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도시 광주시’ 내부 갑질지표 해마다 상승

광주시 공무원 56% “갑질 경험”
인사철 되면 노골적 줄서기 강요

광주시가 ‘세계인권도시포럼’ 등 굵직굵직한 인권 이벤트를 통해 ‘아시아 대표 인권 도시’의 위상을 높이고 있지만, 정작 내부 인권 ‘갑질 지표’는 매년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4일 광주시에 따르면 2022년 10월 27일부터 11월 15일까지 광주시 공무원 906명(일반직 754, 공무직·청경 136, 임기제 16)을 대상으로 인권·조직문화·갑질 실태 등을 조사한 결과, 직장 내 갑질을 경험한 공무원이 절반(56.1%)을 넘어섰다.

　구체적으로 지난 3년간 실태조사 자료를 분석하면, 언어폭력은 2020년 16.3%에서 2021년 18.3%→2022년 20.7%로, 따돌림·차별은 16.5%→19.2%→20.5%로, 부당지시는 16.8%→23.1%→23.7%로, 모욕·명예훼손 10.4%→15.8%→16.9%로, 사생활 침해 15.1%→18.9%→19.7% 등으로 모든 항목에서 ‘갑질지표’가 매년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

더 심각한 부분은 고도의 도덕성과 청렴성 등을 요구하는 공직사회임에도, 성적 피해를 호소하는 직원이 2020년 6.3%에서 2021년 7.8%, 2022년 6.9%를 기록하는 등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아시아 대표 인권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광주시가 올 10월에도 세계인권전문가를 초청한 ‘제13회 세계인권도시포럼’을 개최하는 등 대내외적으로 인권도시의 위상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권 도시 이미지를 훼손하는 주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광주시도 최근 ‘상호 존중과 배려로 수평적 조직문화 조성’을 구호로 내걸고 ‘광주시 갑질 근절 가이드 라인’을 제작·배포하는 등 자체적인 개선 노력에 나서고 있지만, 직원들 사이에선 ‘형식적 가이드 라인’ 보다는 ‘경직된 조직문화 개선’이 우선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일부 국장급 간부는 근평·전보·승진 등 인사철만 되면 노골적으로 직원들에게 줄서기를 강요해 조직 내 불만을 사고 있으며, A국장의 경우 객관적인 근평 배정을 건의한 여성 직원(7급)에게 “너는 평소엔 찾아오지도 않더라”고 면박을 줘 발언 의도를 놓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또 민간사업 협상 업무 등을 이끌고 있는 간부 B씨는 업무 관련 부서와 협업을 해도 모자랄 판에 타부서를 대상으로 ‘책임 떠넘기기식’ 업무 협력 등을 강요해 직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한 직원은 “부서간 협력을 해도 신속한 해결이 어려운 게 민간사업 행정업무”라면서 “업무 주무부서(간부 B씨)에서 ‘이젠 너희가 알아서 잘 판단하고 책임져’라는 식으로 업무협조를 요청한다면, 어떤 부서에서 업무 처리에 적극 나서겠느냐. 그러다 보니 해당 부서만 가면 업무가 ‘블랙홀’로 빠진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답답해했다.

　최근엔 막말을 일삼는 간부들의 이름이 입살에 오르기도 했다. 광주시 내부게시판인 ‘열린 마음’에 “수시로 회의만 하고, 직원에게 막말하는 간부가 있다. 시장에게 알려야 한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는데, 평소 거친 언행을 일삼는 몇몇 간부의 실명이 거론된 것이다.

　이 밖에도 시 본청 일부 직원이 산하 기관 직원을 상대로 ‘갑질성 업무 지시’를 내렸다가 반발을 사는 사례부터, 내부 단체 SNS(카톡)에 특정직원의 업무를 공개적으로 저격한 간부 등 우월적 지위를 악용한 갑질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게 직원들의 하소연이다.

　광주시의 한 직원은 “‘새로운 광주 시대를 열겠다’고 밝힌 민선 8기에 대한 기대가 컸는데, 정작 광주시 조직 내부 문화는 과거로 회귀하는 듯 해 안타깝다”면서 “다음 달 근평시즌을 앞두고도 벌써부터 특정 부서에선 간부의 인사 갑질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게 현실”이라고 하소연했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전남귀어 스몰엑스포’ 도시민들 뜨거운 관심…전국서 참가

윤석열 대통령, 러·북에 강경 메시지…부산엑스포 유치 각국 회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