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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북스

[박성천 기자가 추천하는 책] 영화가 좋다 여행이 좋다 - 세라 백스터 지음, 최지원 옮김

by 광주일보 2023.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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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 영화 촬영지로 떠나는 이색 ‘그림여행’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는 캐나다의 장엄한 산속 미개척지에서 벌어지는 복수극을 다룬 영화다. 멕시코 출신 감독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의 작품으로 광포한 자연에서 벌어지는 인간들의 핏빛 다툼은 주요 서사다.

북미 개척지에서 스피드하게 전개되는 복수극은 코끝까지 날카롭고 청량한 공기가 느껴질 정도다. 마치 얼음이 낀 강가에 들어간 것처럼 추위가 뼛속까지 스며드는 것 같다. 한마디로 풍경 그 자체가 영화의 분위기를 말해준다.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는 영화에는 매력적이고 인상적인 장소가 등장한다. 아름다운 풍광이 스크린에 비치면 자신도 모르게 그곳에 뛰어들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반면 참혹하고 무참한 전쟁이 벌어지는 장소에서는 극도의 두려움과 공포를 느낀다.

환상적이며 신비로운 세계를 표현한 영화는 상상의 나래를 펴게 한다. 영화 덕분에 관광산업이 호황을 누리는 곳도 있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가 촬영된 뉴질랜드를 비롯해 ‘비치’로 유명해진 태국의 피피섬은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명소다.

폴 킹의 ‘패딩턴’은 화려한 야경과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런던을 배경으로 제작된 영화다. <올댓북스 제공>

‘500개의 길에 담긴 세계역사’ 등을 펴낸 세라 백스터가 펴낸 ‘영화가 좋다 여행이 좋다’는 영화 촬영지를 소개한 책이다. ‘명작 영화의 촬영지로 떠나는 세계여행’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저자는 촬영지를 조명한다.

저자는 “영화의 배경이 되는 장소는 단순히 경치에 머무는 게 아니라, 주인공의 행동을 결정하고 플롯의 흐름에 관여하며 전체적인 분위기를 좌우한다”며 “배경도 분위기도 다른 이 영화들에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지역색을 잘 살린 작품들이라는 점”이라고 말한다.

책에는 아시아의 역동적인 대도시들을 비롯해 고풍스러운 유럽의 도시들이 등장한다. 뿐만 아니라 외계행성의 느낌을 물씬 풍기는 사하라사막까지 다채로운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장르도 각양각색, 천차만별이다. 무서움과 공포를 자아내는 호러물, 예술성을 갖췄지만 극도의 긴장을 유발하는 스릴러, 고통을 극복하고 승리의 감격을 안겨주는 스포츠 영화, 미래 세계를 그린 SF도 있다. 독특한 로맨틱 코미디, 애로틱한 시대극, 주인공 길을 따라 걷는 로드무비도 포함돼 있다.

앞서 언급한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는 캐나다 앨버타에서 촬영됐다. 작품 속 배경인 미국의 몬태나와 사우스다코타 주는 효과와 재미를 위해 실제 공간이 아닌 다른 곳에서 촬영됐다.

저자에 따르면 실제 장소를 그대로 옮겨온 영화도 있다. ‘아라비아의 로렌스’는 실존 인물 T. E. 로렌스가 활동했던 요르단 사막에서 주요 부분을 찍었다.

잉마르 베리만의 오래 전 영화 ‘페르소나’는 발트해에 있는 스웨덴의 황량한 섬에서 펼쳐진다. 감독 겸 작가인 잉마르 베리만은 인격의 분열을 탐구한 실험극을 만들었다.

연극배우인 엘리자베스 보글러는 어느 날 공연 중 갑자기 침묵해버린다. 정신병원에 입원한 그녀가 여전히 말문을 열지 않자 의사는 젊은 간호사를 딸려 자신의 여름 별장으로 보낸다. 두 여성이 당도한 섬은 외딴 벽지인데다 날씨도 짓궂다. 이 후 두 여자는 격렬한 다툼과 화해 를 반복한다.

또한 마틴 맥도나 감독의 ‘킬러들의 도시’는 벨기에의 도시 브뤼헤를 배경으로 한 영화다. 동화 속 풍경을 닮았지만 이곳에서 지옥 같은 일이 벌어진다는 내용은 사뭇 역설적이다. 저자는 ‘우아한 풍경을 감상하다가 쭈뼛 머리카락이 서게 되는 아름다운 도시’라고 평한다.

이밖에 스페인의 참담한 역사가 어른거리는 산맥 등을 배경으로 그린 영화 ‘판의 미로’는 벨치테와 과다라마산맥이 주요 촬영지였으며 1993년 작 ‘피아노’는 뉴질랜드의 넓고 황량한 모래톱 카레카레 해변이 주요 무대였다. 폴 킹의 ‘패딩턴’은 화려한 야경과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런던을 배경으로 제작됐다.

책 중간중간에 삽입된 그림은 런던에서 활동하는 삽화가 에이미 그라임스의 작품이다. 밝고 굵은 그림체를 보는 맛도 쏠쏠하다. <올댓북스·1만95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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