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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재기자

대설·한파 속 귀경 북새통…하늘·바닷길 막혀 ‘발동동’

by 광주일보 2023.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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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공항 무더기 결항·전남 여객선 52개 항로 81척 운항 통제
송정역·버스터미널 북적…최대 20㎝ 눈에 오늘 출근길도 비상

광주·전남지역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24일 화순군청 소속 제설차량이 화순군 신너릿재터널 입구에서 염화칼슘을 뿌리고 있다. /나명주기자mjna@kwangju.co.kr
 

민족 대명절인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4일 광주 송정역과 유스퀘어 종합버스터미널은 연휴를 보내고 삶의 터전으로 돌아가는 귀경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코로나19로 인해 3년만에 눈치 보지 않고 모든 가족이 모일 수 있었던 터라 올 설 고향을 방문한 지역민들의 얼굴은 시종 밝았다.

하지만 최강한파와 많은 눈으로 뱃길과 하늘길이 막혀 일부 지역민들은 귀경편을 다시 알아보느라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

◇“4일 연휴가 하루처럼 느껴졌어요”= 올 들어 최강 한파를 맞은 설 연휴 마지막 날 고향 집을 뒤로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귀경객들의 모습은 유달리 춥게 느껴졌다.

이날 광주 송정역과 유스퀘어 버스터미널에는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추위에도 명절 음식과 선물 등을 한아름 싸 들고 귀경길에 오르는 이들로 발 디딜 틈 없었다.

이들은 오랜만에 가족과 만난 반가움도 잠시, 금세 명절 연휴가 지나가버렸다며 아쉬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곧 열차에 오른다. 건강하게 잘 계시라”며 전화기를 붙들고 안부를 전하는 청년도, “도착하면 연락하라”며 딸을 버스에 태워보내는 아버지도 말과는 달리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유스퀘어 종합버스터미널에서 만난 박혜령(여·26·서울 종로구)씨는 어머니 양현경(55·광주시 서구 화정동)씨 집에서 설 연휴를 지냈다. 지난해 서울에 취업한 뒤 처음으로 맞는 설, 박씨는 오랜만에 가족들과 차를 타고 신안 바닷가 여행을 다녀왔다며 아직도 여행의 흥분이 가시질 않는다고 했다.

박씨는 “올 추석에 다시 광주를 찾아 근사한 여행을 할 것”이라며 “다음번에는 마스크를 벗고, 코로나19 걱정 없이 가족들과 함께 먼 곳까지 여행을 떠나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선례(여·70대·경기도 용인시)씨도 명절 연휴 동안 자녀들을 보며 들떴던 마음을 애써 가라앉히고 버스에 올랐다. 김씨는 혹시나 아쉬운 마음이 커질까 봐 자녀들의 귀경길 배웅도 마다하고 억척스럽게 홀로 버스터미널을 찾았다.

김씨는 “자식들 넷이 광주에 있는 맏이 집으로 오랜만에 모였는데, 옹기종기 모여 명절을 보내니 그렇게 좋더라”며 “몇 달 뒤 제사 때나 다시 모일 수 있을텐데, 어떻게 기다릴지 벌써부터 애가 탄다”고 웃었다.

같은 시각 광주 송정역도 연휴를 마무리하며 서로를 떠나 보내기 아쉬워하는 가족들로 붐볐다.

양손 가득 반찬 통을 들고 열차를 기다리던 김호진(35·서울시 노원구)씨는 마중 나온 노부모에게 연신 “날도 추운데 얼른 들어가라”며 손짓했다. 추석 이후 처음으로 광주를 찾았다는 김씨는 연휴가 시작되기도 전인 20일부터 광주를 찾았다고 했다.

김씨는 “어머니가 난방비를 아끼겠다고 한파에도 전기장판만 틀어놓곤 하시는데, 아들 왔다고 온 집안을 여름처럼 데워놨더라”며 “최근들어 어머니의 건강이 안좋아지는게 느껴져 마음처럼 쉽게 열차에 오르질 못하겠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역 귀성길에 나섰다 되돌아 가는 이도 있었다. 임옥(여·66·경기도 광명시)씨는 광주에서 혼자 살고 있던 딸이 다리를 다쳐 지난 21일 한달음에 광주를 찾아왔다. 임씨는 “광주에서 더 머물면서 밥도 챙겨주고 병간호를 해주고 싶은데 아쉬운 마음 뿐이다”며 무거운 발걸음을 뗐다.

◇궂은 날씨 때문에 발동동= 공항과 여객선 터미널에서는 지난 23일 새벽부터 쏟아진 눈으로 대설·풍랑 특보가 내려지면서 항공편과 배편이 잇따라 결항돼 귀경길에 오르지 못한 사례가 잇따랐다.

24일 목포·여수·완도·고흥 등 여객선 터미널은 52개 항로 여객선 81척이 통제됐으며, 광주공항은 제주·서울·김포를 오가는 항공기 31편이 모두 결항됐다. 여수공항 또한 제주·서울·김포를 오가는 항공기 14편이 모두 결항됐다.

연휴를 맞아 고향집 제주에서 광주를 찾은 정건우(43)씨는 갑작스러운 항공편 결항에 광주공항에 발이 묶였다. 광주공항에서 24일 오후 2시 40분 제주행 항공편에 탑승해야 하는데 이날 오전에서야 결항 소식을 접한 것이다.

정씨는 “대기표라도 뽑을 수 있을까 싶어 공항에 왔지만 결항 안내판만 걸려있을 뿐 도움을 주는 직원도 없어 그저 발만 동동 굴렀다”며 “당장 25일부터 출근해야 하는데, 항공권이 27일 오후까지 몽땅 매진돼 어찌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종호(58)씨도 광주공항 의자에 앉아 연신 항공기 운항 현황판을 바라보고 있었다. 박씨는 “연휴 기간 고향인 전북 익산을 들렀다가 제주도 집으로 돌아가려고 광주공항을 찾았는데, 전광판에 ‘결항’이 쭉 써져있는걸 보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며 “제주에서 아내 혼자 일을 하고 있어서 빨리 가서 일손을 도와야 하는데 큰일이다”고 말했다. 이어 “눈이 온다는 일기예보를 봤었는데, 연휴다 보니 집에 하루라도 더 있고 싶어서 연휴 마지막 날에 항공편을 예매한 제 실수다”며 고개를 떨궜다.

25일 오전까지 광주·전남에 최대 20㎝의 눈이 내리고,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고되면서 귀경객들 뿐 아니라 지역민들도 연휴 뒤 출근길 걱정을 하고 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민현기 기자 hyunk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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