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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재기자

돈 주고 산 상장…목포 예술인들 ‘수상한 대통령상’

by 광주일보 2023. 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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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커 통해 위조된 상장 거래 의혹…행안부 상훈 기록도 없어
경력 부풀려 시에 작품 판매 등 혜택…전남예총 회원 등 9명 수사
목포경찰, 최소 2명 위조 정황 확인하고 브로커 행방 추적 나서

목포 한 예술인이 SNS에 공개한 위조 대통령상 상장. <독자 제공>

목포지역 예술인들이 돈을 주고 위조된 ‘대통령상’을 거래해 자신들의 약력을 부풀리는데 썼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목포경찰은 17일 전남예총 회원 등 목포지역 예술인 9명을 상대로 대통령상을 금전으로 구입했다는 정황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대한민국 상훈 규정에 따르면 대통령상은 ‘시상’(施賞)에 해당하는 상훈으로, 공적에 대해 표창하는 ‘포상’(褒賞)과 달리 각종 교육이나 경기·경연 등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개인이나 단체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이들 예술인은 앞서 개인전 약력에 대통령상 수상 기록을 기재하거나 SNS에 상장 사진을 올리는 등 상훈 수여 사실을 공개한 바 있으나, 실제로는 수여 사실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달 말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이같은 사실을 전달받고 수사에 착수한 결과 지금까지 최소 2명의 상장이 위조된 정황을 확인했다.

경찰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 두 예술인은 각각 지난 2019년 9월 6일자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수여했다는 대통령상 상장과 지난 2022년 12월 23일 윤석열 대통령이 수여한 대통령상 상장을 가지고 있다. 이들 상장에는 대통령 직인과 함께 행정안전부 장관 직인, ‘대한민국’ 국새까지 찍혀 있다.

하지만 경찰은 이 두 상장 모두 위조된 것으로 보고 있다. 행정안전부에서 제공하는 ‘대한민국 상훈’ 포털사이트에 이들의 상훈 기록이 등록된 바가 없기 때문이다.

경찰은 예술인들이 특정 ‘브로커’를 통해 조직적으로 상장을 거래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주범인 브로커의 행방을 추적 중이다.

이들 예술인은 모두 서울에 있는 특정 ‘미술대전’ 주최사로부터 택배 배송을 통해 상장을 전달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이들은 해당 회사로부터 “우리 미술대전에서 입상하거나 협회로부터 추천을 받으면 대통령상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들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미술대전 주최사 직원이 브로커 역할을 자처했을 것으로 보고 추적 중이며, 신변 확보 시 공문서 위조 혐의를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상장 위조 사실을 속이고 예술인들과 상장을 거래했을 경우 사기 혐의도 적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반면 예술인들이 위조 사실을 미리 알았을 경우 범행 공모에 따른 별도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예술인들 중 일부가 위조된 상훈 기록을 바탕으로 목포시에 작품을 판매하는 등 혜택을 본 것으로 보고 상장 거래와 관련이 있는지 여부도 조사 중이다.

목포시는 해마다 4000여만원을 들여 지역 예술인 작품을 구입해 청사에 전시하고 있는데, 목포시는 최근 상장 거래 의혹을 받는 예술인들의 작품을 일부 구입해 시 청사와 목포경찰서 등지에 걸어둔 것으로 확인됐다.

목포시 관계자는 “대통령상 수상 기록이 있을 경우 작품이 선정되는 데 상당히 유리하다”며 “원칙에 따라 수 차례 심의위원회를 열고 구입한 작품이므로 구입 과정에서 문제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목포시는 구체적인 작품 구입 기록에 관해서는 즉시 공개를 거부했다.

지역 예술계에서는 “대통령상을 받으면 호(號)당 가격이 1만원대에서 30만원대로 뛰는 등 개인 활동에 큰 도움이 된다”며 “자기 작품 가격의 단가를 높이기 위해 일부러 대통령상을 거래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경찰은 행정안전부를 통해 상장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한편 통장 거래 내역을 확인하는 등 실제로 거래가 이뤄졌는지 여부도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브로커와 상장을 거래한 이가 목포에만 한정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추가 연루자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며 “객관성 있는 증거를 충분히 확보해 상장 위조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목포=박영길 기자 ky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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