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가구주 ‘우선 줄일 지출’ 1순위 ‘외식비’
식당들, 더치페이 기능 탑재 단말기 마련도
외식 물가가 겁날 정도로 가파르게 오르고, 고금리에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빚 부담도 커지면서 식비부터 줄여보자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7일 통계청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광주지역 19세 이상 가구주에게 ‘우선적으로 줄일 지출항목’을 물어보니 ‘외식비’를 택한 비중이 31.8%로 가장 많았다.
식료품비가 28.3%로 뒤를 이었고, 의류비(12.1%), 문화여가비(9.9%), 주류·담배 구입비(5.1%), 경조사비(3.2%) 등 순으로 나타났다.
10년 전인 2011년과 비교하면 외식비부터 줄이겠다는 응답 비율은 5.2%포인트 늘었다. 식료품비를 꼽은 비중도 같은 기간 22.1%에서 28.3%로, 6.2%포인트 증가했다.
지역민들이 식비 지출부터 줄이는 이유는 외식물가 상승세가 유달리 가파르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11월까지 지역 소비자물가 누계 상승률은 광주 5.1%·전남 5.7%인데, 외식물가 상승률은 광주 7.1%·전남 7.7%로 전체 품목 상승률을 크게 웃돈다.
특히 지난달 전남 외식물가 상승률은 9.0%에 달했는데, 전남 상승률은 지난 7월(9.0%)부터 5개월 연속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의 외식비 공시 자료를 보면 지난달 기준 광주지역 주요 8개 외식 품목 가격은 1년 전보다 10% 안팎 올랐다.
삼겹살 200g(환산 후) 가격은 1년 사이 11.5%(1만2956원→1만4444원) 오르고, 칼국수 1인분은 11.1%(7200원→8000원) 인상하며 ‘두 자릿수’ 인상률을 나타냈다.
비빔밥 한 그릇 가격은 9100원으로 1년 전보다 4.6%(400원) 올랐고, 김치찌개 백반도 9.9%(700원) 오른 7800원이 됐다.
이외 자장면 8.8%(5700원→6200원), 냉면 9.6%(8300원→9100원), 삼계탕 5.5%(1만4600원→1만5400원), 김밥 7.4%(2700원→2900원) 등 8개 품목 모두 1년 전보다 가격이 올랐다.
어딜 가도 만원 한 장으로 한 끼를 해결하기 힘들어지자 지역민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구내식당을 이용하거나 자기 몫만 내는 이른바 ‘N분의 1’을 하며 추운 겨울을 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광주·전남지역 기관 구내식당업 카드 매출액을 산출해보니 올해 1~8월 매출액은 1년 전보다 10.0%(7억원) 늘어난 77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광주는 16억원에서 19억원으로 18.8% 증가하고, 전남은 54억원에서 58억원으로 7.4% 늘었다.
하지만 구내식당 식사비도 올해 들어 광주 1.8%·전남 8.0%(11월 누계) 오르며, 물가 인상 여파를 비껴가지 못했다.
일부 식당은 선불 단계에서 각자 몫만 카드 결제할 수 있는 기능을 무인 단말기(키오스크)에 탑재하고 있다. 자신이 시킨 음식값만 내는 ‘메뉴 나눔’이나 총액을 인원수로 나눠 내는 ‘금액 나눔’ 등으로 소비자 부담을 줄이자는 것이다.
지역민들의 금융부채는 올해 3월 기준 광주 5658만원·전남 4515만원으로, 1년 새 빚 부담이 광주 1.6%·전남 16.9% 늘었지만, 고금리·고물가 영향으로 세밑은 춥고 어수선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카드사들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비용이 늘어 ‘무이자 할부’ 혜택부터 축소하면서 연말 돈 쓸 일 많은 소비자가 난처해지고 있다.
지난달부터 무이자 할부 혜택을 줄인 카드사는 우리·KB국민·롯데·삼성·신한·현대 등이다. 가맹점에서 최장 12개월까지 제공하던 무이자 할부를 2~3개월로 단축하는 식이다.
광주은행의 KJ카드 할부 서비스 자료에 따르면 5만원 이상 10만원 미만 소액 할부 이용 건수는 올해 1~10월 기준 13만923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만7760건)보다 1471건(1.1%) 증가했다.
지난 10월 한 달 광주은행 카드 고객들은 소액 할부를 1만4739건 이용했는데, 이는 전달보다 701건(5.0%) 늘고 지난해 동기보다는 1050건(7.7%) 증가한 수치다.
/글·사진=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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