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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은기자

비엔날레에서 만나는 광주이야기와 사람들

by 광주일보 2023.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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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자 니센바움, 마당극 ‘언젠가 봄날에’ 소재 놀이패 신명과 협업
예술그룹 ‘팡록 슬랍’, 5월 이미지 아카이브 목판화 ‘광주 꽃피우다’
고려인 마을 역사 담은 ‘삶의 극장’, 전남여고생 낭송 ‘광주,詩’ 눈

알리자 니센바움이 놀이패 신명과 작업한 ‘언젠가 봄날에 드레스 리허설’

놀이패 신명의 오월 마당극 ‘언젠가 봄날에’의 장면들이 그림으로 펼쳐진다. 저 세상으로 떠난 아들을 잊지 못하는 어머니는 꿈인듯, 아들의 무릎을 베고 누웠다. 동작과 대사와 음악이 어우러진 역동적인 마당극과는 또 다른 감동을 전한다.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를 주제로 열리고 있는 제 14회 광주비엔날레에서는 다양한 광주의 이야기와 광주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작품은 오월항쟁을 호명하기도 하고, 고려인 마을의 역사와 소녀들의 목소리를 불러낸다. 참여 작가들은 광주에서 리서치 과정과 작업을 진행하며 자신들만의 시각으로 ‘광주’를 들여다봤다.

 

멕시코 출신으로 뉴욕에서 활동하는 알리자 니센바움의 ‘언젠가 봄날에 드레스 리허설’ 연작은 창단 41년을 맞은 ‘놀이패 신명’과 협업한 작품이다. 지역 공동체와 협업하며 초상화 작업을 진행해온 작가는 신명 단원 개인의 이야기와 그들의 연기, 공연 소품 하나하나를 담아내며 작품을 완성했다.

그림을 관람하고 난 후에는 벤치에 앉아 어떤 ‘소리’에 귀 기울여보자. 천정에 매달린 스피커를 통해 마당극의 장면 장면의 육성이 흘러나오는데, 애잔한 어머니의 목소리가 발길을 붙잡는다.

2전시실 천정에 내걸린 ‘광주 꽃피우다’ 연작은 목판화 작업을 진행하는 말레이시아 예술 그룹 ‘팡록 슬랍’의 작품이다. 목판화를 주요 수단으로 삼아 사회메시지를 전하는 이들은 민주화 현장에 늘 함께했던 한국 목판화에 주목했다.

 

작가들은 광주를 답사하며 만난 5월 관련 아카이브 이미지들과 광주시민의 일상을 풀어냈다. 5·18국립묘지를 비롯해 상무관에 놓인 시신, 영정사진, 차량 시위 장면 등 익숙한 장면을 재해석한 작품에는 모두 ‘꽃’이 등장한다. 시위대는 격려하는 거리의 시민들에게 꽃을 던지고, 오월 희생자들의 영정엔 사진 대신 꽃이 한 송이씩 놓였다.

디아스포라의 삶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일시적 이주’ 섹션에서는 광주에서 고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고려인 마을’을 만난다.

광주고려인마을 학생들과 협업한 고이즈미 메이로의 영상물 ‘삶의 극장’

영상 및 퍼포먼스 작업을 진행하는 일본 작가 고이즈미 메이로의 영상물 ‘삶의 극장’은 고려극장의 역사를 통해 광주 고려인마을의 과거와 현재를 들여다보는 작품이다. 1932년 설립된 카자흐스탄 고려극장은 20세기 동안 중앙아시아의 한국 이주민인 고려인의 정체성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광주의 고려인 공동체에 속한 15명의 청소년들은 고려극장이 긴 시간 직접 무대에 올린 작품 사진 기록물을 기반으로 작가와 함께 워크숍을 갖고 연극적 장면을 연출했다. 5개 채널을 통해 중첩되듯 흘러나오는 장면들은 다채로운 이야기를 풀어낸다.

프랑스에 거주중인 김순기 작가의 4채널 영상 작품 ‘광주,詩’는 전남여고 학생들과 함께 작업했다. 영상 속에 등장하는 여고생들이 황진이 등 조선시대 여성작가들의 시를 낭송하는 작품으로 작가는 전근대 한국에서 경시됐던 여성의 관점과 미래의 주인이 될 청소년 세대의 목소리를 한 데 모았다.

폭풍우와 태풍이 흘러가는 영상이 한쪽 벽면에서 함께 상영된다.

복잡하고 독창적인 악기를 만드는 사운드 퍼포머이자 음악가인 타렉 아투이는 지난 2019년 광주를 방문하면서 전통악기장 서인석 등과 작업했다. 4년 동안의 협업의 결과물인 ‘엘레멘탈 세트’는 장구 등 한국의 전통 타악기와 옹기, 기계적 장치가 결합해 독특한 사운드를 만들어낸다. 작품의 구성원리를 관객과 공유하는 ‘소리와 진동 워크숍’(매주 토요일 11시)도 진행된다.

/글·사진=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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