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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은기자

유물에 깃들어 있는 숭고한 기운 가볍고 청량하게 즐기기

by 광주일보 2023. 7.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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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소풍-아무때나 가볍게
김서울 지음

아무래도 박물관보다는 미술관으로 발길이 닿는다. 박물관은 조금은 고루하고, 무겁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일까. “유물에 깃들어 있는 숭고한 기운을 ‘가볍고 청량하게’ 즐기는 사람”이라는 글귀를 발견했을 때 흥미가 일었다. 책 제목도 ‘박물관 소풍-아무 때나 가볍게’다.

‘뮤지엄서울’, ‘아주 사적인 궁궐 산책’ 등을 펴낸 김서울의 이번 책은 “굳이 예습하지 않고, 국보나 보물이 무엇인지 머릿 속에 저장해두지 않고 ‘엉성한 마음’으로 박물관을 즐기는” 저자와 함께 떠나는 가벼운 소풍이다.

“같은 박물관이어도, 유물의 시대나 양식이 같아도, 지역마다 유물의 낯빛이 달라진다”고 말하는 저자는 추석, 설날, 신정을 제외하고 1년 내내 문을 여는 데다 무료 입장을 고수(일부 기획 전시는 유료)하는 전국의 국공립 박물관 10곳을 소개한다. 전통회화와 보존처리를 전공한 그의 전문 지식과 편한 글쓰기가 어우러져 책은 흥미롭게 읽힌다.

책은 각 박물관 소개와 함께 재치 있는 감상평을 곁들인 고화질의 유물 화보, 주변 볼거리와 맛집을 소개한 ‘김서울의 동선’ 등으로 다채롭게 꾸며져있다. 더불어 고고학자, 학예사, 보존처리 전문가, 시설 관리 노동자 등 박물관과 밀접한 사람들에 대한 칼럼도 실었다.

‘청자의 속삭임이 들린다’라는 부제가 달린 국립광주박물관 여행에서는 “오묘했다가 귀여웠다가 기품이 넘쳤다가 화려하기도 한 도자기들”을 만난다. 강진 가마터에서 만들어진 ‘청자 투합’,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다정한 얼굴을 만나는 ‘청자 상감 버드나무 인물무늬 매병’, 윤두서가 그린 ‘심득경 초상’, 허련의 ‘무이구곡도’가 추천 유물이다.

이어지는 작가의 동선은 광주시립미술관과 광주역사민속박물관, 금남로 일대, 궁전제과와 사찰음식점 ‘수자타’다.

책에서는 또 ‘산책과 소풍의 성지’ 국립대구박물관, ‘석탑에서 태어난 막내’ 국립익산박물관, ‘화력 조선의 스펙터클’ 국립진주박물관 등을 만날 수 있다.

이 책은 읽는 재미 뿐 아니라, ‘보는 재미’도 있다. 책 만듦새가 인상적인데, 무엇보다 기존 책에서는 보기 어려운 ‘아르바나 서체’를 사용해 한참을 들여다보게한다. 또 시원시원한 유물 화보, 부록으로 실은 김서울 동선 편집도 눈길을 끈다.

오래 전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들고 여행을 떠났듯, 김서울의 ‘박물관 소풍’과 함께 박물관 여행을 떠나도 좋을 것 같다.

이번 책은 출판사 마티가 펴내는 ‘온(on) 시리즈’의 네 번째 권이다. 앞으로 ‘일인칭 가난’(안온), ‘수선하는 삶’(복태와 한군), ‘미술 사는 이야기’(유지원) 등이 출간될 예정이다.

<마티·1만8000원>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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