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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을기자

“신품종쌀 ‘강대찬’품질 엉망” 농민들 ‘대찬 반발’

by 광주일보 2023.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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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농기원 2021년 야심차게 개발해 20개 시·군 공공비축미로 선정
“밥맛 떨어지고 누렇게 변해” 소비자들 반품 속출…전남쌀 이미지 추락
도농기원 “농가 질소비료 과다 사용” 해명에 농민들 “책임 전가하나” 분통

/클립아트코리아

지역 명품 쌀로 인기를 끌어 정부 공공비축미 수매품종으로도 선정된 신품종 쌀 ‘강대찬’이 품질 저하 논란에 휩싸여 농민들이 집단 반발하고 있다.

수확량이 많고 키우기 쉬운 품종이라며 야심차게 개발해 지역 농가 곳곳에 보급했으나, 정작 소비자들이 “밥맛이 떨어지고 금세 누렇게 변한다”며 반품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농민들은 정부가 지역 농가 목소리를 듣거나 품질을 충분히 검토하지도 않고 강대찬 품종 재배를 밀어붙여 지역 쌀 이미지까지 망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대찬은 전남도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해 지난 2021년 품종명칭 등록출원을 한 쌀 품종이다.

강대찬은 ‘새청무’에 이어 전남 쌀의 브랜드화를 위해 개발된 품종으로, 병충해에 강하고 쉽게 쓰러지지 않는다고 알려져 인기몰이를 했다.

전남도는 강대찬을 2023~2024년산 공공비축미 수매품종으로 선정하면서 인기를 더욱 끌어올렸다.

전남도가 지난해 4월 전남 최초로 강진군의 2023년 공공비축미 수매품종으로 강대찬을 선정한 것이 시작이다. 강진군은 한발 나아가 지난해 11월 강대찬을 지역 브랜드 쌀로 출시하기도 했다.

전남도는 지난해 강진·순천·고흥·장흥·장성·진도 등 6개 시·군의 2023년산 공공비축미 수매품종으로 강대찬을 택했다. 나아가 지난 1월에는 전남 20개 시·군의 2024년산 공공비축미 수매품종을 강대찬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의견은 갈렸다.

지역 농협 등에 따르면 강대찬을 구입한 소비자들 중 절반은 “밥맛이 크게 떨어지는데다 밥을 지은 뒤 시간이 지나면 금세 누렇고 딱딱하게 굳어버린다”고 입을 모았다.

강진농협은 지난해 수확기 때 강대찬 750여t을 수매하고 178t을 도매했으나, 몇 번 밥을 지어 먹고는 반품하는 사례가 잇따랐다. 반품된 강대찬 쌀만 1t짜리 포대 5개, 20㎏짜리 450포로 총 9t에 달했다.

이와 관련 전남도농업기술원 측은 “농민들이 강대찬 쌀에 질소 비료를 너무 많이 사용하는 바람에 쌀의 단백질 함량이 높아지면서 밥 맛이 떨어졌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농민들 사이에서는 “농가에 책임을 전가하려 하느냐”며 반발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강진농협은 지난 3월께 강대찬 재배 면적을 줄여달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강진 곳곳에 게시하기도 했다. 그 결과 강진군 내 강대찬 재배 농가 80여%가 강대찬보다 단가가 15% 가까이 비싼 ‘새청무’로 품종을 바꿨다고 강진농협은 전했다.

강진군 또한 오는 9월 지역 농가와 전문가 의견을 모은 뒤 전남도에 내년도 공공비축미 수매품종을 변경해 줄 것을 요청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정부가 농가 실정을 고려하지 않고 일관성 없는 행정을 해 농가 혼란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지난 3월 과잉 공급되는 쌀 생산량을 줄이고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공공비축미 수매품종에서 신동진을 제외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 대체 품종으로 생산량이 오히려 더 높은 강대찬을 보급하겠다는 입장이라 앞뒤가 안 맞는다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신동진의 10㏊당 벼 수확량은 596㎏이며, 강대찬 또한 545㎏ 수준이다. 다만 강대찬의 도정률은 70%로 신동진(66%)에 비해 높아 쌀 생산량으로 따지면 더 높다.

또 공공비축미 매입품종 선정 시, 최소 한 달 이상 농업인단체 및 유관 기관 등과 충분히 검토할 수 있는 기간이 필요한데 그마저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강대찬 재배지가 대규모 농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어 전남지역 전체 쌀 이미지까지 추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강진군 성전면에서 8㏊ 땅에 농사를 짓고 있는 강광석(54)씨는 “정부 공공비축미로도 지정될 만큼 좋은 쌀이라면서 1년만에 뒤집다니 어처구니가 없다”며 혀를 찼다. 강씨는 지난 3월 6만 5000원을 주고 종자 40㎏을 사 왔는데, 막상 파종하려 하니 돌연 지역 농협으로부터 재배를 자제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강씨는 “지난해 그렇게 좋다고 자랑하던 쌀이 1년만에 품질이 뚝 떨어질 이유가 어디에 있느냐”며 “안 그래도 전남 쌀이 저가 쌀로 낙인찍혀 있는데 강대찬 때문에 이미지가 더 나빠지는 건 아닐지 걱정된다”고 심경을 전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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