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만성 질환은 의사의 도움을 받아야 할 뿐 아니라, 환자 스스로 생활습관 개선 등을 먼저 지켜야 적절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질환이 당뇨병이며, 환자가 직접 자가 혈당을 측정하거나 병원을 자주 찾아 그 결과를 토대로 약물 용량을 조절하고 합병증 유무에 따라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
최근 2~3년간 코로나로 인해 병원 방문을 자제하는 분위기 탓에 환자 스스로 혈당을 측정하고 분석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위해 선행돼야 할 부분이 바로 혈당을 자주 측정하는 것인데, 현실적으로 제약이 많아 혈당 측정을 자주 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당뇨병 환자들은 약솜으로 손가락을 소독하고 피를 빼서 측정기에 대고 혈당 수치를 확인해야 하므로 직장이나 공공장소에서 자주 측정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감정이 예민한 학생들의 경우 친구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워 화장실에서 혈당 측정을 하는 등 심적 부담도 크다.
이를 보완해 주는 획기적인 기기가 바로 연속 혈당 측정기(CGM)이다. 반복적인 손가락 채혈 대신, 팔 상완에 센서를 부착해 세포 간질액의 당을 연속적으로 측정, 스마트폰으로 혈당 수치를 전송해 주는 기기가 상용화됐다. 연속 혈당 측정기를 사용하면 식사·수면 중에도 혈당을 자동으로 측정할 수 있어 혈당 조절이 매우 용이하다. 같은 음식을 먹어도 사람마다 혈당 반응은 다르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음식을 먹은 후 바로 5분 간격으로 스마트폰으로 전송돼 온 혈당 수치를 확인하면서 이를 통해 생활습관도 개선할 수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연속 혈당 측정기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당뇨약제를 하나 추가해서 먹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 하나의 획기적인 당뇨병 치료 기술의 발전은 인슐린 펌프와 인공 췌장이다. 인슐린이 프로그램에 의해 자동으로 주입되는 기기가 인슐린 펌프이고, 연속 혈당 측정기와 인슐린 펌프가 블루투스로 연결돼 스스로 혈당 결과를 분석해 그 수치에 따라 인슐린 용량이 결정·자동적으로 주입되는 것이 인공 췌장이다. 당 수치를 24시간 모니터링해 저혈당과 고혈당을 미리 예측하고, 환자에게 필요한 인슐린 용량이 계산돼 투여되므로 환자는 일상생활에 집중할 수 있다. 또한 혈당 측정 결과는 의사에게도 함께 전달되므로 환자와 직간접적으로 혈당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이러한 기기는 수년 전부터 개발됐으나 코로나 이후 비대면 진료가 불가피해지면서 본격적으로 사용자가 늘어나고, 그 기술도 발전된 것이다.
당뇨병은 크게 인슐린 분비 세포(췌도 세포)가 파괴돼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는 1형, 인슐린은 분비되지만 양 또는 작용에 문제가 있는 2형으로 구분된다. 생활습관 교정을 기본으로 하는 2형 당뇨병과 달리, 1형 또는 심한 2형 당뇨병은 인슐린 치료가 필요해 하루에도 수차례 주사를 맞아야 한다. 또한 임신 중에는 약을 먹을 수 없으므로 인슐린을 맞아야 한다. 이 경우 매일 혈당 상태를 보고 인슐린 용량을 조절해야 하는데 숙련되기까지 스스로 용량을 조절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매일 병원에 올 수도 없는 형편이다. 이런 경우 자동 인슐린 펌프와 연속 혈당 측정기, 두 가지가 결합된 인공 췌장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번거로운 혈당 측정과 그 측정 결과에 따라 인슐린 용량을 스스로 정해야 하는 복잡한 상황을 인공 췌장이 한꺼번에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이다.
그동안 수많은 당뇨병 치료제가 개발되고, 치료 방법도 발전하고 있지만 24시간 내내 정상 혈당을 유지하기는 매우 어렵다. 혈당 조절이 잘 안 되는 근본적인 원인은 잘못된 식습관, 운동 부족, 스트레스, 과체중, 과로 등 생활 습관의 문제인 경우가 많다. 즉 잘못된 생활 습관으로 인해 당뇨병이 발병하고 악화된다. 그래서 생활 습관을 지혜롭게 바꾸면 발병을 예방할 수 있고, 생활 습관을 바꾸려는 노력과 함께 당뇨약제를 잘 선택하고 혈당 측정을 자주해서 혈당을 정상 범위로 유지하면 합병증은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다. 즉, 당뇨병의 예방과 관리는 좋은 생활 습관으로부터 시작된다.
최근엔 당뇨에 의한 심한 합병증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전술했듯이 자가 혈당 검사를 쉽게 할 수 있는 스마트한 기기 개발, 그리고 인슐린을 아프지 않고 쉽게 투여할 수 있는 인슐린 펌프의 발전 그리고 이 두 기기를 연동시켜 개발된 인공 췌장이 상용화되면서 더 쉽게 인슐린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생활 습관을 개선하든, 약을 먹든, 혹은 인슐린을 맞든 혈당을 정상 범위로 유지하는 것이 당뇨병 치료의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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