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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인기자

탁 트인 인왕봉 정상 ‘환호’…꽉 막힌 군부대 가림막 ‘아쉬움’

by 광주일보 2023.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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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년만에 정상 상시개방 무등산 가보니
서석대~인왕봉 새 길 내고 개방
“무등산 더 자주 찾을 것” 들떠
윤석열 대통령도 축전 보내
등산길 폭 1.8m로 비좁아 불편
탐방로 이어지지 않아 ‘유턴 하산’
군부대 이전해 전면 개방됐으면

무등산 정상부 상시 개방이 시작된 23일 인왕봉으로 향하는 계단 한쪽면에 높이 3m, 길이 90m에 달하는 공군기지 보안을 위한 가림막이 설치되어 있다. /최현배 기자choi@kwangju.co.kr

“무등산 정상부에 자유롭게 오를 수 있어 더 자주 찾을 것 같습니다. 다만 완전한 개방이 아니어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23일 오전 무등산 국립공원에는 등산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광주시와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가 이날 인왕봉 길을 상시 개방하자 첫 등정하려는 인파였다. 인왕봉 개방은 지난 1966년 방공포대 주둔 이후 57년만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축전을 보내 “광주 시민의 오랜 염원이었던 무등산 정상 개방이 드디어 실현됐다. 57년 동안 제한됐던 무등산 정상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드리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무등산이 오래도록 광주 시민의 사랑을 받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광주시는 지난해 12월 공군 제1미사일방어여단과 국립공원공단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인왕봉 상시 개방을 추진했다. 상시 개방된 구간은 정상부 전 봉우리(천왕 1187m·지왕 1180m·인왕봉 1140m)가 아니라 인왕봉이다. 시는 기존 군부대 철책으로 막혀있던 서석대부터 인왕봉 구간(390m)에 목재 계단 등을 설치하고 새길을 냈다.

일찍이 도착해 삼삼오오 모인 등산객들은 인왕봉 직전 코스인 서석대에 모여 앉아 들뜬 표정으로 준비해 온 떡과 김밥 등을 먹으며 오전 10시 정상부 문이 열리길 기다리고 있었다.

긴 기다림 끝에 정상부로 향하는 길을 가로막고 있는 장애물이 철거되자 입구에서 대기하던 시민들은 환호했다.

부산에서 온 김명진(48)씨는 “백두대간을 모두 올랐을 만큼 등산을 좋아해 전날 증심사 인근 숙소에서 묵으며 무등산 정상부를 보러 왔다”며 “인왕봉까지 오를 수 있어 앞으로 더 무등산을 자주 찾을 것 같다”고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명실상부한 무등산 정상 전면 개방이 아니어서 아쉽다는 반응도 나왔다. 강기정 시장이 지난해 한시 개방당시 무등산에서 밝힌 ‘무등산 정상 상시개방’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주말마다 산에 오른다는 박정수(56)씨는 “하루 빨리 군부대가 이전해 무등산 정상이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등산길이 협소해 위험하다는 시민들도 많았다.

실제 인왕봉까지의 길이 최대 폭이 1.8m로 좁은 탓에 입장은 380명으로 제한됐다. 입구에서 직원들이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등산객 수를 제한해 인왕봉에서 내려오는 인원만큼만 입장이 가능했다. 출입 인원제한 때문에 엄마 손을 놓친 아이 등이 입구에서 당황하며 기다리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광주일보 취재진이 인왕봉 구간을 올라보니 길의 폭이 좁아 성인 두 명이 서 있기에는 비좁았다. 등산객이 오르내리는 양 방향 통행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일부 구간에서는 등·하산객이 줄을 서 대기하기도 했다. 한 시민은 “줄 서서 산에 올라가는 건 처음”라며 푸념했다.

등산객들 사이에서는 “인왕봉이 개방됐으나 군부대 때문에 정상으로 오르는 길을 되돌아 내려오는 폐쇄형 등산로여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길목이 다소 험해 로프를 잡고 올라가야 하는 구간도 있는 데다 자칫하면 바로 옆 낭떠러지로 떨어질 위험도 있었지만 안전펜스 등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인왕봉 정상으로 오르는 목재 계단 한쪽은 공사장 가림막 처럼 시야를 방해했다. 공군기지 방호를 위해 대형 가림막(높이 3m, 길이 90m)을 설치해 ‘답답하다. 무등산의 자연과 어울리지 않는 방해물’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한 시민은 “앞서 일년에 두차례 개방할 때는 군부대 후문을 통과해 지왕봉과 인왕봉 모두 볼 수 있었는데 그때의 아름다운 풍경은 공군기지 가림막 때문에 볼 수 없는 상황”이라며 “굳이 막아놓을 필요가 있었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실제 풍경 사진을 찍던 한 등산객이 철조망 방향으로 사진기를 갖다대자 국립공원 관계자가 큰 소리로 “공군기지 방향으로 사진 찍으면 안된다”고 제지했다.

채현준(73)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 무등산사랑환경대학 교학처장은 “정상부 개방 소식에 한걸음에 달려왔는데 한켠에 가림막이 쳐져 있어 뻥 뚫린 정상이 눈 앞에 있어도 답답한 기분이 든다”며 “하루빨리 전면개방이 돼서 무등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소원했다.

한편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에 따르면 이날 하루 무등산을 찾은 등산객은 8630명으로, 인왕봉 탐방객은 1293명으로 집계됐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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