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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인기자

비건어게인 “동물 뿐 아니라 지구를 위해 비건 인구 늘었으면”

by 광주일보 2023.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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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 교수·학생들로 구성된 ‘비건어게인’
학교 주변 비건 식당 찾아 지도로 만들어 배포 계획
“환경·기후위기 극복 위해 일상의 불편함 감수해야죠”

‘비건 어게인’ 멤버들이 비건 관련 공부를 위해 모임을 갖고 있는 모습. <이호영씨 제공>

환경을 해치는 육류를 지양하고 채식을 지향하는 비건인들을 위해 일상의 사소한 것부터 바꿔 나가는 광주의 비건 환경 단체가 있다. 주인공은 전남대 교수와 학생들로 구성된 비건어게인.

전남대 문화인류고고학과 수업을 계기로 만난 이들은 함께 모여 비건에 대해 공부하고 나아가 비건 문화 확산을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이들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전남대 주변 비건 식당 리스트를 만드는 것. 이들은 먼저 ‘학식’(학교급식)에 주목했다. 전남대에는 한국인을 포함해 다양한 나라에서 유학을 온 외국인들이 재학 중이다. 한국인 중에도 비건 성향을 가진 이들이 있고 외국인 중에서도 종교적 이유로 비건식을 지향하기도 한다.

이날 인터뷰를 맡은 이호영(27·생활복지학과)씨는 “국제협력관 선생님과 주변의 대학생 친구들에게 비건에 대해 물었더니 생각보다 비건을 지향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그러나 학식 뿐 아니라 학교 주변 식당이 비건 친화적이지 않은 탓에 아쉬워하는 친구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학식에 비건을 추가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기획하던 중 학교 주변 식당에 초점을 맞추게 됐다.

먼저 전남대를 정문과 후문, 상대 뒷편 3구역으로 나눠 비건 식단 요청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식당 리스트를 작성했다. 조건은 세가지였다. 동물성 재료가 많지 않아 비건식으로 해도 맛이 크게 달라지지 않고, 주방장의 음식 정체성을 흐트러뜨리지 않아야 하며, 대체 가능한 식단이 있어야 했다. 예를 들어 고기 대신 식감이 비슷한 버섯으로 교체해달라고 레시피를 변경하는 것과 같은 부탁들이었다.

이들은 직접 식당을 하나하나 방문해 비건 요리를 요청했다. 응하지 않는 곳도 있었고 당황해 하면서도 원하는 대로 조리해주는 식당도 있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전남대 주변 비건 식당 리스트는 15여 곳.

이씨는 “광주에 이렇게 비거니즘을 지향하는 이들이 있고 비건이 아니면 안되는 사람도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현재는 비건 식당 리스트를 모으고 있으며 차후 지도 형태로 제작해 공공기관과 학교 등에 배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물론 비건 어게인 멤버 모두가 비건은 아니다. 채식을 위해, 환경을 위해, 비건을 공부하기 위해 함께한 이들도 있다. 설령 비건이라 하더라도 ‘비건을 지향하는 사람’이라며 몸을 낮추기도 한다.

“비건을 지향하며 살아가는 것은 비건에 대한 편견과 마주해야 하기에 결코 쉽지 않습니다. 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하면 “그럼 식물은 안 불쌍해?”라며 묻거나 비건을 지향하기 전 샀던 구스다운 패딩 등을 보며 지적하기도 했죠. 한번은 식당에 가서 토마토 스파게티를 주문하며 육류를 빼달라고 요청했더니 알겠다고 하면서 결국엔 ‘그렇게 먹으면 맛이 없다’며 베이컨을 갈아낸 스파게티를 주기도 했어요.”

비건으로 살고 비건을 지향한다는 것은 일상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한다.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마주하지 않으면 바뀌지 않을 거라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이씨는 “비건은 동물권에 대한 인식에 한정된 것이 아닌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를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환경 등 기후위기 등과 맞물려 있기에 비건을 지향하는 이들이 점차 늘어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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