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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태풍 ‘카눈’ 피해 장성 복숭아 과수원 가보니
떨어진 복숭아들 진흙 속에 박혀…“이 아까운 걸” 남은 복숭아 수습
강풍에 가지도 부러져 허탈…“15년 농사 짓다 이번 같은 피해 처음”
“올 여름에 유독 비가 온 날이 길어 복숭아가 제대로 영글지도 못했는데 태풍까지 와버려 다 떨어져 버렸어.”
10일 오후 찾은 장성군 진원면의 복숭아 과수원은 제6호 태풍 카눈이 몰고온 강풍과 많은 비 때문에 전쟁터를 방불케했다. 비바람에 꺾이고 찢긴 나뭇가지는 폭격을 맞은 것 같았다.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과수원은 발을 내딛기도 힘들만큼 질퍽였고 진흙 속에는 채 수확하지 못한 크고 작은 복숭아들이 박혀 있었다.
4300㎡(1300여평) 규모 과수원에서 복숭아 농사를 짓고 있는 채삼순(여·66)씨는 까맣게 변해버린 복숭아를 바라보며 “이 동네에서 복숭아 농사만 15년을 지었는데 이번 같은 피해는 처음 있는 일”이라고 탄식했다.
이날 오후 태풍이 북상하면서 빗줄기가 가늘어지자 채씨는 바로 과수원으로 달려갔다.
떨어져 버린 복숭아는 이미 썩기시작해 손 쓸 수조차 없었지만 그나마 가지에 붙어있는 복숭아를 수습하기 위해서다.
채씨는 바구니에 담을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연신 “아이고 이 아까운걸…”이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채씨는 태풍이 지나간 뒤 과수원을 돌아보며 허탈해 했다. 아직 수확할 정도로 자라지도 못한 복숭아들이 모두 떨어져 버렸기 때문이다.
맛있는 복숭아를 키우기 위해 채씨는 올 봄부터 비료를 뿌리고 가지치기를 하며 매일 돌봐왔다.
하지만 유난히 길었던 올해 장마 탓에 복숭아가 영글지 못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태풍 카눈은 복숭아 농장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채씨는 수확기가 늦어졌지만 맛있는 복숭아를 키우기 위해 집중호우가 지나도 수확을 미뤄왔다. 하지만 태풍이 지나간 하룻밤 새 대부분의 복숭아가 다 떨어져 버렸다.
거금을 들여 구매한 농기계들까지 모두 고장이 나버렸고, 또 복숭아 나무 가지들이 강한 바람을 이기지 못해 다 부러져 채씨의 허탈감은 더 깊었다.
채씨는 “열매(복숭아)가 떨어지면 차라리 그러려니 하겠는데, 가지가 뚝 꺾여버리니 당장 묘목을 새로 사야 할 판”이라고 울상을 지었다. 가지가 꺾이면 새로 열매가 맺히지 않고 가지가 붙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채씨는 “올해는 일조량도 적고 비도 많이 와서 맛도 장담하기가 어려웠는데 그마저도 다 떨어져 버렸다”면서 “어떻게 해야할 지 막막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10일 오후 찾은 장성군 진원면의 복숭아 과수원은 제6호 태풍 카눈이 몰고온 강풍과 많은 비 때문에 전쟁터를 방불케했다. 비바람에 꺾이고 찢긴 나뭇가지는 폭격을 맞은 것 같았다.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과수원은 발을 내딛기도 힘들만큼 질퍽였고 진흙 속에는 채 수확하지 못한 크고 작은 복숭아들이 박혀 있었다.
4300㎡(1300여평) 규모 과수원에서 복숭아 농사를 짓고 있는 채삼순(여·66)씨는 까맣게 변해버린 복숭아를 바라보며 “이 동네에서 복숭아 농사만 15년을 지었는데 이번 같은 피해는 처음 있는 일”이라고 탄식했다.
이날 오후 태풍이 북상하면서 빗줄기가 가늘어지자 채씨는 바로 과수원으로 달려갔다.
떨어져 버린 복숭아는 이미 썩기시작해 손 쓸 수조차 없었지만 그나마 가지에 붙어있는 복숭아를 수습하기 위해서다.
채씨는 바구니에 담을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연신 “아이고 이 아까운걸…”이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채씨는 태풍이 지나간 뒤 과수원을 돌아보며 허탈해 했다. 아직 수확할 정도로 자라지도 못한 복숭아들이 모두 떨어져 버렸기 때문이다.
맛있는 복숭아를 키우기 위해 채씨는 올 봄부터 비료를 뿌리고 가지치기를 하며 매일 돌봐왔다.
하지만 유난히 길었던 올해 장마 탓에 복숭아가 영글지 못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태풍 카눈은 복숭아 농장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채씨는 수확기가 늦어졌지만 맛있는 복숭아를 키우기 위해 집중호우가 지나도 수확을 미뤄왔다. 하지만 태풍이 지나간 하룻밤 새 대부분의 복숭아가 다 떨어져 버렸다.
거금을 들여 구매한 농기계들까지 모두 고장이 나버렸고, 또 복숭아 나무 가지들이 강한 바람을 이기지 못해 다 부러져 채씨의 허탈감은 더 깊었다.
채씨는 “열매(복숭아)가 떨어지면 차라리 그러려니 하겠는데, 가지가 뚝 꺾여버리니 당장 묘목을 새로 사야 할 판”이라고 울상을 지었다. 가지가 꺾이면 새로 열매가 맺히지 않고 가지가 붙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채씨는 “올해는 일조량도 적고 비도 많이 와서 맛도 장담하기가 어려웠는데 그마저도 다 떨어져 버렸다”면서 “어떻게 해야할 지 막막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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