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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천기자

문인 6명이 풀어놓는 ‘그시절 광주’

by 광주일보 2022.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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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문화재단 모노그래프
‘돌아보면 그곳이…’ 발간
광주 문화자원 재해석·소개
사진작가로 안희정 씨 참여

곽재구 시인 ‘발산마을’

“몇 명이 모이기만 해도 감시의 눈초리를 의식해야 했고, 학교에도 안기부 직원, 정보과 형사, 짭새들이 상주하고 있었다. 그런데 광주 무등경기장은 수천 명이 한꺼번에 함성을 질러대도 상관없는 유일한 합법 공간이었다. ‘사공의 뱃노래 가물거리며~’로 시작하는 슬픈 곡조의 메아리가 운동장 가득 울려 퍼지곤 했다. 해태가 이겨도 져도 ‘목포의 눈물‘은 이어지고 또 이어졌다.” (김호균의 ’원형경기장, 그 안과 밖의 경계‘ 중에서)


광주 무등경기장(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 유동 오리탕거리, 무등산의 지산유원지, 광주 천변 발산마을….


광주 사람들에게는 친숙한 공간이다. 누군가에는 추억이 깃들어 있고, 누군가에는 아픔의 기억이 드리워진 곳이다.

시간이 흘렀지만 위의 장소들은 여전히 특정한 의미의 공간으로 환기된다. 어쩌면 시간이 흐를수록 더 많은 이야기와 기억을 떠올리게 할지 모른다.

광주문화재단이 발간한 광주모노그래프 4편 ‘돌아보면 그곳이 있었네’는 여섯 명의 문인들이 기억보관소에서 퍼올린 이야기다. 이번 책은 광주의 문화자원을 새롭게 기억하고 소개하기 위해 기획했다.

고재종 시인 ‘YWCA’

참여한 이는 곽재구, 고재종, 공선옥, 김선정, 김호균, 이영진 등 6명의 문인. 이들은 시민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깊은 광주의 속살을 새로운 기억으로 풀어놓는다. 안희정 씨가 사진가로 참여했다.

고재종 시인은 유동의 달방 시절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가출과 빈곤, 방황의 시기였던 유동 시절에 그는 “실존적 부조리에 대한 몸부리만으로 허덕이며 울분을 터트리고 황음에 빠지고 폐허의 무저갱만 떠다녔다”고 회고한다. 좌절과 어두운 기억과 아울러 어느 날 시인이 마주했던 민중문화운동의 물결은 한 시대의 기록화 같은 느낌을 전달한다.

김호균을 통해 만나는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 이야기는 생동감이 넘친다. 옛 무등경기장의 서사에는 개발에 밀려나야 했던 이들의 삶과 야구장에서 울고 웃었던 호남인들의 애환이 담겨 있다.

이영진 시인은 광주교도소를 소환한다. 유년에 목격했던 동명동 시절의 광주교도소와 법원 그리고 광주 혁명가 등의 이야기는 광주의 아픈 역사를 그러안고 있다.

공선옥 소설가는 ‘광주의 어머니’ 무등산을 이야기한다. 그의 글 ‘햇빛 쏟아지는 날들’은 5·18이라는 거대 서사 언저리에서 마주해야 했던 상처와 고독을 이야기한다.

“무등산 가는 버스를 타고 원효사까지 가면 거기 산장이 있었다. 누군가가 그때(그는 굳이 5월이라고 말하지 않고 3년 전 80년 5월을 ‘그때’ 라고 말했다), “무기 회수령” 떨어지기 전에 산장 옆 바위 밑에 총을 숨겨놓았다고 말하자마자, 그날의 행선지는 바로 무등산으로 정해졌다.”

6명의 문인들이 펼쳐놓는 6개의 공간을 다양한 각도에서 사진으로 담아낸 안희정의 작품은 보는 맛을 선사한다. 서정과 깊이를 느낄 수 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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