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정도 천년 기념사업…강기정 시장, 뒷면 현판 글씨 참여
동방 제일 누각 ‘희경루(喜慶樓)’가 돌아왔다. 최초 건립된 지 572년, 사라진 지 100여년 만에 고증을 거쳐 중건됐다.
광주시는 20일 강기정 시장, 정무창 시의회 의장과 박영곤 대목장(시무형문화재), 천득염 한국학호남진흥원장, 오기주 광주시향교전교협의회장, 이애령 국립광주박물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광주공원에서 ‘희경루 중건식’을 개최했다.
희경루는 1450년부터 1451년(문종 원년~문종 1년) 무진군수 안철석이 옛 공북루 터에 건립했던 누각이다.
때마침 무진군이 광주목으로 승격·복호됨에 따라 이를 기념하기 위해 ‘함께 기뻐하고 서로 축하한다’는 뜻을 담아 ‘희경(喜慶)’이라는 이름을 담아 지어진 호남 대표 누정이다. 당시 신숙주는 ‘동방(東方)에서 제일가는 루(樓)’라 칭하기도 했다.
광주시는 전라도 정도 천년(2018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소실된 누각을 중건하기로 하고 60억원을 들여 동국대에 소장 중인 보물 제1879호 희경루 방회도를 바탕으로 당시 모습을 재현했다. 원래 위치는 현재 충장우체국 일원으로 파악됐지만 광주공원으로 장소를 옮겨 복원이 아닌 중건으로 불린다.
희경루 정면 현판은 1451년 광주목 복호와 희경루 낙성을 기념하기 위해 ‘조선왕조실록 문종공순대왕실록’에서 집자했으며, 후면 현판은 필문 이선제 선생의 후손인 이남진 서예가의 지도를 받아 강기정 광주시장이 썼다. 광주광역시장인’, ‘강기정인’ 등 2개의 낙관도 들어갔다.
자문위원회는 앞서 한자 현판에 채택된 집자와 함께 유명한 서예가에게 의뢰하거나 과거 지방관 격인 시장이 직접 쓰는 등 3가지 방안을 제안했다고 한다. 애초 강 시장은 부담감을 표하며 희경루와 관계된 다른 인물을 조사하도록 지시하기도 했지만, 자문위 의견을 받아들여 직접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호남 서예계를 대표한 학정 이돈흥 서예가에게 현판 글씨를 의뢰하는 방안도 검토됐지만 그가 2020년 별세하면서 성사되지 못했다.
자문위원장을 맡은 천득염 한국학호남진흥원장은 “과거에도 목민관이나 지방관, 누각이 조성되는데 기여한 인물이나 그 후손이 현판을 쓴 사례들이 있다”고 말했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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