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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바로 알기

‘직업병 안심센터’를 아십니까- 이철갑 조선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by 광주일보 2022.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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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 노동자(조리사)와 배전 전기 노동자는 전혀 다른 조합이지만 둘은 공통점이 있다. 직업적으로 유해 요인에 노출돼 질환 발생이 의심되지만, 그 위험성이 잘 알려지지 않은데다 최근 들어 주목받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한 두 직종의 종사자들이 지난 5월 고용노동부 위탁으로 조선대병원에 문을 연 직업병 안심센터를 찾았다.

조리사는 학교, 산업체, 식당 등 다양한 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로 고온에서 기름을 사용한 튀김이나 볶음, 구이 등의 요리를 할 때 발생하는 조리 흄(fume)과 미세먼지에 노출된다. 밀폐된 공간에서 환기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채 일하는 분들이 많아 호흡기 질환의 위험성이 높은 직종이다. 이러한 가운데 작년 2월 고용노동부가 조리 흄을 학교 급식 노동자의 폐암 발병원으로 인정한 이후 전국 시도 교육청에서는 급식 노동자들의 폐암 건강검진을 실시하였다. 광주교육청도 5년 이상 근무한 급식 노동자를 대상으로 폐암 검진을 시행하여 10명의 암 발생 의심자를 찾아냈다. 광주교육청은 조선대병원 직업병 안심센터(직업환경의학과)에 이들의 폐암 확진 여부와 암으로 확진 시 업무 관련성 평가를 의뢰하였다.

직업병 안심센터는 호흡기내과와 협진으로 10명 중 내원 의사가 있는 6명에 대해 문진과 진찰, 폐기능검사, 암표지자검사, 조영 증강 흉부 CT촬영을 실시하고, 1차 선별검사 시의 저선량 흉부 CT사진을 등을 종합하여 6명 모두 폐암은 아닌 것으로 판명하고, 앞으로 추적검사를 통해 관찰하기로 하여 폐암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해주었다.

배전 전기 노동자는 발전소와 송배전소를 잇는 전깃줄을 설치 및 관리하는 직업으로 흔히 길 가다가 전봇대에 올라가서 작업을 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이들은 업무 특성상 건설 노동자와 같이 옥외에서 그늘이 없는 곳에 작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연스레 혹한·혹서·자외선·먼지 등에 노출이 많을 수밖에 없는 직종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오랜 기간 일하는 것은 피부질환과 피부암의 가능성을 높이며, 이미 2명이 피부암으로 확진을 받고 산재를 신청하여 아직도 3년 동안이나 업무 관련성에 대한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어서 노동조합은 불만이 많다.

배전 전기 노동조합에서는 피부암이 의심되거나 유사한 병변이 있는 20여 명을 직업병 안심센터에 피부암인지 확인을 의뢰하였다. 이중 10명이 방문하여 직업환경의학과에서 기본적인 진찰과 업무 환경에 대한 조사를 한 뒤, 피부질환이 있거나 피부암이 의심되는 노동자는 피부과로 협진을 의뢰하여 피부과 교수의 진찰과 암 조직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조직검사를 하였다. 진찰에서 3명이 피부암이 의심되었으나 조직검사에서는 아닌 것으로 확인되었고, 나머지는 사마귀와 여름철에 땀을 많이 흘린 상태에서 작업 중 여러 공구나 물질에 노출되어 발생한 접촉성 피부염으로 판단되어 조직검사 없이 치료하였다. 업무 때문에 바빠서 아직 방문하지 못한 노동자에 대해서도 원하면 계속 확인할 계획이다. 접촉성 피부염은 중한 질환은 아니지만, 일하다 보면 흔히 발생하기 쉬운 것으로 예방이 더 중요하므로 노동조합과 협력하여 노동자들을 상대로 교육을 시행할 예정이다.

일하는 내용으로는 전혀 관련이 없는 두 직종이지만 일하는 과정에서 유해물질에 노출되어 암이 발생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었으나 다행히 이번에 의뢰된 노동자 모두에게서 암은 발견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작업 환경이 개선되지 않은 채 지속적으로 유해물질에 노출될 때에는 암과 같은 질병이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무엇보다 예방이 더 중요하다. 급식 노동자의 경우 조리실 내 환기 시설 개선과 조리 방법이나 식단 변경 등을 통해 조리 흄에 대한 노출을 줄여야 한다. 배전 전기 노동자도 햇빛 가리개나 안전모의 개선, 자외선이 가장 높은 시간대의 작업 회피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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