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인 호수비와 ‘한방’ 남긴 올 시즌
“와일드카드 아쉬움, 더 높은 곳에서”
수비로 외야를 호령한 KIA 타이거즈 김호령이 더 분주한 2023시즌을 꿈꾼다.
KIA 김호령은 KBO리그에서도 손에 꼽는 수비 실력을 갖추 외야수다. 올 시즌에도 놀라운 수비로 사람들의 박수를 받았다. 특히 팀의 8연패를 끊은 수비는 올 시즌 명장면 중의 하나다.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가 벌어진 7월 8일, KIA는 5-3으로 앞선 상황에서 9회초를 맞았다.
마무리 정해영이 마운드에 출격했고 2사 1·3루에서 상대한 하주석의 타구가 외야로 멀리 날아갔다. 중견수 키를 넘기는 큰 타구가 예상됐지만 김호령이 달려가 공을 낚아채면서 KIA는 8연패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또 하나 김호령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쏠린 경기가 있었다. 이번에는 타석에서 주인공이 됐다.
10월 7일 KT위즈와의 홈경기. 아직 5위를 확정하지 못했던 이날은 나지완의 은퇴식날이기도 했다.
그리고 황대인의 투런을 시작으로 최형우의 타구가 중앙 담장을 넘어갔고, 김호령의 쐐기 스리런까지 나오면서 KIA는 11-1 대승을 거두고 5위 싸움의 승자가 됐다. 또 기분 좋은 승리와 함께 나지완의 은퇴식이 최고의 분위기에서 진행될 수 있었다.
김호령은 “8연패 하면서 팀이 많이 힘들었는데 그때 좋은 수비로 팀을 구할 수 있어서 기뻤다”며 ‘끝내기 수비’ 장면을 떠올렸다.
또 “잘한 수비는 찾아보기도 하는 데 그럴 때는 뿌듯하다. 좋은 수비가 나올 때마다 홈런만큼이나 투수, 선수들이 좋아해 주니까 더 열심히 하게 된다. 좋은 수비를 하면 기분이 좋다”며 “수비에 대한 기대가 많은데 딱히 부담은 없다. 선수들도 좋아해주니 더 잘하려고 한다”고 언급했다.
홈런 순간도 짜릿했다. 2015년 동국대를 졸업하고 KIA 유니폼을 입은 김호령은 군복무 기간을 제외하고 매년 담장을 넘기면서 18개의 홈런을 기록했었다. 올 시즌 홈런이 없던 김호령은 최종전 전날, 5위를 확정하는 쐐기포로 ‘0’의 침묵을 깼다.
김호령은 “올해는 홈런 못 치겠구나 했었다. 그날 훈련하면서 우성이가 ‘올해는 형 홈런이 없네?’라고 말했다. 그런데 바로 홈런을 쳐서 신기했다”며 “내가 홈런타자는 아니니까 홈런을 노리지는 않았는데 좋은 홈런이 나왔다. 그날이 또 지완이 형 은퇴식이었는데 다행히 선수들도 다 잘해주고 이길 수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4년 만에 맞은 KIA의 포스트시즌. 팬들은 4년 전 LG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마지막 공을 쫓아가던 김호령을 떠올렸다.
김호령은 “맞는 순간 졌다는 걸 알았는데 사람 일은 모르는 것이다. 부모님이 항상 사람 일은 모르는 것이라고 끝까지 하라고 하셨다. 그때도 그 생각으로 끝까지 쫓아갔다. 포기하지 않는 게 좋은 모습이고 그렇게 했다”고 이야기했다.
아쉽게도 이번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김호령의 수비를 볼 수 없었다. K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단 9명의 야수만 경기에 나서면서 벤치에서 대기했던 김호령은 그라운드에 오르지는 못했다.
김호령은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까지 갔다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올해 우리 팀이 포스트시즌을 치렀고 좋은 선수들도 군대에서 복귀한만큼 내년에는 더 높은 곳으로 갈 것이라 생각한다”며 “내년에도 수비 열심히 하겠다. 올해보다 조금 더 출루하고, 안타도 더 많이 치겠다”고 밝혔다.
/영상·기사=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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