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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북스

별의 무덤을 본 사람들 - 크리스 임피 지음·김준한 옮김

by 광주일보 2023. 1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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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항공우주국(NASA) 천문학자들이 아벨 2744 은하단 방향에 있는 ‘UHZ 1’이라는 은하에서 ‘초대질량 블랙홀’(Supermassive Black Hole)을 발견했다. 

우주공간에 띄운 ‘찬드라 X선 관측선’과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을 통해 가시광선이 아닌 X선과 적외선으로 관측한 결과다. 지구로부터 132억 광년 떨어진 먼 거리이다. ‘빅뱅’(Big Bang·우주 대폭발) 이후 4억7000만년 즈음 형성됐고, 태양질량의 1억 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발견된 블랙홀 가운데 가장 멀리 떨어져 있고, 가장 오래된 ‘초대질량 블랙홀’의 발견은 천문학, 또는 우리들의 일상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크리스 임피 미국 애리조나대 천문학과 교수는 신간 ‘별의 무덤을 본 사람들’(원제 ‘Einstein’s Monsters’)에서 그 해답을 찾아볼 수 있다. 부제 ‘블랙홀의 무한 시간과 유한한 삶에 대하여’라 붙인 저자는 수백 년전 이론가들부터 현대 천체 물리학자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들이 상상하고 연구했던 우주와 블랙홀에 대해 들려준다. 

1부는 블랙홀 연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2부는 블랙홀의 탄생과 소멸을 다룬다. 저자는 12살 때 아버지와 영국 남부여행을 하던 중 영국 천문학자 도널드 린든-벨의 은하와 블랙홀에 관한 강연을 듣게 됐다. 
그의 “앞으로 우주에서 수많은 은하들이 발견되고, 그 은하들은 아름다운 수학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검은 천체를 품고 있다”는 말을 들으며 가슴이 뛰었다고 한다. 천문학자의 길로 들어선 ‘작은 씨앗’이었다.
 
블랙홀의 역사는 30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국 성직자 존 미첼은 1784년 너무 강한 중력을 지닌 나머지 빛조차 그로부터 탈출할 수 없는 ‘검은 별’에 대한 아이디어를 논문으로 발표한다. 놀랍게도 아이작 뉴톤의 물리법칙만을 사용해 ‘블랙홀’의 개념을 추론했다. 1799년 프랑스 수학자 피에르-시몽 라플라스 또한 ‘검은 별’에 대해 수학적인 증명을 제시했다. 

‘블랙홀’이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한 때는 1964년이었다. 

저자는 “별의 삶과 죽음은 그 질량에 따라 결정된다. 별들의 다양한 운명은 모두 탄생의 순간에 이미 결정된다. 질량에 따라 모든 별은 백색왜성, 중성자별, 블랙홀 중 하나의 형태로 끝을 맺는다”고 밝힌다. 

또한 중력연구에 투자한 ‘괴짜 백만장자’ 로저 W. 뱁슨과 중력파를 검출한 ‘고독한 엔지니어’ 조지프 웨버 등 이론과 관측을 통해 블랙홀의 실체에 접근하는 많은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아인슈타인은 블랙홀의 존재에 의구심을 가졌고, 스티븐 호킹도 동료 과학자와 블랙홀 존재를 두고 내기를 걸었다가 패하기도 했다. 천문학 연구에 전파와 X선, 적외선을 본격적으로 활용하면서 중성자별과 펄서(Pulsar), 퀘이사(Quasar) 등 블랙홀 연구에 커다란 진전을 보였다. 

우리는 아득한 우주공간 너머의 블랙홀 까지 여행을 할 수 없다. 그렇지만 독자들은 지난 2014년 개봉된 영화 ‘인터스텔라’(감독 크리스토퍼 놀란)를 통해 간접적으로 블랙홀을 체험한 바 있다. 

저자가 들려주는 300여 년에 달하는 블랙홀 연구의 발자취를 오롯이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태양계가 자리한 우리 은하에만 대략 4000억 개의 별을 거느리고 있고, 3억 개 정도의 블랙홀이 있다고 한다. 

 ‘검은별’ 블랙홀의 실체에 접근하는 과학적 성과는 우리들의 삶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 우리 은하 중심에서 2만7000광년 떨어진 변방에서 미지(未知)의 블랙홀을 탐색하는 우리들 또한 우주의 일부분이기 때문이다. 우주를 아는 것은 인간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이다. 

저자는 “블랙홀은 마치 우주에서 준 선물과 같다”고 말한다. 우리는 아직 그 안에 어떤 내용물이 담겨있는지 온전히 알지 못한다. 신간은 블랙홀 연구의 과거, 현재, 미래를 보여주면서 138억년에 달하는 우주의 시공간 속 미미한 인간의 존재를 다시 돌아보게끔 한다. <시공사·2만원>  

/송기동 기자 so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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