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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인기자

“졸업하면 후련?…불안한 미래에 졸업 이후가 더 고민”

by 광주일보 2023.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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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역 대학 졸업생들에게 들어보는 취업난 현실]
두려움·막막함 속 자격증 공부 등 자기계발…고물가에 취업준비 부담도
사회 진출 대신 궁여지책 대학원 진학 늘어…“취업 지원정책 더 많아지길”

임다은 조선대 무역학과

4년만의 대면 졸업식을 진행한 광주지역 대학가에서는 올해도 좁아진 취업난에 졸업생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대학생활의 마침표가 ‘취업’이 된지 오래지만, 여전히 높은 취업 문턱에서 광주·전남 졸업생들은 취업을 못해 자기계발과 취업준비에 나서는 모양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졸업생들은 사회로 나가기 보다는 대학원 진학을 선택하고 있다.

26일 지역 대학가에 따르면 전남대와 조선대는 지난 24일, 호남대는 지난 23일 각각 ‘2022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을 진행하는 등 주요 대학들이 대부분 졸업식을 치렀다.

24일 전남대와 조선대 캠퍼스에서 만난 졸업생들의 얼굴엔 미소가 한 가득이었다. 자녀들의 졸업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학부모들로 캠퍼스는 붐볐다. 축하 현수막, 꽃다발과 함께 가족, 친구들과 마스크를 벗은 채 사진 찍으며 대학 생활의 추억을 남기는 이들의 모습은 들떠있었다.

하지만 졸업생들은 마냥 즐거워 하지는 못했다. 당장 취업문을 넘지 못한 졸업생들은 졸업식이 끝난 다음날부터 무엇을 해야 할 지 고민이 깊기 때문이다. 광주일보가 만난 6명의 졸업생 중 절반인 3명은 취업준비를 앞두고 있었다.

올해 호남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이동현(25)씨는 “영상 편집, PD, 광고 등 멀티미디어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면서 “원하는 업종에 취업할 수 있을지, 대학에서 배운 내용을 잘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 등 다양한 두려움과 막막한 감정이 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당장 영상편집 학원을 다니면서 일러스트, 포토샵 등 취업에 도움 될 만한 자격증도 공부를 할 계획이라는 이씨는 “물가가 올라 취업에 앞서 금전적 압박을 받는다. 오로지 취업에 힘을 쏟아 붙기도 어렵고 다양한 경험을 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라며 “취업 준비생들을 위한 지원 정책이 더욱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한세린 전남대 소프트웨어공학과

전남대 소프트웨어공학과를 졸업한 한세린(25)씨는 자기계발을 선택했다. 한씨는 졸업 후 반년 간 인공지능 관련 K-디지털트레이닝 교육을 받을 계획이다.

교육을 수료한 뒤 해외여행을 다녀올 생각이라는 한씨는 “취업난으로 능력있는 청년들이 마음껏 재량을 뽐내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며 “청년들에게 많은 기회가 제공되고 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고 소원했다.

임다은(24·조선대 무역학과)씨도 아직 취업하지 못했지만, 당분간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지낼 계획이다. 코로나19로 본격적인 대학 생활을 경험하지 못한 아쉬움 때문에 시간에 쫓겨 취업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다.

임씨는 “일단 자격증 공부를 하면서 어떤 직업을 선택할 지 고민해보겠다”면서 “공무원 혹은 전공을 살려 무역관련 회사에 들어가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서둘러 취업을 하기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고 싶다”고 웃어보였다.

양지원 전남대 농생명화학과

취업준비보다는 학교에 남기로 한 졸업생도 있었다. 동일 전공의 대학원행을 선택한 양지원(25·전남대 농생명화학과)씨는 전남대 생태시스템 연구실에서 석사 과정을 거치며 논문 발표와 환경 관련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양씨는 “같은 시기, 같은 나이에 졸업한 지인들이 취업, 창업 등을 하는 모습을 보며 조바심도 들고 진로에 생긴 확신도 옅어지곤 했다”며 “그동안 ‘졸업하면 후련하겠다’는 생각뿐이었는데 막상 졸업하고나니 미래에 대한 본격적인 고민이 들었다”고 말했다.

정예진 전남대 바이오에너지과

정예진(22·전남대 바이오에너지공학과)씨도 취업보다 대학원을 택했다. 정씨는 학부와 같은 전공의 석사 진학을 앞두고 있다. 현재는 학과 연구실에 출근하며 전공 관련 실험을 준비 중이다.

최근 이들처럼 취업을 하지 않은 대졸자들이 대학원으로 몰리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 교육 통계를 보면 지난해 전국 대학원 입학생은 13만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학원생 수가 늘어난 것은 청년 실업과 관련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민간 기업들의 신규 채용이 줄어든 데다, 공기업 등 공공 부문도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느라 청년 채용을 줄이면서 갈 곳을 잃은 대졸자들이 궁여지책으로 대학원 진학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한균호 조선대 법학과

취업에 성공한 졸업생들도 스스로 계발을 멈추지 않을 예정이다. 한균호(27·조선대 법학과)씨는 졸업 전 중소기업 사무직으로 취업했다. 몇 년 간 회사에서 사회경험도 쌓고 돈을 모으면서 자신의 경쟁력을 높일 예정이다.

한씨는 “취업했지만 미래가 불안한 것은 여전하다”면서 “현재 직장에서 경험을 쌓으면서 일한만큼 돈을 벌 수 있고 이와 함께 안정적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는 세무사 등 전문직 준비도 게을리 하지 않을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천홍희 기자 stro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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