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중학생 3일 지나 검사…여고생은 다음날 새벽 진료소 찾아
코로나19 느슨해진 초기 대처 지적…교육당국 적극 대응 나서야
광주 중·고생 2명에 대한 ‘코로나19’ 감염 여부가 사흘간 수차례에 걸쳐 오락가락하다가 최종적으로 14일 오후 음성으로 판정되면서 광주 교육계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음성 결정이 났지만 학생들이 의심 환자로 분류·검진되는 일련의 과정에서 해당 학교의 코로나19 초기 대처가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미약한 증상만 있어도 선별진료소로 학생들을 보내던 기존대응과는 달리 이번 학생들은 자택으로 귀가시켰기 때문이다.
초·중·고 전 학년 등교가 지난 8일부터 시행된 만큼 학생들의 이상 유무 체크와 진료 의뢰 등의 방역 최일선 업무는 밀착 생활자인 학교와 학부모가 맡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14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시는 코로나19 확진자로 분류됐던 유덕중 A군과 대광여고 B양에 대해 원인과 향후 처리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다며 확진자로 분류했던 입장을 번복했다가 사흘이 돼서야 음성 판정을 내렸다.
교육당국은 지난달 20일부터 단계별 개학을 진행함에 따라 의심증상을 보이는 학생들에 민감하게 대응해 왔다. 유증상자뿐만 아니라 미약한 증상만 있어도 학생들을 보건소 선별진료소로 보냈던 것이다.
학생들의 코로나19 확진은 감염·확산 우려가 커 교육당국과 학부모가 방역의 최일선이라는 판단에 의해 학생 중에 코로나 의심 증상뿐만 아니라 감기·비염 등 단순 증상만 보여도 교육당국은 학부모에게 연락해 선별진료소로 보내거나 학부모와 연락이 닿지 않으면 119를 통해서라도 선별진료소로 이동시켜 진단검사를 받는 등의 선제적 조치를 취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광주지역에서 2명의 학생이 코로나19 판단 보류로 분류되는 과정에서 초기 대응이 느슨해진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2명의 학생 모두 의심 증상이 있음에도 선별진료소가 아닌 자택으로 귀가조치됐기 때문이다.
유덕중 A군은 중1년생으로 지난 8일 첫 등교를 했다가 발열과 기침, 인후통 증상이 있어 학교 보건실을 방문해 학부모와 함께 오후 2시께 조퇴해 집으로 돌아갔다.
이날 A군은 기저질환으로 오후 2시께에 광주시 광산구 신가동의 신가병원에 들려 진료를 보고 자택에 돌아갔다가 3일이 지난 11일이 되서야 서광병원 선별진료소를 들려 진료를 받았다.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A군의 상태를 확인하고 학부모에게 진료를 독려했다면 보다 빨리 대처하고, 혼선도 막을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대광여고 B양도 지난 10일 오후 1시께부터 미열과 두통이 있었지만, 오후 4시50분께 조퇴를 한 후 자택으로 귀가를 하고 다음날 새벽이 되서야 서광병원 선별진료소를 찾았다.
이후 2명은 양성 판정을 받았다가 4차례 음성 판정을 받으면서 확진자 판정이 번복되면서 혼선이 일었다.
많은 학생들이 밀집한 학교내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교육당국의 더 확실하고 강제적인 대응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학교에서 학부모를 불러 선별진료소를 들려 진료 받기를 권유해도 학부모가 이를 이행하지 않을 시에는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서구보건소 관계자는 “학생들이 코로나 유증상이 있을 때 학부모들의 선별진료소 방문은 강제적, 의무사항이 아니다”면서 “교육당국에서 선별진료소로 보내주면 검사를 진행하지만 학부모들이 오지 않는다면 대책이 없어 난감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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