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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을기자

전남, 금융 부동산 한파에 기업도시·산단 개발 ‘직격탄’

by 광주일보 2023.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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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도시 구성·삼호·삼포지구 등 부지 조성 ‘지지부진’
26개 기업에서 산단 29만평 요구하지만 개발업체 없어

/클립아트코리아
 

부동산·금융 시장에 한파가 몰아치면서 전남도가 추진하는 기업도시 조성, 산업단지 개발 등 현안 사업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기업도시 활성화를 위해 추진중인 주택단지 등 역점 사업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분양 시기조차 불투명해졌고, 자금난으로 산단 개발에 나서겠다는 업체들이 없어 산업용지 부족이 현실화되고 있다.

◇기업도시 활성화 급한데…역점 사업은 기약없어=26일 전남도에 따르면 도의 핵심 현안인 영암·해남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개발 사업이 부동산 경기 침체 및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채권시장 불안, 자금 경색 심화 등으로 기약없이 미뤄지고 있다.

애초 에너지·정원·스마트를 개념으로 호수, 바다, 정원을 품은 친환경 미래도시로 개발하겠다는 사업은 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속도가 더디다.

기업도시는 구성·삼호·삼포지구로 나뉘는데 3개 지구 부지조성률은 구성(40%), 삼호지구(30%)·삼포지구(26%) 등에 머물고 있다. 당장, 구성지구의 경우 해남군 산이면 구성리 일대(2089만 9000㎡)에 지난 2006년 착수됐지만 현재 여건으로는 2025년까지 완공하겠다는 애초 계획은 불투명한 상태다.

구성지구를 ‘정원 속 도시’로 구현하기 위한 9개 정원 조성사업의 경우 9개 정원 부지(201만6000㎡)의 33.3%인 2개 정원(태양·산이 정원, 67만1000㎡)만 추진중인데다, 이들 2개 정원 완료 시기가 2025년인 것을 고려하면 나머지 정원이 언제 꾸며질지는 미지수다.

구성지구 내 44만6000㎡ 부지에 1341세대 규모로 유럽형 감성마을을 조성하는 ‘유럽마을 테마파크’ 조성사업도 2년 전인 2021년 투자협약을 맺은 기업의 자금 조달 능력 등의 문제로 미뤄지고 있다. 태양광발전소를 활용해 추진했던 ‘소득공유형 시범주택사업(500세대)’도 애초 분양 시기(2022년 12월)를 진즉 넘겼고 올 하반기에 일부 분양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실정이다.

삼호지구 내 추진하려던 주거형 페어웨이 빌리지(250세대) 건설 사업은 사업자의 자금 여력 등으로 기약없이 늦춰지고 있다. 전체 부지(864만8000㎡)의 35.4% 수준인 사업시행자가 직접 추진하는 부지 조성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분양할 나머지 용지 개발 계획은 세우기 어려운 실정이다.

◇용지 구하는 기업들은 많은데…신규 산단 개발 더뎌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에는 공장을 짓고 싶은 땅이 필요하다는 기업들의 문의가 끊이질 않는다. 광양만권의 전통적 업종인 철강·화학 중심에서 이차전지, 수소, 기능성화학 등 미래 먹거리를 염두에 둔 기업들의 투자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자유구역청 내 미분양 산단 규모는 율촌 1산단(3만9000㎡)·세풍산단(6500㎡)·황금산단(13만2000㎡) 등 17.8만㎡(5만4000평)에 불과하다. 하지만 산단 내 공장을 짓겠다는 의향을 갖고 있는 기업(26곳)들이 필요한 부지는 96만㎡(29만평)에 달한다. 그만큼 산단 개발이 절실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순천해룡산단의 경우 산단 조성 사업 시행자였던 대우건설의 사업 포기 이후 지난해 8월 후속 사업자를 정했지만 금융시장 한파로 최근에야 자금 확보 계획이 마련되면서 사업 추진 협약을 맺었다. 그래도 산단에 공장을 짓고 가동하려면 2026년은 돼야 한다는 게 전남도 분석이다. 이러다보니 세풍산단의 경우 민간 사업자에게 모두 맡기는 게 아니라 147만㎡의 경우 아예 공영개발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추진중이다.

다만, 공영개발의 경우 민간 사업자가 개발하는 방식보다 분양가를 낮출 수는 있지만 지방채를 발행해야 하고 행안부의 타당성 조사와 중앙투자심사를 거쳐야 하는 만큼 기업들 요구에 맞춰 속도감있게 개발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광양경제자유구역청측 설명이다. 현재 전남도는 지난해부터 행안부의 타당성 조사·중앙투자심사 등을 받고 있다.

여수시 율촌·소라면 일대 379만㎡ 부지에 조성하는 율촌 2산단도 비슷하다. 2021년 민간 사업 시행자가 포기 의사를 밝혔지만 여태껏 나선 다른 사업자가 없다. 전남도는 이에 따라 전남개발공사가 대신 맡아 조성키로 하고 사전 타당성 검토를 진행중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순천·여수 광양만권의 경우 최근 이차전지, 수소, 기능성화학 등 신성장산업 분야 부지에 대한 기업들의 투자 문의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신속한 산단 용지 조성을 통한 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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