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 출신 정범종 작가 ‘마스크 요정과 꼬마꽃벌’ 펴내
작은 복숭아밭을 지기키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아이가 있다. 아이는 어른들의 권위에 기죽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친구들에게 도움을 구한다. 아이의 이름은 봉초희. 오랫동안 천식을 앓았기 때문에 크게 소리를 지르면 안 되지만 초희는 지키고 싶은 것을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보성 출신 정범종 작가가 펴낸 ‘마스크 요정과 꼬마꽃벌’(문학동네)은 생태적 감수성과 아울러 지혜를 깨닫게 해주는 동화다. 제23호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이기도 한 이 작품은 고정된 관습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돌보고 목소리를 내는 아이를 모티브로 한다.
심사위원들은 이 동화에 대해 “무엇보다 매력적인 점은 초희의 당당함이다. 자기의 생각이 옳은데 왜 주눅 들겠는가. 이렇게 당당한 우리 아이들이 미래를 열어 갈 것이다”라고 평한 바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학교에 가지 못하는 날이 길어지자 초희는 자주 봉숭아밭에 간다. 아파트 화단의 빈터에 봉숭아 씨앗을 심고 부지런히 가꾼다. 엄마와 아빠는 더러운 흙을 만지지 말라고 하지만 봉희는 제 손으로 키운 봉숭아라 애지중지하는 마음이 크다.
초희는 어느 날은 꽃밭에 작은 꼬마벌꽃이 날아든 모습을 보게 된다. 초희가 더더욱 봉숭아밭을 지켜야 할 이유가 늘어난 것이다.
초희의 친구 현아도 첫눈 올 때까지 손톱에 봉숭아 꽃물을 남겨 두고 싶은 마음이다. 현아는 어느새 초희의 응원권이 된다. 꽃밭을 지키는 것은 초희의 일만이 아닌 많은 친구들에게로 확장된다.
유영진 아동문학평론가는 “도시의 한 아이가 코로나로 고립된 기간 중에 어떻게 자연을 발견하고 그 자연이 어떻게 아이의 일부분이 되며 또 어떻게 시야가 확장되어 생채적 감수성을 기르는지를 자연스럽게 보여 준다”고 평한다.
한편 정범종 작가는 1986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희곡 ‘새연’으로 등단, 5.18 기념재단 희곡 우수상, 제주4.3 평화문학상, 문학동네 어린이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봄날의 새연’, ‘칼과 학’, ‘큰일 한 생쥐’등이 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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