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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천기자

독일에 녹아든 ‘광주 아리랑’

by 광주일보 2023.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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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민주화운동 43주년 기념 ‘광주 -라이프치히 교류’전
14일까지 포템카 컨템포러리 아트갤러리…12월 광주 전시

허달용 作 ‘새’


우리 민족은 역사의 고비마다 ‘아리랑’을 불렀다. 아리랑에는 민중들의 핍진한 삶과 그리움, 애환이 깃들어 있다.

영국을 비롯해 미국, 프랑스, 독일 등의 작곡가들로 구성된 ‘세계 최우수 곡 선정대회’에서 아리랑은 가장 아름다운 노래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민족사의 애환과 끈질긴 생명력이 특유의 멜로디와 노랫말에 투영돼 있다는 방증이다.

광주에는 5월의 노래이자 ‘광주아리랑’인 ‘임을 위한 행진곡’이 있다. 한국 민주주의 상징을 넘어 아시아 민주화운동의 상징이 된 ‘임을 위한 행진곡’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큰 울림으로 확산되고 있다.

독일 또한 광주처럼 분단의 아픈 역사가 남아있다. 라이프치히에서도 1980년 광주와 유사한 시위가 벌어졌다. 동독(GDR) 정권에 항거하는 시위가 일어났던 것. 1989년 독일은 44년 만에 통일을 이루었고, 평화혁명을 기념하는 ‘빛의 축제’가 라히프치히에서 매년 개최돼 왔다. 광주와 라이프치히는 시공간을 넘어 ‘민주정신’을 공유하고 있다.

‘광주아리랑’을 모티브로 광주-라이프치히 교류전이 독일 현지에서 열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14일까지 독일 포템카 컨템포러리 아트 갤러리에서 열리는 ‘광주아리랑-들꽃에서 바람은 흩어진다’가 그것.

이번 교류전은 ㈔한국문화예술포럼이 주최하고 포템카 컨템포러리 아트와 소촌아트팩토리가 주관, 광주시가 후원한다. 특히 광주민주화운동 43주년 기념전으로 기획돼 민주와 인권, 평화로 대변되는 광주정신의 세계적 확산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설아 作 ‘우리는 먼지 속을 기어갔다’

이번 전시에는 1980년 당시 대학생과 고등학생이었던 홍성민, 허달용, 리일천과 5월 광주의 후속세대 김설아 작가 총 4인이 출품했다. 5·18을 경험한 세대와 후속세대가 미술작품으로 조우해 민주와 평화의 의미를 확산시킨다는 복안이다.

먼저 홍성민 작가의 ‘전쟁을 멈춰라’는 붉은 글씨로 ‘STOP (the) WAR’라는 표현이 일종의 선전문구처럼 걸려 있다. 전쟁을 멈추라는 구호 아래 폭탄을 든 군인이 서 있는 모습은 사뭇 이질적이다. 해골 형상을 한 군인은 평화 수호자와 침략자를 동시에 연상하게 만드는데 그 자체로도 혼성적인 두 겹 레이어(층)를 갖는 듯 하다. 이미지를 중첩해 고통의 연대기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작품이다.

또 ‘오월 흰 대나무’는 민주투사들이 대숲 앞에서 호송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하얗게 빛나는 형상이 꺾이지 않는 의로움과 기상을 드러낸다.

허달용 작가는 자연에 대한 진득한 관찰로 필름컷을 연상케 하는 작품들을 보여준다. 한지에 수묵으로 채색한 ‘그 곳’이 상정하는 지평은 암울하면서도 가혹하다. 형체가 불분명하고 명암이 대비를 이루는 ‘새’는 광주의 아픔을 그로테스크하게 드러낸다.

리일천 작가도 흑묵의 미니멀함에 주목하는 작가다. 창조, 사랑에 대한 경외를 드러내는 작품들을 출품했는데, 반복되는 이미지들은 복제된 시뮬라크르적 세계를 암시한다.

1983년생으로 유일한 5·18 후속세대 김설아 작가는 수묵과 먹 위주의 세 작가의 작품들과 달리 컬러풀한 게 특징이다. 실크와 잉크로 창작한 ‘우리는 먼지 속을 기어갔다’와 ‘무제’는 기묘한 오브제 형태처럼 보이는데, 아메바나 벌레를 통해 반인류적 환경을 경고하는 것처럼 다가온다.

이번 전시는 오는 12월(15일~30일) 광주 소촌아트팩토리에서도 열릴 예정이다.

한편 큐레이터인 장경화 박사는 “‘광주아리랑’인 ‘임을 위한 행진곡’은 광주공동체의 평화를 담은 노래로 과거시점이 아닌 현재 진행행이자 미래지향형으로 살아 움직이는 행동”이라며 “공간적 개념은 광주는 물론 한반도 공동체로 아시아로 지구촌으로 확장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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