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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속 방치한 노후 상수도 시설
전문인력 부족·예산 투입 인색
고장 발견 뒤 안일한 후속 조치
휴일 오후 광주시민을 불안 속으로 몰아넣은 사상 초유의 대규모 단수 사고는 ‘방치한 노후 시설, 인색한 예산 투입, 부족한 전문인력’ 등이 어우러진 예고된 인재(人災)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땅속 시한폭탄…손놓고 있는 노후 상수도 시설 관리=13일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지난 12일 단수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 고장 난 유출밸브는 1994년 덕남정수사업소 준공과 함께 설치된 30년 가까이 노후한 시설이다.
이미 사용가능기간(내용연수)인 11년을 두 배 이상 넘긴 탓에 철저한 관리가 요구됐지만, 광주시는 형식적인 육안 점검과 외관 조사에 의지하는 등 소홀하게 관리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1985년 준공한 광주의 또 다른 대형 정수장인 용연정수사업소에도 40년 가까이 된 노후 유출 밸브가 설치돼 있지만, 아직까지 추가사고에 대비한 대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
상수도 전문가들은 노후 상수도 시설을 ‘땅속 시한폭탄’으로 비유하며,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일단 광주 도심 지하에 깔린 수도관만 총 4046㎞로, 이 중 20년 이상된 노후관은 절반인 2013㎞에 이른다. 일부 노후 상수도관은 정부에서 1994년부터 국민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상수도관으로 사용을 금지한 아연(도금) 강관으로, 시민 건강마저 위협하고 있다. 노후 상수도관 등 상수도 시설은 눈에 보이지 않는 땅속에 묻혀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 예측할 수 없는 사고가 발생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경고다.
실제 광주에선 노후 상수도 시설로 인해 시민에게 직접 피해를 주는 수질 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2019년에는 일부 지역에서 수도관 내부 코팅막이 벗어지는 사고가 발생해 258세대가 피해를 입었고, 2020년에는 두 차례나 유압밸브 관련 등에 따른 탁수(흐린물) 피해가 발생해 120여 세대에게 피해 보상을 했다.
◇사고 후 안일한 후속 조치도 입살=단수사고 발생 후 안일한 후속 조치도 입살에 오르고 있다.광주시는 이미 지난 12일 새벽 3시 30분께부터 상수도사업본부 상황실 전광판에 정수지 유출량 이상 신호가 감지됐는데도 통신오류로 잘못 판단하고, 같은 날 오전 6시가 돼서야 유출밸브 고장을 발견한 뒤 대응에 들어갔다.
시민에게 공지한 단수 시점도 분통을 터트리게 하고 있다. 광주시는 단수시점이었던 12일 오후 1시를 불과 1시간여 남긴 오전 11시 42분에야 안전 안내 문자메시지로 시민들에게 단수를 공지했다. 애초 (12일) 오후 1시까지는 물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돼 단수 통보를 미리 하지 않은 것 이라는 게 시의 해명이다.
◇말뿐인 상수도 전문 인력 투입…예산 증가도 쥐꼬리=이 같은 광주시 상수도 행정의 총체적 문제는 인력 구조상 예견된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광주시는 민선 7기 때 상수도 행정을 맡고 있는 일부 구성원의 전문성이 떨어지고 상수도 관련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대대적인 인사혁신을 예고 했지만, 예고에만 그쳤다는 지적이다.
사업소인 상수도사업본부 성격상 승진과 교육 등에서 밀리는 사례가 있고 한직으로 여겨지는 탓에 직렬·직급별 근무 경력이 짧거나 사실상 승진을 포기한 공무원, 정년을 앞두거나 건강이 좋지 않은 공무원 등이 일부 배치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선 광주시가 2005년까지 유지했던 상하수도 전문직렬인 ‘수도 토목직’을 없앤 이후 상수도 분야에서 전문인력 고갈현상을 겪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선 토목직 등 기술직 관리자를 전문 인력으로 육성해 전진 배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최근 지역 내 주요 해결 과제로 떠오른 가뭄에 따른 단수 대책 등까지 아우르기 위해선 상수도 전문인력 확충이 절실하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노후 상수도 시설 개선 예산 확충도 시급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흐르고 있다. 역대급 가뭄 대책까지 요구되는 상황에서 올해 노후 상수도관 교체 사업 예산은 114억원이 배정되는 데 그쳤고, 전체 상수도사업 예산도 전년(1373억원)보다 겨우 54억원(4.1%) 증가했을 뿐이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땅속 시한폭탄…손놓고 있는 노후 상수도 시설 관리=13일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지난 12일 단수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 고장 난 유출밸브는 1994년 덕남정수사업소 준공과 함께 설치된 30년 가까이 노후한 시설이다.
이미 사용가능기간(내용연수)인 11년을 두 배 이상 넘긴 탓에 철저한 관리가 요구됐지만, 광주시는 형식적인 육안 점검과 외관 조사에 의지하는 등 소홀하게 관리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1985년 준공한 광주의 또 다른 대형 정수장인 용연정수사업소에도 40년 가까이 된 노후 유출 밸브가 설치돼 있지만, 아직까지 추가사고에 대비한 대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
상수도 전문가들은 노후 상수도 시설을 ‘땅속 시한폭탄’으로 비유하며,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일단 광주 도심 지하에 깔린 수도관만 총 4046㎞로, 이 중 20년 이상된 노후관은 절반인 2013㎞에 이른다. 일부 노후 상수도관은 정부에서 1994년부터 국민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상수도관으로 사용을 금지한 아연(도금) 강관으로, 시민 건강마저 위협하고 있다. 노후 상수도관 등 상수도 시설은 눈에 보이지 않는 땅속에 묻혀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 예측할 수 없는 사고가 발생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경고다.
실제 광주에선 노후 상수도 시설로 인해 시민에게 직접 피해를 주는 수질 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2019년에는 일부 지역에서 수도관 내부 코팅막이 벗어지는 사고가 발생해 258세대가 피해를 입었고, 2020년에는 두 차례나 유압밸브 관련 등에 따른 탁수(흐린물) 피해가 발생해 120여 세대에게 피해 보상을 했다.
◇사고 후 안일한 후속 조치도 입살=단수사고 발생 후 안일한 후속 조치도 입살에 오르고 있다.광주시는 이미 지난 12일 새벽 3시 30분께부터 상수도사업본부 상황실 전광판에 정수지 유출량 이상 신호가 감지됐는데도 통신오류로 잘못 판단하고, 같은 날 오전 6시가 돼서야 유출밸브 고장을 발견한 뒤 대응에 들어갔다.
시민에게 공지한 단수 시점도 분통을 터트리게 하고 있다. 광주시는 단수시점이었던 12일 오후 1시를 불과 1시간여 남긴 오전 11시 42분에야 안전 안내 문자메시지로 시민들에게 단수를 공지했다. 애초 (12일) 오후 1시까지는 물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돼 단수 통보를 미리 하지 않은 것 이라는 게 시의 해명이다.
◇말뿐인 상수도 전문 인력 투입…예산 증가도 쥐꼬리=이 같은 광주시 상수도 행정의 총체적 문제는 인력 구조상 예견된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광주시는 민선 7기 때 상수도 행정을 맡고 있는 일부 구성원의 전문성이 떨어지고 상수도 관련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대대적인 인사혁신을 예고 했지만, 예고에만 그쳤다는 지적이다.
사업소인 상수도사업본부 성격상 승진과 교육 등에서 밀리는 사례가 있고 한직으로 여겨지는 탓에 직렬·직급별 근무 경력이 짧거나 사실상 승진을 포기한 공무원, 정년을 앞두거나 건강이 좋지 않은 공무원 등이 일부 배치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선 광주시가 2005년까지 유지했던 상하수도 전문직렬인 ‘수도 토목직’을 없앤 이후 상수도 분야에서 전문인력 고갈현상을 겪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선 토목직 등 기술직 관리자를 전문 인력으로 육성해 전진 배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최근 지역 내 주요 해결 과제로 떠오른 가뭄에 따른 단수 대책 등까지 아우르기 위해선 상수도 전문인력 확충이 절실하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노후 상수도 시설 개선 예산 확충도 시급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흐르고 있다. 역대급 가뭄 대책까지 요구되는 상황에서 올해 노후 상수도관 교체 사업 예산은 114억원이 배정되는 데 그쳤고, 전체 상수도사업 예산도 전년(1373억원)보다 겨우 54억원(4.1%) 증가했을 뿐이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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