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김민석기자

'3고'에 썰렁해진 대학가…개강에도 한숨 깊은 상인들

by 광주일보 2023. 3. 1.
728x90
반응형

전남대 후문, 한집 건너 '임대' 팻말…소규모 상가 공실률 20% 넘어
상인들, 방학땐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매출 늘어도 적자 보전 안돼

/클립아트코리아

지난 26일 오후 8시께 찾은 광주시 북구 전남대 후문. 후문 상권 곳곳은 대학가라고 보기엔 어려울 정도로 적막했다. 골목으로 접어들자 임대 팻말이 내걸린 점포들이 눈에 들어왔다. 수개월 동안 문을 닿은 듯 임대 팻말 위에는 먼지가 가득 쌓여있었다. 특히 대학생들을 상대로 옷을 판매하던 의류매장들은 상당수가 폐업을 하는 등 그야말로 ‘전멸’하다시피 했다.

식사 시간이 채 지나지 않은 시간이었음에도 술을 곁들이는 몇몇 식당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식당들이 일찌감치 영업을 마친 상태였다. 상가 1층을 사용하는 일부 주점과 무인점포를 제외하면 사실상 영업하고 있는 곳을 찾아보고 어려웠다.

국밥집을 운영 중인 A씨는 “밥집이라고 해도 찾는 손님이 많지 않다 보니 인건비 부담에 일찍 문을 닫는 곳이 많다”며 “개강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곧 개강을 하지만, 사실 개강 이후에도 사정을 크게 달라질 게 없을 것 같다”고 푸념했다.

27일 오전 남구의 한 대학 앞 상가들 역시 문을 닫은 곳을 쉽사리 찾아볼 수 있었다. 이곳의 한 상인은 “방학 때는 그야말로 개점휴업이나 다름없는 상태였다”며 “며칠 후 개강을 하지만 방학기간 적자를 보전하기도 어려울 지경이다. 매년 장사가 예전만 못해 떠나는 상인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주지역 주요 대학들이 3월 일제히 개강에 들어가지만, 대학상권 상인들 사이에서는 개강의 설렘보다는 근심이 더 깊어지고 있다.

특히 대학가는 ‘3고’(고금리·고물가·고환율) 여파의 직격탄을 맞은 곳으로 통한다.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부모로부터 지원으로 생활하는 대학생들의 지갑은 더욱 굳게 닫힐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대학상권은 학령인구 감소라는 사회적인 현상까지 겹치면서 위기가 더해지고 있다. 학령인구는 감소하고, 지방에 있는 대학보다 수도권 소재 대학으로 학생들이 몰려 지방대의 입학생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어서다.

이날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자료에 따르면 2023학년도 수시·정시 모집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해 추가 모집에 나선 광주·전남 대학은 18개교에 달했다.

미충원 인원은 광주권 대학이 1554명, 전남권 대학이 1475명으로 모두 3029명이다. 추가 모집 발생이 가장 많은 상위 50개 대학 중 49개 대학이 모두 지방권 소재 대학이었다. 광주·전남 7개 대학이 여기에 포함됐다.

재학생 감소도 이어지고 있다. 전남대는 2021년 1만 6285명에서 2022년 1만 6017명으로 감소했으며, 조선대도 2021년 1만8341명에서 2022년 1만8777명으로 줄었다.

갈수록 학생들은 줄고, 최근 고물가 현상까지 겹치면서 광주·전남지역 대표적인 대학상권으로 꼽히는 전남대 상권의 상가공실도 늘어나는 등 대학 주변 상인들의 근심과 우려는 깊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전남대 상권의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지난해 4분기 20.9%로 나타났다. 5곳 중 1곳은 비어있다는 얘기다.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무려 30.6%에 달했다.

또 전남대 상권의 소규모 상가공실률은 지난해 1분기 12.8%였다는 점을 감안, 불과 1년도 안돼 공실률이 10.1%포인트나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학가 주변 상가는 유동인구가 많은 이른바 ‘목 좋은 곳’ 일부를 빼면 이미 권리금이 없어진 지 오래됐고, 임대료 역시 하락하고 있다는 게 상인들의 설명이다.

문행우 전남대후문 대학로 상가번영회장은 “개강하면 매출이야 올라가겠지만 방학 기간 소실을 보전하는 수준도 안될 것”이라며 “전남대 후문 일대 상인들은 고금리에 고정비용 줄이기에 급급하다. 영업시간을 최소화하는 것도 그러한 이유”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광주 ‘불황형 창업’ 무인 점포 증가 눈에 띄네

지난 25일 광주의 ‘최고 땅값’을 자랑하는 광주시 동구 충장로 광주우체국 앞 사거리. 호남 최고 상권이라 불리는 이곳 한 건물 1층에 ‘MBTI’라는 간판을 건 무인 운세방이 주말을 맞아 성업

kwangju.co.kr

 

현직 유리 ‘깜깜이 조합장선거법’ … ‘돈 선거’ 부추긴다

“선거운동 기간은 짧은데 선거법 등 제약도 많아 얼굴도 알리기 어렵습니다.”오는 3월 8일 치러지는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가 지난 23일부터 본격 레이스에 돌입했지만, 현직 조합장에게

kwangju.co.kr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