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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아기자

“1농가 1씨앗으로 토종종자의 힘 보여줬으면”

by 광주일보 2023.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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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씨앗 보급 앞장서는 곡성 ‘토종씨드림’ 변현단 대표
지난해 180여 작물 9289점 수집…토종씨 DB화 박차
농업의 규격화·단일화 막으려 전통 농사법 교육도 힘써

토종씨드림 변현단 대표 <토종씨드림 제공>

씨앗은 뿌리면 싹이 나고 열매를 맺은 뒤 다시 농부의 손으로 거둬지며 돌고 도는 순환의 시간을 거친다. 농부가 직접 심고 다시 받아오는 오랜 손길이 묻어있는 씨앗이 바로 우리 토종씨앗이다.

‘토종씨드림’의 변현단<사진> 대표는 곡성에 터를 잡고 전국의 농부들을 대상으로 재래종을 보급하고 전통농법을 교육하며 지속가능한 농작을 널리 알리고 있다.

2004년부터 2011년까지 ‘가난한 사람들의 자립을 위한 공동체’의 일환으로 ‘연두농장’을 운영했던 변 대표는 당시 옥수수 농사를 위해 농업기술센터에서 준 씨앗을 심었다가 토종씨앗의 필요성을 깨달았다. 그해 잘 열린 옥수수를 보고 당연히 다음해에도 잘 되겠다는 마음으로 고이 말려 땅에 다시 심었지만 이듬해엔 삐죽빼죽한 옥수수가 열렸다.

알고 보니 받아온 씨앗이 일회성의 F1 종자였던 것이다. 우수한 종자끼리 교배해서 만들어낸 종자지만 그 우수한 형질이 유전되지 않고 퇴화하기 때문에 해마다 새로운 씨앗을 구입해야만 했다.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농사를 짓고 싶어서 토종씨앗을 심는 곳을 알아봤어요. 할머니 할아버지, 우리 부모 세대들은 대부분 집에서 직접 씨앗을 다 받아서 쓰셨잖아요. ‘그래도 옛날 게 맛이 좋다’며 전통농법을 유지하고 계시는 분들이 전국 곳곳에 계셨던 거죠.”

토종씨드림이 수집한 씨앗들. <토종씨드림 제공>

종자에 대한 문제가 농부들에게는 생명권의 위협이 될 수 있음을 느낀 변 대표는 집에서 키웠던 농작물을 다시 받아 길렀던 우리의 전통농사법과 토종씨앗을 널리 알리고자 ‘토종씨드림’을 만들었다.

처음엔 50명으로 출발했지만 전국의 수많은 농가에 토종씨앗을 보급하면서 지금 연을 맺고 있는 사람들은 만 명이 넘었고, 토종씨앗을 모으고 나눈 지도 어느덧 17년이 됐다.

최근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작업은 토종씨앗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것이다. 전국에서 수집해온 수많은 토종작물 종자들의 정보를 정리하고 분류하고 있으며 내년 1월 전까지 완성된 자료를 공개하는 것이 목표다. 토종씨드림은 작년 한 해만 180 작물, 9289점을 수집했다. 총 32개 지역에서 만들어낸 성과다.

“다양성이 존중받는 사회가 오래 지속될 수 있듯이 종자도 마찬가지예요. 종자의 단일화, 규격화는 작물의 지속성을 해칩니다. 특히나 어떤 병충해가 퍼졌을 때 단일 종자로는 버텨내기 어렵죠. 우리 재래종은 자신이 자라온 그 땅에 오랜 시간 터를 잡고 살아왔기 때문에 더욱 건강하고 외부의 영향에 굳건할 수밖에 없습니다.”

농업의 규격화는 수많은 소농들을 굶주리게 만들고 다양한 농사 방법들을 사라지게 만든다. 그래서 토종씨드림은 토종씨앗의 수집 및 보급뿐만 아니라 한 달에 두 번씩 줌(ZOOM) 화상 회의를 통해 전국의 농부들을 만나며 전통 농사법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변 대표는 “결국 1농가 1씨앗이 되도록 각 농가마다 자신만의 씨앗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삶을 시작하고 지탱하게 하는 우리 씨앗이 가진 힘을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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