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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표기자

광주시, 혁신적 가뭄대책으로 제한급수 위기 극복하다

by 광주일보 2023.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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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10%대로 급락했던 동복댐·주암댐 저수용량 22%대 올라서
5월로 예고됐던 제한급수도 해소… 광주시민 물 절약 운동 ‘큰 힘’
영산강물 끌어쓰기·지하수 개발 사업 등 가뭄 극복 행정 돋보여

한때 10%대로 떨어졌던 광주시 주요 식수원인 동복댐의 저수량이 20%대로 회복하면서 5월로 예고됐던 제한급수 위기를 벗어났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광주시가 영산강물 끌어쓰기 등 혁신적인 가뭄 정책으로 30여년 만에 찾아온 제한급수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광주시민의 적극적인 절수운동도 제한급수를 막아내는 데 큰 힘이 됐다는 게 광주시의 설명이다.

이정삼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은 “광주시의 적극적인 용수 확보 정책과 시민의 물 절약 실천이 효과를 내면서 다음 달로 예고됐던 제한급수 위기를 넘기게 됐다”면서 “기후변화 등에 따라 앞으로도 반복될 가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중·장기적 가뭄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19일 광주시와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주요 식수원인 동복댐의 저수량은 2055만톤으로, 총 저수용량의 22.34%를 기록 중이다. 또 다른 식수원인 주암댐은 총 저수용량 7억 700만톤 중 22.38%인 1억 5823만톤의 물이 남아 있다.

예년 대비 저수율과 비교하면 동복댐 30.9%, 주암댐 43.4% 수준에 불과하지만, 홍수기 전인 6월 말까지 2개 댐 모두 고갈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광주시는 저수율이 7% 이하로 떨어지면 제한급수 대상이 되는데, 하루 평균 0.1% 정도씩 저수율이 감소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비가 단 한 방울도 내리지 않더라도 최대 150일(5개월)까지는 무리 없이 버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두 댐 모두 한때 10%대까지 떨어졌던 점을 감안 하면, 제한급수 위기를 넘긴 것은 기적에 가깝다는 평가 등이 나온다.

실제 올 초만 해도 큰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5월 제한급수설까지 제기됐다는 점에서, 광주시의 전방위적 가뭄 대책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동복댐의 강수 유입량만 봐도, 지난달 23~24일 22㎜ 안팎의 찔끔비가 내려 115만500톤이, 지난 4~6일에는 36㎜의 강수량을 기록하며 475만톤의 물이 유입되는 데 그쳤다.

이처럼 그동안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았는데도, 제한급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광주시와 시민의 가뭄 극복 노력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광주시는 지난해 마른 장마를 겪은 이후 제한급수를 막기 위한 대대적인 물 수요 관리 정책을 전개하고 있다. 시는 가장 기본적인 대시민 물절약 캠페인과 홍보를 시작으로, 요금 감면을 통한 물 절약 정책도 병행 중이다.

시는 지난해 12월 수돗물 수용가 요금 감면을 위한 조례 개정안을 공포하고, 2022년 11월 사용분부터 2023년 6월 사용분에 대해 전년 동월 대비 요금 감면 혜택을 주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 1월 기준 전체 시민의 절반 이상이 수돗물 사용량을 절감해 6억 4000만원의 요금 감면 혜택을 받기도 했다.

시는 또 아파트 13만여 세대와 단독주택 2만여 세대, 다량급수 사업장 900여 세대를 대상으로 계량기 수압조절 등을 유도해 상당한 절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월 평균 300톤 이상 다량급수처 747곳의 수압조절을 완료했으며, 1만톤 이상의 수돗물을 사용하는 다량 급수처를 전담관리해 지난 2월 기준 전년 대비 9.4%를 절감하는 성과를 냈다.

시는 또 반기마다 1회 실시하는 저수조 청소 기한을 최대 2개월 유해하는 등 ‘마른 수건 짜내기식’의 다양한 물 절약 정책을 시행 중이다.

광주시는 여기에 지난해부터 미리 가뭄을 예상하고 비상 대체수원 개발에 나섰는데, 올 들어 가뭄 극복에 큰 힘이 되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 3월부터 하루 3만톤씩 서구에 있는 영산강 덕흥보 하천수를 끌어 들여 상수원 활용하고 있다. /나명주 기자 mjna@kwangju.co.kr

시는 지난해 12월부터 35억원을 들여 영산강 하천수 비상공급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미 지난 3월부터 하루 3만톤씩의 영산강물을 수돗물로 공급하고 있다. 시는 다음달부터 공급량을 5만톤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광주시가 3급수인 영산강물을 식수로 공급할 수 있었던 것은, 일찌감치 용연정수장 내에 영산강물을 깨끗한 수돗물로 정화할 수 있는 고도 정수처리시설을 설치한 덕분이다.

광주시는 이와 함께 지하수 개발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36억원을 들여 동복호 주변 신규 관정 개발에 나선 결과, 하루 최대 2만톤 규모의 용수를 추가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시는 또 댐의 가장 밑부분에 있는 사용하지 않는 물인 ‘사수(死水)’ 확보 사업을 통해 350만톤의 용수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사수 확보 사업에는 총 31억원이 투입됐다. 시는 이 밖에도 농어촌 공사와 협력해 동복호 상류 농업용 저수지 방류 사업에 나선 결과, 하루 1만톤의 물이 동복댐으로 유입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광주시민의 절수 실천도 빛을 내고 있다.

실제 광주 시민들은 물 사용량이 급증하기 시작하는 봄 시즌을 맞았는데도, 오히려 물 사용량을 줄여나가고 있다.

광주시민의 전년 동기 대비 수돗물 절감률을 살펴보면, 본격적인 절수운동을 시작한 지난해 10월 기준 하루 평균 절감률은 1.0%에 불과했으나, 올 3월 첫째 주 9.1%를 기록한 데 이어 4월 첫째 주에는 처음으로 10%대(10.2%)를 넘어섰다. 지난해 10월 기준 하루 6000톤의 수돗물을 절감했다면, 4월 현재 10배에 가까운 하루 5만톤씩을 절약하고 있는 셈이다. 광주시민의 하루 평균 수돗물 사용량은 45만톤 안팎이다.

광주시는 일단 제한급수 위기에서 벗어나는 등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지만,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마른 장마가 이어진다면, 또 다시 제한급수 위기를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광주시는 상수원 확보를 위한 다양한 정책 발굴과 함께 모든 시민 절수 기기 설치·사용 등 일상 속 물 절약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한편 광주에서 마지막으로 제한 급수가 시행된 시기는 1992년 12월 21일부터 1993년 6월 1일까지 163일간이었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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