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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정사진 없이 떠난 ‘세모녀 사건’ 접하며 봉사 결심
35만원 상당 사진 무료 제공…보육원 등 봉사활동도
세월의 흔적이 담긴 입가의 주름 사이로 미소가 번진다. 평소 하지 않던 화장과 머리가 어색한 듯 연신 매만지며 허리를 꼿꼿하게 세운다. ‘찰칵’하는 셔터음과 함께 누군가의 장수사진이 완성된다.
광주시 광산구 수완동에 위치한 더홍스튜디오 광주점은 지난 25일 광주지역 홀몸어르신을 대상으로 ‘장수사진 촬영’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이날 장수사진을 촬영한 어르신은 10명. 어려운 환경으로 사진 한장 갖지 못한 어르신들은 더홍스튜디오의 촬영 봉사 덕분에 액자로 제작된 장수사진을 간직할 수 있게 됐다.
전국에 20여개 지점이 있는 더홍스튜디오는 모든 지점이 장수 사진 촬영 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촬영에는 메이크업(15만원)과 촬영(20만원) 등 한 사람당 35만원 가량의 비용이 들지만, 이를 감수할 만큼 가치가 있다는게 더홍스튜디오의 입장이다.
이 모든 비용을 책임지고 있는 더홍스튜디오의 배혜정(47·사진) 대표는 여수 출신으로 탁구 전남도대표로 활동하며 체육 유망주의 길을 걸어왔다.자연스레 체대에 입학했지만 예상치 못한 슬럼프로 오랜 방황의 시간을 겪는다.
그러던 중 여수 중앙동 거리를 걷던 어느 날 한 사진관에 걸린 가족사진을 보게 됐고, 덜컥 이끌려 사진관 문을 열고 들어가게 된다.
배 대표는 다짜고짜 사진관 사장님에게 “저 혹시 여기서 일해도 돼요?”라고 물었고 그렇게 본격적인 사진 인생이 시작됐다. 그는 가게 바닥을 닦는 것을 시작으로 카메라 먼지를 털고 인화에 참여하며 조금씩 사진에 대한 감을 익혔고 이후 촬영부터 편집까지 도맡게 됐다.
배 대표의 봉사활동은 어느 한순간 시작된 게 아니었다. 사진관 직원으로 일하면서도 꾸준히 고아원을 방문해 아이들과 놀아주고 빨래도 했다. 또 요양원을 찾아가서는 어르신 팔다리를 주물러 드리는 봉사도 해왔다. 현재는 장수사진 뿐 아니라 아동보육원 신애원(광주시 남구)을 방문해 신학기 증명사진을 무료로 촬영하고 있다.
장수사진 봉사는 우연히 뉴스로 접한 ‘세모녀 사건’이 계기가 됐다. 배 대표는 “세모녀가 사진 한장 없이 장례를 치렀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너무 아팠다. 사진 한 장 없이 떠나는 분들이 더는 없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직원들과 회의를 통해 사진 봉사를 계획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을 받아 든 어르신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배 대표의 손을 꼭 잡고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기억에 남는 순간도 있다. 암환자들을 대상으로 장수 사진 봉사를 진행했을 당시 촬영이 끝나고 한 어르신이 조용히 찾아와 밭에서 캔 야채를 봉투에 담아 건넸다. 그러면서 ‘자식을 먼저 보내고 오랫동안 힘들게 살아왔는데 이렇게 사진으로나마 웃을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다.
배 대표는 “오늘날은 휴대폰으로 쉽게 촬영할 수 있지만 이마저도 하지 못해 사진 한장 갖지 못하는 분들도 의외로 많다”며 “무엇보다 자신의 모습이 담긴 소중한 사진을 가슴에 품고 사는 분들이 있다는 걸 생각하며 오래도록 봉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광주시 광산구 수완동에 위치한 더홍스튜디오 광주점은 지난 25일 광주지역 홀몸어르신을 대상으로 ‘장수사진 촬영’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이날 장수사진을 촬영한 어르신은 10명. 어려운 환경으로 사진 한장 갖지 못한 어르신들은 더홍스튜디오의 촬영 봉사 덕분에 액자로 제작된 장수사진을 간직할 수 있게 됐다.
전국에 20여개 지점이 있는 더홍스튜디오는 모든 지점이 장수 사진 촬영 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촬영에는 메이크업(15만원)과 촬영(20만원) 등 한 사람당 35만원 가량의 비용이 들지만, 이를 감수할 만큼 가치가 있다는게 더홍스튜디오의 입장이다.
이 모든 비용을 책임지고 있는 더홍스튜디오의 배혜정(47·사진) 대표는 여수 출신으로 탁구 전남도대표로 활동하며 체육 유망주의 길을 걸어왔다.자연스레 체대에 입학했지만 예상치 못한 슬럼프로 오랜 방황의 시간을 겪는다.
그러던 중 여수 중앙동 거리를 걷던 어느 날 한 사진관에 걸린 가족사진을 보게 됐고, 덜컥 이끌려 사진관 문을 열고 들어가게 된다.
배 대표는 다짜고짜 사진관 사장님에게 “저 혹시 여기서 일해도 돼요?”라고 물었고 그렇게 본격적인 사진 인생이 시작됐다. 그는 가게 바닥을 닦는 것을 시작으로 카메라 먼지를 털고 인화에 참여하며 조금씩 사진에 대한 감을 익혔고 이후 촬영부터 편집까지 도맡게 됐다.
배 대표의 봉사활동은 어느 한순간 시작된 게 아니었다. 사진관 직원으로 일하면서도 꾸준히 고아원을 방문해 아이들과 놀아주고 빨래도 했다. 또 요양원을 찾아가서는 어르신 팔다리를 주물러 드리는 봉사도 해왔다. 현재는 장수사진 뿐 아니라 아동보육원 신애원(광주시 남구)을 방문해 신학기 증명사진을 무료로 촬영하고 있다.
장수사진 봉사는 우연히 뉴스로 접한 ‘세모녀 사건’이 계기가 됐다. 배 대표는 “세모녀가 사진 한장 없이 장례를 치렀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너무 아팠다. 사진 한 장 없이 떠나는 분들이 더는 없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직원들과 회의를 통해 사진 봉사를 계획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을 받아 든 어르신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배 대표의 손을 꼭 잡고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기억에 남는 순간도 있다. 암환자들을 대상으로 장수 사진 봉사를 진행했을 당시 촬영이 끝나고 한 어르신이 조용히 찾아와 밭에서 캔 야채를 봉투에 담아 건넸다. 그러면서 ‘자식을 먼저 보내고 오랫동안 힘들게 살아왔는데 이렇게 사진으로나마 웃을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다.
배 대표는 “오늘날은 휴대폰으로 쉽게 촬영할 수 있지만 이마저도 하지 못해 사진 한장 갖지 못하는 분들도 의외로 많다”며 “무엇보다 자신의 모습이 담긴 소중한 사진을 가슴에 품고 사는 분들이 있다는 걸 생각하며 오래도록 봉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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