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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은기자

창 밖에는 대나무…창 안에는 그림 ‘무각사 힐링’

by 광주일보 2023.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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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카페, 전시공간으로 변신
1년간 한 작가가 주제별 전시 꾸며
첫 전시는 문봉선 수묵작품전
2~3전시관 대관·중견작가 기획전
4~7월 광주비엔날레전시관으로
로터스 갤러리 2개 전시관 포함
‘로터스 아트 스페이스’로 새 출발

로터스갤러리를 운영해온 도심사찰 무각사는 기존 북카페를 전시공간으로 새단장, 모두 세 개 전시공간을 갖춘 ‘로터스 아트 스페이스’를 오픈했다.

유리창 너머, 죽죽 뻗은 대나무 덕에 바깥은 온통 초록빛이다. 창가에 가지런히 놓인 탁자 위에 차 한잔 놓아두고 창밖을 바라보는 것도 좋은데, 고개를 반대 쪽으로 돌리면 ‘그림’ 보는 즐거움이 더해진다.

도심 사찰 무각사는 사람들에게 힐링의 순간을 선사해왔다. 사시사철 꽃과 나무가 아름다운 고즈넉한 절집 이곳 저곳은 산책하기 좋고, 다양한 전시를 만나는 로터스 갤러리는 문화 향기가 흐르는 공간이다.

지난 9일 무각사에 또 하나의 전시장이 문을 열었다. 기존 북카페가 갤러리로 변신, 모두 세 개의 전시실을 갖춘 미술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2010년 재불화가 방혜자 초대전을 시작으로 문을 연 로터스 갤러리는 2018년 지하 창고를 개조, 대나무숲이 어우러진 두 번째 전시공간을 꾸몄다. 갤러리에서는 중견 작가 기획전, 청년작가 공모전을 꾸준히 열었고, 광주비엔날레 전시공간으로도 쓰였다.

따뜻한 나무와 은은한 조명으로 꾸며진 새로운 전시공간은 창밖의 대나무숲과 이끼 정원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기존 카페가 조금은 번잡스러웠던 데 반해 이곳은 조용히 사색하고, 그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무각사 아트스페이스 로터스 갤러리에서 열리는 문봉선 展

무각사는 새로운 공간 조성을 계기로 로터스 갤러리를 ‘로터스 아트 스페이스’(LOTUS ART SPACE)로 변경했다. 조만간 갤러리 앞 주차장에 연못을 조성해 현재 대웅전 앞 마당에 설치된 재독작가 김현수의 대형 연꽃 조형물 ‘백련’도 옮겨올 예정이다.

새로운 제 1전시관은 ‘올해의 작가’처럼 매년 한명의 작가를 선정, 1년간 작품을 선보이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2전시관은 대관전, 3전시관은 넓은 규모를 감안해 중견작가 기획전을 열 예정이다. 4월7일부터 7월말까지 2~3전시관은 광주비엔날레전시관으로 사용된다.

제 1전시관 첫 전시로는 무여(無如) 문봉선 작가를 초대했다. 문 작가는 2020년 로터스 갤러리에서 열린 매화전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고, 대웅전 상량문을 쓰는 등 무각사와도 인연이 있다.

9일 만난 문 작가는 4~5가지 테마로 1년간 전시를 꾸려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첫 주제는 ‘水’다. 마침 광주비엔날레 전시 주제 역시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여서 일맥상통한다. 대나무 숲에서, 화폭에 흐르는 물을 따라 고요히 생각에 잠기기 좋은 기회다.

“새롭게 문을 여는 공간에서, 그것도 1년간 전시한다는 게 작가로서 큰 기쁨입니다. ‘물’에 이어 연꽃, 모란, 대지, 바람, 대나무 등을 주제로 수묵작품을 선보이고, 마지막은 서예 ‘초서’를 전시할 계획이예요. 예향에서 수묵의 다양함을 보여줄 수 있어 영광입니다. 후배 작가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됐으면 좋겠습니다.”

‘流水’

전시작들은 잔잔하고 아련하다. 먹이 종이에 ‘확’ 번지는 느낌 대신, 가랑비가 내리듯 스며들어가는 모습에 한참 동안 눈길이 머문다. 마치 안개가 낀듯한 뿌연 화면, 촉촉한 물안개 대신 건조함이 느껴지는 안개다. 한지 위 흑과 백의 아스라한 경계 위에 놓인 풍경과 사람들도 인상적이다. 특히 물 위로 긴머리를 늘어뜨린 버드나무 가지의 자연스러운 흔들림은 마음을 일렁이게 한다.

이런 느낌은 한지의 특성을 고려해 붓 대신, 화장솔로 작업해 얻어낸 결과물이다. 그는 수묵에서 정말 어려운 것은 가장 평범하고,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물’을 다루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종이를 다루는 것도 지난한 작업입니다. 화선지10년, 한지 10년은 다뤄봐야 종이를 안다고 하죠. 거칠어 다루기 힘든 한지를 이길 수 있는 붓을 고민하다 여성들이 쓰는 화장솔로 작업했죠. 결과적으로 물기가 확 번지는 것이 아니라, 남도 창처럼 느릿하게, 퍼져나가며 독특한 화면을 만들어냈습니다.”

한면을 채운 7m 길이의 대작은 어느 겨울, 태풍이 몰려온 고향 제주 앞바다를 그린 작품이다. 거친 붓질과 먹색으로 꿈틀대는 화면은 역동적이다. 먹이 마르기 전 1시간에 만에 퍼포먼스하듯 그려 나간 작품이다.

‘水’를 주제로 전시회를 갖는 문봉선 작가.

그는 한라산 중산간에 살았던 어릴 적 기억이 길어올린 수평선과 지평선의 감각, 변화하는 자연이 전하는 색감 등이 작업 중 불쑥불쑥 튀어나온다고 말했다. 문 작가는 전시 기간 중 시연 행사 등도 열 계획이다.

홍익대 동양화과와 동대학원을 거쳐 중국남경예술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문 작가는 중앙미술대전 대상, 대한민국미술대전 대상 등을 수상했으며 ‘문봉선의 시화첩 梅’(열화당) 등을 펴냈다.

/글·사진=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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