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5·18 노래로 트로트 오디션 본선 진출 광주 출신 가수 정다한씨
나훈아 ‘엄니’ 등 가사에 한이 담긴 트로트 매력에 ‘푹’
음반 발매 10년차 ‘중고 신인’ 3월 서울서 단독 콘서트
“힘들 때, 슬플 때, 모든 순간 순간마다 생각나는 가수가 되고 싶습니다.”
광주에서 나고 자란 트로트 가수가 오디션 프로에서 5·18의 아픔을 담은 곡을 불러 본선에 진출했다. 주인공은 가수 정다한(32·사진)씨.
정씨는 최근 방영된 MBN 예능 ‘불타는 트롯맨’에서 팬텀싱어 초대 우승자 손태진과 맞붙어 1표차로 본선 3라운드에 올랐다. 정씨는 본선 3라운드에 앞서 나훈아의 ‘엄니’를 선곡했다. ‘엄니’는 나훈아가 1987년 직접 작사·작곡한 곡으로 희생된 5월 영령들이 남아 있는 부모를 달래는 내용의 노래다.
정씨가 5·18의 아픔을 담은 곡을 선택한 것은 광주에서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한 ‘광주 토박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그는 어릴 적부터 5·18을 겪은 가족들로부터 그날의 아픔을 들어왔다.
1980년 당시 정씨의 아버지는 친구집에 피신해 있던 터라 일주일가량 집에 돌아오지 못했다. 정씨의 할머니는 연락이 두절된 아들을 생각하며 광주 전역을 뒤지고 헤맨 경험을 손자에게 들려주곤 했다.
“본선에 앞서 가장 진심으로 부를 수 있는 곡이 무엇일까 생각했어요. 그러면서 문득 병상에 계신 할머니가 생각났죠. 할머니는 제가 중학생 때부터 루게릭병과 치매, 중풍을 앓고 계셨어요. 학생 때는 할머니 기저귀도 갈아드리며 병간호를 하기도 했죠. ‘엄니’는 제가 가장 진심을 담아 부를 수 있는 곡이라고 자신했습니다.”
할머니를 떠올리며 부른 ‘엄니’는 국민 대표단과 연예인 대표단의 호평을 받았다. 정씨는 “(손태진은)이미 잘 알려진 대단한 상대였기에 마음을 비워놓고 진실하게만 부르자고 다짐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역사적 의미가 담긴 곡인 만큼 청중들에게 가사의 뜻이 오롯이 전달될 수 있도록 마음을 담았다”고 덧붙였다.
정씨는 중학생 때 아버지 MP3에서 흘러나온 배호의 ‘안개 낀 장충당 공원’을 듣고 ‘트로트의 맛’을 처음 알게됐다. 평소 듣던 노래와 달라 느낌이 신선했다.
“나훈아 선생님의 곡 ‘물레방아 도는데’ 중에 ‘돌담길 돌아서며 또 한 번 보고 징검다리 건너갈 때 뒤돌아 보며’라는 가사가 있어요. 그저 흥얼거리던 노래에 일제강점기 징병으로 끌려가던 이들의 모습이 담겨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트로트를 다시 보게 됐습니다. 막연히 꺾어 부르거나 흥을 돋기 위해 부르는 노래가 아니라 가사 하나하나에 한이 담겨 있다는 걸 알게 됐지요.”
마냥 좋아 시작한 트로트였지만 무명 시절은 길었다. 정씨는 올해로 정식 음반 발매 10년차를 맞이한 ‘중고 신인’이다.
경제적 어려움도 겪고 남모를 갈등의 시간도 있었지만 ‘가족’ 때문에 버틸 수 있었다. 힘들 때면 자신을 지지해주고 응원해주던 부모님이 떠돌랐다. 아버지는 뒷바라지를 위해 생업까지 포기하며 4년간 매니저를 맡았다.
오랜 시간 활동하다 보니 오랜 팬들도 있다. 데뷔 초부터 함께한 10년지기 친구같은 팬들은 그에게 가장 큰 힘이다. 정씨는 지난해 11월 광주디자인진흥원에서 약 300여명의 팬들과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올해 3월에는 서울에서 단독 콘서트 및 팬미팅 계획도 열 계획이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광주에서 나고 자란 트로트 가수가 오디션 프로에서 5·18의 아픔을 담은 곡을 불러 본선에 진출했다. 주인공은 가수 정다한(32·사진)씨.
정씨는 최근 방영된 MBN 예능 ‘불타는 트롯맨’에서 팬텀싱어 초대 우승자 손태진과 맞붙어 1표차로 본선 3라운드에 올랐다. 정씨는 본선 3라운드에 앞서 나훈아의 ‘엄니’를 선곡했다. ‘엄니’는 나훈아가 1987년 직접 작사·작곡한 곡으로 희생된 5월 영령들이 남아 있는 부모를 달래는 내용의 노래다.
정씨가 5·18의 아픔을 담은 곡을 선택한 것은 광주에서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한 ‘광주 토박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그는 어릴 적부터 5·18을 겪은 가족들로부터 그날의 아픔을 들어왔다.
1980년 당시 정씨의 아버지는 친구집에 피신해 있던 터라 일주일가량 집에 돌아오지 못했다. 정씨의 할머니는 연락이 두절된 아들을 생각하며 광주 전역을 뒤지고 헤맨 경험을 손자에게 들려주곤 했다.
“본선에 앞서 가장 진심으로 부를 수 있는 곡이 무엇일까 생각했어요. 그러면서 문득 병상에 계신 할머니가 생각났죠. 할머니는 제가 중학생 때부터 루게릭병과 치매, 중풍을 앓고 계셨어요. 학생 때는 할머니 기저귀도 갈아드리며 병간호를 하기도 했죠. ‘엄니’는 제가 가장 진심을 담아 부를 수 있는 곡이라고 자신했습니다.”
할머니를 떠올리며 부른 ‘엄니’는 국민 대표단과 연예인 대표단의 호평을 받았다. 정씨는 “(손태진은)이미 잘 알려진 대단한 상대였기에 마음을 비워놓고 진실하게만 부르자고 다짐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역사적 의미가 담긴 곡인 만큼 청중들에게 가사의 뜻이 오롯이 전달될 수 있도록 마음을 담았다”고 덧붙였다.
정씨는 중학생 때 아버지 MP3에서 흘러나온 배호의 ‘안개 낀 장충당 공원’을 듣고 ‘트로트의 맛’을 처음 알게됐다. 평소 듣던 노래와 달라 느낌이 신선했다.
“나훈아 선생님의 곡 ‘물레방아 도는데’ 중에 ‘돌담길 돌아서며 또 한 번 보고 징검다리 건너갈 때 뒤돌아 보며’라는 가사가 있어요. 그저 흥얼거리던 노래에 일제강점기 징병으로 끌려가던 이들의 모습이 담겨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트로트를 다시 보게 됐습니다. 막연히 꺾어 부르거나 흥을 돋기 위해 부르는 노래가 아니라 가사 하나하나에 한이 담겨 있다는 걸 알게 됐지요.”
마냥 좋아 시작한 트로트였지만 무명 시절은 길었다. 정씨는 올해로 정식 음반 발매 10년차를 맞이한 ‘중고 신인’이다.
경제적 어려움도 겪고 남모를 갈등의 시간도 있었지만 ‘가족’ 때문에 버틸 수 있었다. 힘들 때면 자신을 지지해주고 응원해주던 부모님이 떠돌랐다. 아버지는 뒷바라지를 위해 생업까지 포기하며 4년간 매니저를 맡았다.
오랜 시간 활동하다 보니 오랜 팬들도 있다. 데뷔 초부터 함께한 10년지기 친구같은 팬들은 그에게 가장 큰 힘이다. 정씨는 지난해 11월 광주디자인진흥원에서 약 300여명의 팬들과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올해 3월에는 서울에서 단독 콘서트 및 팬미팅 계획도 열 계획이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728x90
반응형
'김다인기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건어게인 “동물 뿐 아니라 지구를 위해 비건 인구 늘었으면” (0) | 2023.01.31 |
---|---|
김미라 전남 첫 여성 구조대장 “소중한 생명 살리는 데 책임감 갖고 앞장서겠다” (0) | 2023.01.30 |
8개 광주시립예술단, 다양한 장르로 관객맞이 (0) | 2023.01.26 |
조재형 감독 “관객에게 생각거리 던져주는 영화 만들고 싶다” (0) | 2023.01.25 |
광주시립합창단 합창으로 여는 새해 (0) | 2023.0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