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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인기자

원전 지하연구시설 추진에…“핵폐기장 설치 수순” 논란

by 광주일보 2023.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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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비공개 설명회…지자체에 지하 500m 연구시설 부지 공모 언급

일부 전문가 “고준위 방폐장 우려” …원자력 공단 “안전성 확인 위한 것”

영광 한빛원전. <광주일보 자료사진>

정부가 전국 원전소재 지자체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처분장(방폐장) 건설을 위한 본격적인 절차를 밟고 있다.

원전 소재 지자체의 신청을 받아 지하 500m에 지하연구시설(URL·Underground Research Laboratory)을 짓겠다는 게 골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URL이 고준위 방폐장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11일 영광군 등에 따르면 산업통산자원부와 한국원자력환경공단(공단)은 최근 경주시 한 호텔에서 ‘연구용 지하연구시설 관련 원전 소재 지자체 설명회’를 비공개로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원자력환경공단 관계자 10명을 비롯해 영광군, 전남도, 부산, 울산, 경북도, 경주, 울진 지역 지자체 공무원 17명이 참석했다. 
 
설명회에서는 URL 설립 계획과 사업 추진 방법 등이 공개됐다. 공단은 참석한 지자체 관계자들에게 연구용 URL 부지 공모를 언급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URL은 고준위 방폐장과 유사한 환경 조건에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 시스템의 성능과 안전성 등을 연구하는 시설이다. 공단이 사업을 주관해 2025년부터 2031년까지 총 5000억원을 투입해 건설할 예정이다. 정부의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R&D 기술 로드맵’에 따르면 사실상 방폐장 부지선정을 위한 절차다.
 
공단은 현재 1995년 대전에 만들어진 지하처분 연구시설 ‘KURT(KAERI Underground Research Tunnel)가 있지만 이는 수평 방향이고 URL은 우리나라 지질 연구 중 최초로 수직으로 500m를 뚫는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강조한다.
 
URL은 1500명의 고용유발효과가 있고 지역경제파급효과가 크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정부는 올해 11월 초 국회에서 고준위특별법안이 통과되면 내년 5월 목표로 URL 부지를 선정해 내년 연말내에 URL 건설사업을 시작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URL은 순수한 연구시설로 사용후 핵연료는 반입되지 않아 영구 처분 부지와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실제 처분조건과 유사한 환경에서 핵연료 물질 없이 모의핵연료를 사용해 ‘연구활동’만을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지하연구시설의 설치는 곧 고준위 방폐장 설치를 위한 사전 수순으로 본다. 
 
이정윤 원자력 안전과 미래 대표는 “연구시설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 설치하게 되면 시간이 지나 자연스럽게 방폐물 영구처분장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URL은 지진을 버텨는 단단한 기반암 등의 까다로운 조건을 맞출 수 있는 지하에 설치해야 하지만 연구시설 게소 이후 우리나라 좁은 국토에서 같은 조건의 고준위 방폐장을 만들 수 있는 곳을 찾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지하 500m에 연구시설을 짓기 위해서는 상암월드컵 경기장(21만6712㎡) 크기의 거대 암반이 지하에 있어야 가능하다”면서 “5000억원이란 적지 않은 예산과 까다로운 입지 조건을 거쳐 지은 연구시설은 곧 영구처분장의 개설 조건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원자력 전문가도 연구용 URL이 설치되고 나면 영구처분장의 형태가 아니더라도 임시저장개념으로 처분장처럼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포화 상태의 핵폐기물 처리에 대한 뚜렷한 해법이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혐오시설인 방폐장을 짓기 위해 주민들의 의견을 수용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URL이 임시방폐장으로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결국 임시저장시설로 변환되면 이는 영구적인 방폐장으로 이용될 가능성도 크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 관계자는 “처분장을 짓기 전 연구시설을 짓고 방폐물 처리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며 “연구용 URL이 설치된다고 하더라도 방폐물 영구처분장 시설로 사용될 계획은 현재까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고준위 핵폐기물은 사용후핵연료 등으로 알파선 방출 핵종농도 4,000Bq/g, 열발생량 2㎾/㎥ 이상인 방사성폐기물을 말한다. 현재 고준위 핵폐기물(원전 가동 후 남은 연료)은 한빛원전을 시작으로 고리원전은 2030년 저장기간이 가득찰 것으로 예상돼 조만간 포화상태를 앞두고 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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