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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여행자 위한 ‘액티비티’ 상품 기획
온 몸 마비 희귀병 불구 2018년 여행사 창업
패러글라이딩·바다낚시 등 여행 상품 선보여
“여행을 꿈꾸는 장애인들이 ‘갈 수 있는’ 여행지가 아닌 ‘하고 싶은’ 여행을 경험하게 하고 싶었습니다.”
무빙트립의 신현오 대표(31·사진)가 장애인 여행사를 꾸린 이유다. 신대표 역시 장애인이다. 손가락을 거의 사용할 수 없고 무릎 아래 말초신경 근육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다. 4살 때부터 희귀난치병인 샤르코마리투스 병을 갖게 되면서 현재까지 휠체어 장애인의 삶을 살고 있다.
전북 순창 출신인 그는 어린 시절엔 신체적 한계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것 같아 막막했다. 청소년기 때 우연히 장애인으로 구성된 대표와 직원이 꾸리는 한 휠체어 업체를 알게 되면서 ‘장애인은 절대 할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창업에 대한 꿈을 꾸게 됐다.
본격적인 ‘홀로서기’는 재활 운동 중 소개받은 국두홍 전 목포해양대 교수를 만나면서다. 국교수는 그의 자취방에 찾아와 “나가서 장을 봐오라”며 대뜸 밖으로 내보냈고 문을 잠갔다. 눈 앞에 펼쳐진 경사진 오르막과 내리막, 휠체어는 오를 수 없는 계단, 장애인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그를 움츠리게 했다. 역설적으로 교수님이 밖으로 나가라며 안에서 닫은 대문은 그의 ‘마음의 문’을 열게 했다.
신 대표는 조금씩 혼자서 하는 일에 도전했다. 여행을 좋아했던 그는 장애인 콜택시 ‘새빛콜’을 타고 담양에 다녀왔다. 혼자 떠난 첫번째 여행이었다. 또 다른 도전은 패러글라이딩이었다. 대부분의 업체가 휠체어 장애인은 안된다고 선을 그었지만 단양의 한 업체가 겨우 승낙해 도전할 수 있었다.
“하늘로 날아오르는 순간 자유로워진 느낌을 받았습니다. 휠체어를 타고 다니다 보니 주로 바닥을 보며 살았는데 비로소 정면으로 하늘을 마주할 수 있었던 거죠.”
이후 그는 ‘내가 느낀 감정을 다른 장애인들도 느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렇게 2018년 8월 장애인 여행사 ‘무빙트립’을 열었다. 다른 여행사들과 달리 ‘갈 수 있는’이 아닌 ‘가고 싶은’ 여행지를 가는 것을 목표로 했다. 신대표는 장애인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액티비티를 목표로 직접 여행 상품을 기획했다. 글램핑, 하이킹, 오프로드, 패러글라이딩, 요트타기 등 테마도 다양하다. 모든 액티비티는 안전 검증을 위해 신 대표가 3번씩 체험해본 후 내놓은 상품들이다.
현재는 11명의 직원을 둘 만큼 규모있는 회사로 발돋움 했지만 창업 이후 8개월간 한 명의 고객도 받지 못했다. 신 대표는 가장 처음 고객이 됐던 분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뇌병변 장애를 갖고 있던 분이었어요. ‘회사에서 직원 연수를 갈 때도 늘 혼자 남아있어 아쉬웠다’며 ‘꼭 한번 액티비티를 경험해 보고 싶다’고 했죠. 함께 제주도를 방문해 바다낚시를 도왔습니다. 그분이 낚시를 마친 뒤 제 손을 잡고 ‘꿈으로만 꿔왔던 일을 현실로 이뤄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하던 순간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신 대표는 장애인들의 무장애 여행을 매개로 장애인에 대한 비장애인의 인식 변화는 물론 장애인들 스스로 ‘하지 못한다’는 좌절감에서 벗어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무빙트립의 신현오 대표(31·사진)가 장애인 여행사를 꾸린 이유다. 신대표 역시 장애인이다. 손가락을 거의 사용할 수 없고 무릎 아래 말초신경 근육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다. 4살 때부터 희귀난치병인 샤르코마리투스 병을 갖게 되면서 현재까지 휠체어 장애인의 삶을 살고 있다.
전북 순창 출신인 그는 어린 시절엔 신체적 한계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것 같아 막막했다. 청소년기 때 우연히 장애인으로 구성된 대표와 직원이 꾸리는 한 휠체어 업체를 알게 되면서 ‘장애인은 절대 할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창업에 대한 꿈을 꾸게 됐다.
본격적인 ‘홀로서기’는 재활 운동 중 소개받은 국두홍 전 목포해양대 교수를 만나면서다. 국교수는 그의 자취방에 찾아와 “나가서 장을 봐오라”며 대뜸 밖으로 내보냈고 문을 잠갔다. 눈 앞에 펼쳐진 경사진 오르막과 내리막, 휠체어는 오를 수 없는 계단, 장애인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그를 움츠리게 했다. 역설적으로 교수님이 밖으로 나가라며 안에서 닫은 대문은 그의 ‘마음의 문’을 열게 했다.
신 대표는 조금씩 혼자서 하는 일에 도전했다. 여행을 좋아했던 그는 장애인 콜택시 ‘새빛콜’을 타고 담양에 다녀왔다. 혼자 떠난 첫번째 여행이었다. 또 다른 도전은 패러글라이딩이었다. 대부분의 업체가 휠체어 장애인은 안된다고 선을 그었지만 단양의 한 업체가 겨우 승낙해 도전할 수 있었다.
“하늘로 날아오르는 순간 자유로워진 느낌을 받았습니다. 휠체어를 타고 다니다 보니 주로 바닥을 보며 살았는데 비로소 정면으로 하늘을 마주할 수 있었던 거죠.”
이후 그는 ‘내가 느낀 감정을 다른 장애인들도 느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렇게 2018년 8월 장애인 여행사 ‘무빙트립’을 열었다. 다른 여행사들과 달리 ‘갈 수 있는’이 아닌 ‘가고 싶은’ 여행지를 가는 것을 목표로 했다. 신대표는 장애인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액티비티를 목표로 직접 여행 상품을 기획했다. 글램핑, 하이킹, 오프로드, 패러글라이딩, 요트타기 등 테마도 다양하다. 모든 액티비티는 안전 검증을 위해 신 대표가 3번씩 체험해본 후 내놓은 상품들이다.
현재는 11명의 직원을 둘 만큼 규모있는 회사로 발돋움 했지만 창업 이후 8개월간 한 명의 고객도 받지 못했다. 신 대표는 가장 처음 고객이 됐던 분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뇌병변 장애를 갖고 있던 분이었어요. ‘회사에서 직원 연수를 갈 때도 늘 혼자 남아있어 아쉬웠다’며 ‘꼭 한번 액티비티를 경험해 보고 싶다’고 했죠. 함께 제주도를 방문해 바다낚시를 도왔습니다. 그분이 낚시를 마친 뒤 제 손을 잡고 ‘꿈으로만 꿔왔던 일을 현실로 이뤄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하던 순간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신 대표는 장애인들의 무장애 여행을 매개로 장애인에 대한 비장애인의 인식 변화는 물론 장애인들 스스로 ‘하지 못한다’는 좌절감에서 벗어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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