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동구, 40억 투입…지난 6월 40억 들인 ‘빛의 분수대’ 이어 이중 투자 논란도
1980년 5월 광주시민과 애환을 함께했던 5·18민주광장 분수대가 음악 소리에 맞춰 물줄기를 뿜어내는 ‘음악분수’로 거듭난다.
다만 불과 지난 6월까지 40억원을 투자해 미디어아트 ‘빛의 분수대’를 조성했는데도 추가로 40억원을 쏟아부어 분수대 경관사업을 한다는 점에서 불필요한 이중 투자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광주시 동구는 이달부터 광주시 동구 금남로 ‘5·18민주광장 분수대 정비사업’을 실시한다고 27일 밝혔다. 분수대의 노후한 노즐과 펌프를 교체하고 기계설비를 추가해 ‘음악분수’로 만드는 사업이다.
동구는 지난 5월 사업계획을 수립한 뒤 지난달 18일 광주시로부터 특별조정교부금 40억원을 전달받았다. 사업은 이달부터 7개월동안 이어져 내년 6월 준공할 계획이다.
분수대는 지난 1971년 민주광장 686.75㎡ 부지에 지름 19.3m, 높이 2.32m 규모로 지어졌다. 1980년 5월 당시 시민궐기대회, 민족·민주화대성회 등이 열렸던 상징적인 장소로 5·18사적지 5-2호로 지정됐다.
앞서 분수대에서는 지난 6월까지 ‘문화전당 야간경관 기반 조성사업’이 진행됐다. 분수대 물줄기에 빛을 쏘아 미디어아트를 상영할 수 있도록 조명 등을 설치해 ‘빛의 분수대’를 만드는 사업으로, 국비 20억원, 시비 20억원 등 총 사업비 40억원이 투입됐다.
하지만 ‘빛의 분수대’는 주변 전광판 불빛 등으로 인해 예상외로 미디어아트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등 지적을 받았다. 이에 오월 관계자 사이에서는 ‘빛의 분수대’가 당초 예상보다 미진해 부랴부랴 새 사업을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재 동구는 기획 및 기본·실시설계를 진행할 용역 업체를 모집 중이다. 다음 달 20일까지 업체들로부터 제안서를 받아 ‘협상에 의한 계약 방식’으로 사업 시행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협상에 의한 계약 방식은 여러 업체들로부터 제안서를 제출받은 뒤, 협상을 거쳐 전문성·기술성·창의성·예술성·공공시설물의 안전성 등을 논의해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 가장 유리하다고 인정되는 업체와 계약하는 방식이다.
단 사업 시행 제약 사항으로 4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5·18 사적지로서 분수대와 5·18민주광장 원형을 그대로 보존할 것 ▲분수대 내 별도의 시설물을 일체 설치하지 않을 것 ▲5·18민주광장을 사용할 땐 광장의 기능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사용 할 것 ▲‘5·18기념사업위원회’의 심의를 받고 위원회의 요구 사항을 최대한 반영할 것 등이다.
동구 관계자는 “아직은 큰 틀만 잡아놓은 단계로, 구체적인 설계는 내년 1월 10일 용역 업체 선정·계약을 마친 뒤 윤곽이 나올 것”이라면서도 “‘빛의 분수대’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은 결코 아니며 별도로 기획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동구의 노력은 의미 있으나, 사적지를 개발할 때는 주변 환경과 역사적 의미를 충분히 고려해 효과있는 방안을 숙고했어야 한다”며 “‘빛의 분수대’에서 설계상 미비했던 점이 보여 아쉬웠던 만큼 이번에도 충분한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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