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도 ‘나는 솔로’…광주·전남 독거중년 20% 돌파

40~64세 중장년층 1인 가구 1년 새 1만5000명 증가
광주 21.1%·전남 21.9%…광주 비중, 7대 도시 최고
‘남’과 사는 중장년 광주 9000명·전남 1만7000명
근로소득 ‘찔끔’ 증가…해마다 전국 평균 밑돌아
광주 대출잔액 증가율 16%…서울 이어 전국 2위

지난해 9월 열린 광주시 일자리 박람회에서 중장년 구직자들이 구인 공고를 들여다보는 모습./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우리나라 경제를 떠받치는 중장년층(만 40~64세) 1인 가구가 광주·전남에서만 1년 새 1만5000명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 부담이 가중되면서 남남이 함께 사는 중장년층 비친족 가구원은 5년 새 1만명 가까이 증가했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광주·전남 만 40~64세 중장년층 1인 가구는 18만4133명으로, 1년 전보다 9.0%(1만5198명) 늘었다.

광주·전남에서 남자 중장년층 1인 가구는 1년 새 9.6%(9581명) 증가했고, 여자는 8.1%(5617명) 늘었다.

지역 중장년층 1인 가구는 2016년 15만명을 넘었고, 이후 5년 새 22.7%(3만4006명) 급증했다.

이 기간 남자 1인 가구 증가세(26.1%↑)가 여자(18.0%)보다 가팔랐다.

지난 2021년 광주 중장년층 1인 가구는 8만1334명으로, 전년보다 9.7%(7161명) 늘며 7대 대도시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전남지역도 1년 새 8.5%(9만4762명→10만2799명) 늘며 전국 평균 증가율(6.9%)을 웃돌았다.

전체 중장년층 가구(광주 38만5775가구·전남 46만8497가구) 중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광주 21.1%·전남 21.9%로 나타났다.

중장년 5가구 가운데 1가구는 혼자 사는 셈이다.

특히 광주 중장년 1인 가구 비중은 7대 대도시 가운데 가장 높았다.

‘허리 세대’로 불리는 40대 1인 가구는 광주·전남에서 1년 새 4000명 가까이 늘어났다. 지난 2021년 지역 40대 1인 가구는 6만명을 돌파했는데, 이는 전년보다 6.6%(3738명) 늘어난 수치다.

최근 1년 동안 남자 1인 가구는 6.7%(2561명), 여자는 6.3%(1177명) 늘었다. 광주·전남 남자 1인 가구(4만516명)는 여자(1만9779명)의 2배 넘는 수준이다.

가족이 아닌 남남이 함께 사는 비친족 가구(5인 이하)를 꾸리며 새로운 가족관을 정립하는 중장년층도 늘고 있다.

광주·전남 40~64세 비친족 가구원은 2020년 2만4302명에서 이듬해 2만6127명으로, 7.5%(1825명) 증가했다. 5년 전인 2016년(1만6404명)보다는 59.3%(9723명) 급증한 규모다.

중장년 비친족 가구원은 전남(1만7051명)이 광주(9076명)의 1.8배 수준으로 많았다.

중장년층 1인 가구와 비친족 가구가 많이 늘어나는 데는 갈수록 팍팍해지는 가계 살림과 연관 있다.

연 소득이 1000만원이 안되거나 아예 소득이 없는 지역 중장년 인구는 광주 24만1500명·전남 32만8200명으로, 전체 중장년 인구에 대해 각각 42.0%·47.7% 비중에 이르렀다.

중장년 평균 근로소득은 2021년 기준 광주 3680만원·전남 3399만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3.4%(121만원)·1.9%(64만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광주·전남 중장년 근로소득은 통계를 낸 2016년부터 해마다 전국 평균을 밑돌고 있으며, 2021년 소득 증가율도 전국 평균(5.4%)을 넘지 못했다.

중장년층 벌이는 찔끔 올랐지만, 부채 상황은 1년 새 눈에 띄게 악화했다.

중장년 연령대에서 대출을 낸 사람들이 대출 규모 순으로 쭉 한 줄로 선다고 할 때 딱 가운데 서 있는 사람의 빚(대출잔액 중앙값)은 광주가 5796만원으로, 전년보다 15.9%(796만원) 급증했다.

이 같은 증가율은 전국 평균(11.6%)을 훌쩍 넘을뿐더러 서울(18.7%)에 이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두 번째로 높았다.

전남 중장년 대출잔액 중앙값은 4288만원에서 4617만원으로, 7.7%(329만원) 늘었다.

집이 없는 무주택 중장년층 비중은 2021년 기준 광주 54.3%·전남 57.0%에 달하며, 집이 있더라도 집값이 다른 지역에 비해 낮았다.

전국에서 3억원 넘는 집을 지닌 중장년층 비중은 35.7%로 나타났지만, 광주·전남은 각각 21.6%와 9.0%에 머물렀다.

이처럼 광주·전남 중장년층의 자산 구조가 취약하지만, 공적연금을 포함한 연금이 아예 없는 비중은 광주 23.2%·전남 25.0%에 달해 노후 대비를 서두를 필요성이 제기된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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