감소한 상황에서 벼를 사려는 사람도 없고 가격은 폭락하다 보니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정부의 뒤늦은 대책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농식품부가 지난 8일 정부에서 매입한 쌀의 공매를 중지하고, 공공비축미 용도의 벼 12만t을 시중에 풀지 않겠다는 등 쌀 값 안정 방안을 제시했지만 쌀 값 하락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더불어 전남지역에서 벼·쌀 가격이 폭락에도 올해 유류비, 인건비, 자재비 등 생산비는 오히려 더 올라 농민들의 시름은 더 깊어지고 있다.
/영암 글·사진 =장윤영 기자 zza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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