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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표기자

코로나, 호남선 타고 남하 … 방역 시스템 강화해야

by 광주일보 2020.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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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북구 20대 확진 …207명 접촉 부모 등 73명 일단 음성
수도권 거주자 광주·전남 방문·여행 활발 지역 내 확산 우려

 

광주서 22일만에 코로나19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21일 광주 33번 확진자가 다녀간 북구 일곡동 한 마트가 임시휴업에 들어갔다. 양산을 쓴 주민이 휴업안내문을 읽고 있다. /최현배 기자choi@kwangju.co.kr

코로나19 집단감염 여파가 수도권과 대전·충남권, 전북을 거쳐 광주에 상륙하는 등 남하하는 듯한 조짐을 보이면서 광주·전남 지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방역전문가들은 “대구 집단 발생 후 이른바 경부선을 타고 서울 등 수도권으로 북상했던 코로나19가 이번엔 호남선을 타고 확산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며 인구 이동이 많아지는 여름 휴가시즌을 전후한 전국 확산을 전망하고 있다.

특히 최근 그동안 고향집 방문과 나들이를 자제했던 수도권 거주 자녀 등이 부모·친척집 방문과 여행을 겸해 코로나19 안심지역으로 꼽혀온 광주·전남 방문길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지역 내 확산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지역 방역당국은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일 때까지 수도권 거주 친인척과의 접촉성 왕래를 최대한 자제하고, 당분간 화상전화 등 비대면 접촉으로 교류해 줄 것을 권고하고 있다.

21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 북구에 사는 20대 남성 A씨가 지난 20일 진단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아 전남대학교병원 국가격리 병상에 입원했다.

A씨는 지난 12일 전주 청년다방에서 전주 9번 확진자와 접촉했으며 18일 인후통 증상을 보였다. A씨는 익산역에서 19일 무궁화호 열차(3호차)를 타고 광주역에 도착한 뒤 07번 버스를 타고 북구 일곡사거리로 이동해 이안PC카페에서 다음날인 20일 새벽 6시 50분께까지 머물렀다. PC방에는 당시 동일시간대 116명, A씨가 떠난 이후 77명 등 총 193명이 이용했다. A씨는 20일 낮 1시 30분께에는 일곡동 이마트에브리데이를 이용했으며, 같은날 오후 2시께 보호자 차량을 타고 북구보건소에서 검체를 채취, 양성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A씨가 이동 중 마스크를 착용했다는 점이다.

광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지난달 29일 러시아에서 입국한 32번 확진자 이후 22일만이다. 해외 입국 관련자가 아닌 확진자는 3월 8일 15번 이후 104일 만이다.

광주시는 일단 이날 오후 5시 기준으로 광주 33번 확진자 A씨에 대해 역학조사를 진행한 결과, 확인된 접촉시민만 총 207명으로 파악하고 있다. PC방 193명과 가족 등 기타 14명이다.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머문 밀접촉자는 116명은 2주간 자가격리 조치하고, 증상이 나타나면 검사 의뢰하기로 했다.

시는 또 밀접접촉자 73명을 우선적으로 검사했는데, A씨 부모를 포함한 73명 모두가 일단 음성판정을 받았다. 나머지는 계속 검사 중이다.

광주시는 다만 A씨와 접촉한 이들이 음성 또는 양성으로 나왔더라도 시간상 검체반응이 더디게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밀접 접촉 감시자로 분류해 집중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광주시 등 보건당국은 A씨가 이용한 PC방이 중·고등학교 6곳이 밀집한 지역이라는 점에서, 혹시모를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해 방역 시스템을 집중 하고 있다. 시는 특히 현재까지 신원이 파악되지 않은 PC방 이용자 129명과 기차, 버스 이용객 중 일부의 신원을 확보해 격리 조치하는 게 시급하다고 보고 경찰에 협조를 요청한 상황이다.

시는 또 PC방 출입자를 대상으로 전자출입명부제를 도입하기로 하는 등 지역사회 감염 방지를 위한 방역 시스템도 대폭 강화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도 수도권에 이어 대전·충남, 호남권으로 전파되는 현 상황에 대해 ‘확산기’, ‘위기 상황’이라고 규정하고, 마스크쓰기와 손씻기 등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하고 나섰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지난 20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수도권에서 코로나19 유행이 지속하면서 그 연결 고리가 전국 어느 지역으로든 이어질 수 있는 확산기”라면서, 수도권을 넘어 대전과 충남권으로 확대하는 현 상황에 대해 “비수도권 지역 사회에서도 집단 발생이 생겨나는 위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지역적으로는 대전을 비롯한 세종, 계룡, 공주, 논산, 청주, 그리고 전북 전주와 수도권까지 전파시키는 등 확산의 위험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 주변에 ‘코로나19로부터 완전하게 안전한 곳은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 수도권의 유행이 지속하면서 전국 어느 지자체이건 연결 고리로 이어질 수 있는 ‘확산기’인 만큼 외출을 최대한 자제하고, 특히 노약자와 기저질환자 등은 감염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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