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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은기자

2020 꿈을 쏘다 <6> 미디어아티스트 임 용 현

by 광주일보 2020.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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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아티스트 임용현 작가는 프로젝션맵핑 등 다양한 작업을 진행중이다.

미디어 아티스트 임용현(38)작가와의 인터뷰는 예정보다 2주 늦게 진행됐다. 중국 다저우시가 새로 문을 연 동굴 미술관 개관 기념전에 초대받은 그는 연초 중국에 머물렀다. 2018년 광주시립미술관 북경 레지던시에 참여했던 임작가는 지금도 북경 송좡지구에 작업실을 두고 양국을 오가며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임 작가는 올해 광주시립미술관 국제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선정돼 1년간 광주중외공원 스튜디오에 머물며 작업하게 된다. 임 작가는 경력이 특이하다. 광주의 여타 미디어 아트 작가들과 달리 학부에서 정통으로 미술을 공부하지 않았다. 호남대 다매체 영상학과를 졸업한 그는 단편영화 등을 제작하고 서울에서 방송국 PD로 근무했다. 자신의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했지만 ‘온전히 내 것’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마음에서 떠나지 않았고 2009년부터 개인 작업을 조금씩 진행했었다.

“미스코리아 출신들의 모임인 ‘녹원회’봉사활동을 촬영하기 위해 캄보디아에 간 적이 있어요. 당시 회원 중 한분이 작가셨죠. 작업실에 놀러가 여행하면서 찍은 사진을 보여주니 사진전을 해보라고 격려해주셨어요. 제 일에 대해 고민하는 걸 보고 그럼 공부를 제대로 해서 작가의 길을 가 보는 게 어떻겠냐고 하시더라구요.”

당시 개인 작업에 대한 목마름이 컸던 때라 그 말이 계속 마음에 남았다. 정말 제대로 미술 공부를 해 볼까 싶었고 고민이 시작됐다.

“그 때 미술교육의 흐름이 저와 맞지 않다고 봤어요. 다시 대학을 가면 미술의 기초적인 것에 초점을 맞춰 가르칠 건데 전 창의적 생각, 사고의 확장이 필요하다고 봤거든요. 자 대학 출신들이 우선시 되는 게 아닌가하는 편견 아닌 편견도 있었구요. 아예 그런 편견이 존재하지 않는 곳, 나의 생각과 가능성을 봐주는 곳으로 가자 마음 먹었죠.”

 

 

“단순한 볼거리는 거부…자유로운 작품에 재미 느꼈으면”

 

 

결론은 외국행(行)이었다. 여행을 좋아해 대학교 때부터 수차례 해외여행을 했던 경험이 있고, 일단 생존영어는 되니 부딪혀보자 싶었다. 당시 막 결혼한 상태였지만 과감하게 2010년 영국으로 떠났고 런던예술대학(Universiyt of the Arts London), 첼시 아트앤 디자인 대학(Chelsea College of Art And Design)에서 공부했다.

“인터넷을 서핑하며 저에게 맞는 학교를 찾으려 애썼죠. 작업 환경도 따져 보구요. 제가 공부한 곳은 나의 학업 계획서가 바로 커리큘럼이 되고, 나의 작업을 완성하는 데 도음을 주는 학교였어요. 학교 내에 해당 테크니션이 없으면 학교 밖에서 데려와 주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2012년 귀국 후 작업을 병행하며 기업 홍보팀 PD로 활동하던 그는 ‘오후 6시까지 회사에 매어 있는’ 상황을 견디기 어려웠고, 아내의 이해 덕에 2016년 광주로 돌아왔다. 시골에서 농사지으며 작업에 매진하려했던 그에겐 행운도 따랐다. 광주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미디어아트 레디던시 선정 작가로 입주하게 되면서 생각보다 빠르게 정착할 수 있었다.

그는 레지던시에서 개인 작업 뿐 아니라, 마음에 맞는 동료들을 만나 미디어아트 그룹 ‘BIGFOOT’을 결성했다. 사운드 아티스트, 조형 작가 등과의 협업이 자연스레 진행됐고 울산 태화강 설치미술제 등에 참여하며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다. 팀 활동의 기준은 뚜렷하다. 대중과 예술로 소통할 수 있는 자리에는 적극 참여한다. 단순한 볼거리는 거부한다.

북경 레시던시는 큰 도움이 됐다. 집중하게되면서 작업량이 많아졌고, 결과물도 좋았다. 현지 유명 큐레이터, 작가와의 교류가 이어지면서 798예술지구 화랑과 사천미대 미술관에서 전시회도 열었다.

 

‘Apple consume’

그의 작품 중 눈길을 끌었던 건 2018년 광주시립미술관 미디어 아트전에 등장했던, 코카콜라를 소재로 한 ‘Delight’였다. 이 작품은 홍콩 개인전에서 판매되기도 했다,

“미디어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도 많지만 순기능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었던 작품입니다. 미디어가 주는 환타지로부터 얻을 수 있는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했죠. 우인 영상이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는데, 모든 게 즉각적이고, 휴대폰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이어서 상상력을 제한해 버릴 수 있어요. 콜라로부터 연상되는 다양한 이미지를 제공해 상상의 기회를 넓혀보자 싶었죠.”

그의 작품 속에선 달과 해가 한 공간안에 존재한다. 자신이 사용하는 전자기기 기판을 오브제로 활용해 도시의 변천과 욕망, 미디어의 과도한 소비 등을 싱글 채널, 프로젝션맵핑, 홀로그램 등 다양한 장치를 통해 전달한다.

“내 머릿 속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표현하는 게 재미있어요. 미디어 아트라는 특성상 기술적인 작업도 많이 필요한데 숱한 시행착오를 거쳐 만들어지는 것들이죠. 영상 작업이 주가되기는 하지만 재료적 실험과 연구도 많이 하는 편입니다. 흥미가 많아서 카메라를 만든다거나 손으로 직접 만드는 수공예적 작업들도 하지요. 저를 여기까지 이끌어 온 건 어떤 절실함이었던 것같아요. 학부에서 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게 오히려 기존 미술이 가졌던 형식들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근간이 된 것 같아요. 또 단편영화 작업, 광고 등 다양한 작업을 해왔던 것도 도움이 되구요. 사람들이 제 작품 앞에서 재미를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해 중국 창사 미디어아트페스티벌 및 국제청년포럼에 광주 청년 대표작가로 참가했고 현재 중국 개인전을 조율중인 임 작가는 국제레지던시에 입주한 만큼 다양한 교류가 이뤄지도록 열심히 작업할 생각이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2020 꿈을 쏘다 <5> 시인 최지안

“‘노력’은 세태 속에서 ‘노오력’으로 희화화되었습니다. 하지만 분명 한편에서는 여전히 유효한 말이기에 나를 사랑해주는 이들을 위해 끊임없이 정진할 거예요. 언젠가 멋진 수상 소감을 발표하는 자리에 서면 사랑하는 그들의 이름을, 아주 지루하게 나열할 겁니다.”최지안 시인(28). 일반에게는 ‘공대생 시인’으로 알려진 그는 현재 대학원 국문과(고려대)에서 문학을 공부하고 있다. 전남대 생물공학과 재학시절, ‘장미 氏, 정오에 피어줄 수 있나요’를 출간해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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