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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재기자

조영대 신부 “소화수녀원 완공·오월순례 ‘삼촌 뜻’ 잇겠다”

by 광주일보 2023.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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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사제’ 고(故) 조비오 신부 조카 조영대 신부
하남동성당 주임 겸 소화수녀회 지도신부로 발령
자잿값 급등에 공사 중단 “지역민 관심 이어졌으면”

‘오월 사제’ 고(故) 조비오 신부의 조카인 조영대<사진> 신부가 소화수녀회 지도신부로 발령받아 삼촌의 꿈을 이어가게 됐다.


조 신부는 최근 광주 하남동성당 주임 겸 소화수녀회 지도신부로 공식 발령받아 19일 공식 부임했다.

기존에도 조 신부는 천주교 광주대교구로부터 소화수녀회 지도신부로 구두 발령을 받고 수녀회가 운영 중인 소화자매원 대표이사를 맡는 등 역할을 해 왔으나, 공문을 통해 공식 발령이 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가 하남동성당 주임 신부로 발령받은 것도 소화수녀회와 관련이 깊다. 조비오 신부의 마지막 숙원인 ‘소화수녀원’ 건립<광주일보 2021년 4월 15일자 7면>을 마무리짓기 위해 광주시 광산구 삼거동 수녀원 부지와 가까운 하남동성당에 부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신부는 “조비오 신부의 뜻을 이어받아 수녀원을 완공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라며 “후원자가 줄어 지속적인 어려움을 겪어 왔던 소화자매원을 정상화하는 것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수녀원은 광주시 남구 봉선동 소화자매원에서 생활하는 17명 수녀들이 숙식을 해결하고 수도생활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소화자매원은 장애인직업재활시설로, 1956년 김준호(레오) 선생이 광주시 북구 화암동에 ‘무등원’을 세우고 나병, 결핵환자, 여성장애인 등을 돌본 것이 시초다. 1977년부터 조비오 신부와 인연을 맺고 지원을 받아 봉선동 부지에 지금의 건물을 세웠다. 1985년에는 사회복지법인 인가도 받아 여성 정신 장애인 등을 돌보는 데 힘썼다.

이곳 수녀들은 지난 60여년 동안 소화자매원 내 시설에서 지내면서 나병, 결핵환자, 여성장애인 등을 돌봐왔다. 소화자매원은 국가에서 관리하는 법인 시설이라 수녀들은 자비로 임대료를 내 가며 이곳에서 숙식을 해결했으며, 그나마 수용 인원도 10명이 한계라 전주, 완주 등 타 지역까지 가 생활하는 이들도 있다.

“이 분들이 70~80대 고령이 되자 문제가 생겼어요. 장애인복지법 등에 따르면 정년을 맞은 수녀들은 소화자매원에서 거주할 수 없거든요. 지금은 예외조항인 ‘거주지가 없는 경우’에 속해 소화자매원에 간신히 머물 수 있지만, 이 분들을 언제까지 열악한 환경에서 숙식하게 놓아둘 순 없었죠.”

조 신부는 수녀들과 함께 지난 2020년부터 전국적인 모금 활동을 전개하고, 조비오 신부가 출연한 1억원까지 합쳐 수녀원 건립 기금을 마련해 지난 2021년 6월 마침내 수녀원 공사를 시작했다. 수녀원은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로 건축면적은 397㎡다.

당초 수녀원은 지난해 2월 완공 예정이었으나, 현재는 공정률 90%에서 일시정지한 상태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건설자재비가 급등하면서 공사에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조 신부는 “최근 광주대교구로부터 새로운 공사 총감독을 선임받아 빠른 시일 내에 공사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애쓰고 있다”며 “조비오 신부의 의지와 수녀들의 피땀어린 모금 활동, 전국민의 염원이 담긴 수녀원이 잘 완공될 수 있도록 현장에서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조 신부는 소화자매원에 대한 걱정도 크다고 전했다. 사회복지법인 특성상 수녀들 인건비 외 경비는 모두 후원금으로 충당해야 하는데, 조비오 신부가 선종하고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후원금이 3분의 1토막이 났기 때문이다.

“한 때 1500여명에 달하던 후원자가 최근 500여명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당장 직원 한 명을 새로 채용하는 데도 운영비 부담이 큰 상황이에요. 신자들은 물론 광주 시민들이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죠.”

‘오월 신부’ 삼촌의 뜻을 잇겠다는 의지도 전했다.

조비오 신부를 기리는 기념사업회를 만들자는 의견을 모으고,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처럼 ‘오월 순례길’을 만들자는 제안을 내는 등 5·18 관련 목소리를 꾸준히 내겠다는 것이다.

“광주 시민들은 다가올 ‘5·18 50주년’을 준비해야 하는 중대한 시점에 놓여 있어요. 지난 40주년이 ‘준비’ 단계였다면 50주년은 ‘완성’의 단계여야 하죠. 5·18 진상 규명을 통해 그간의 역사를 정리하고 광주뿐 아니라 전국에서, 세계에서 학술 작업을 이어가며 50주년을 차근차근 준비해야 합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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