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선 광주시교육감이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 철학을 바탕으로 ‘혁신적 포용교육’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지난 7월1일 취임한 이 교육감은 자신의 역할을 조력자로 정의한다. 학생들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창조적 미래로 인도하는 역할이다. 학생들을 줄세워 이끄는 것이 아니라 꿈을 향해 나아가도록 뒷바라지하겠다는 의지다.
이 교육감은 취임 이후 시간만 나면 교육 학교를 방문해 현장의 의견을 들었다. 학생, 교직원 등과 직접 소통하고 이들의 목소리를 정책에 녹여내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그는 고등학교 23개교, 중학교 1개교, 초등학교 5개교, 대안학교 1개교, 특수학교 1개교, 직속기관 4곳 등을 방문했다. 앞으로 고교 68곳 중에서 남은 45곳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방문해 현장 이해도를 높일 예정이다.
현장 간담회 과정에서 광주 고등학교 학생의회와 대화는 눈길을 끌었다. 이 교육감은 지난 8월 고흥 광주학생해양수련원에서 열린 ‘고등의회 자치활동 역량 강화 캠프’에 참석해 2시간여 동안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학생의회 대표들은 민감한 교육현안에 대해 거침없는 질문을 쏟아내 교육감과 소통의 시간에 의미를 더했다.
이들은 ▲성적하락 원인에 대한 교8육감의 입장 ▲방학 중 돌봄 무상급식 ▲편안한 화장실 만들기 ▲학생자치와 참여 보장 방안 ▲사교육비 증가에 대한 해법 ▲3월 모의고사 도입에 대한 생각 ▲신종 디지털 학교폭력 대처 방안까지 구체적이고 심도 있는 질문을 했다.
이 교육감은 “학생들의 수준 높고 깊이 있는 질문에 자랑스럽고 뿌듯했다”며 “교육 자치의 중심에 있어야 학생들이 있어야 하고 학생들이 교육의 주체로 설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혁신적 포용교육’에 대해 광주교육의 변화와 발전을 위한 시민과의 약속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육감은 ‘혁신적 포용교육’에 대해 ▲다양성교육 ▲책임교육 ▲공정교육 ▲미래교육 ▲상생교육을 포괄한 개념이라 면서 혁신적 포용교육은 과거 한 줄 세우기 학교 문화를 지양하고 다양한 성공방정식을 만들어주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나아갈 광주교육의 방향에 대해서도 “다양성을 품은 실력 향상, 미래를 상상하는 AI미래교육, 온 마을이 아이를 키우는 시민협치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그는 광주교육의 현 상황에 대해 기초학력 저하와 코로나 팬데믹 장기화로 인한 학력 격차를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취약계층일수록 더 큰 타격을 받은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학력 격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교육적 지원을 더 넓고 깊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교육감은 “학력 격차가 발생하지 않고 학력 저하를 막기 위해서는 초등학교 때부터 학습 결손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면서 “모든 초등학교에 기초학력 전담교사를 배치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추경에서 AI 등 미래교육 예산이 삭감되면서 다소 시일이 연기되겠지만, 중·고등학생 전체에게 테블릿PC를 무상 제공하고 스마트 AI 홈워크 프로그램을 구축해 온라인 수업 일상화에 대비하고 이와 더불어 학생들의 학업과 정서적인 지원이 이루어지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애초 교정보화여건 개선비(302억 7000만원)를 추경예산으로 편성했으나 시의회에서 전액 삭감됐다. 이 사업은 광주 중·고등학생 6만6800여명에게 태블릿PC를 지급하는 게 골자다. 중·고등학생들에게 태블릿PC를 지급해 인터넷 강의를 듣고 원격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보화 인프라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미래교육의 핵심으로 꼽히는 SW·AI 등 컴퓨터 기반 학습 능력을 길러주기 위한 배려였다.
이 교육감은 “고등학교에는 스터디카페와 같은 상시 개방형 365 스터디룸을 설치해 학생들이 가장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학교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취임 후 추진했던 ‘방학 중 무상급식’ 에 제동이 걸린 것과 관련, 이 교육감은 “방학 중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밥 한 끼 주자는 마음에서 시작됐다”며 “방학 중 아이들의 점심을 준비해야 하는 학부모, 따뜻한 밥 한 끼가 필요한 학생, 근무환경 개선을 원하는 조리원·조리사들을 조금이나마 만족시키는 방법으로 방학 중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무상급식을 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추석 연휴 이후 학교 급식 관련 노동조합, 학교구성원, 학부모, 시민단체 등과 접촉해 빠른 시일내에 협의체를 구성하고 아이들의 미래와 돌봄에 대한 교육 가족과 지역사회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교육은 희망사다리가 돼야 한다”며 “교육을 통해 학생들은 미래를 꿈꾸고 그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모든 아이가 차별 없이 공평하게 교육받으며 자신의 꿈을 키우고 실현할 수 있도록 보편적 교육복지를 넓히고 단 한 명의 아이도 소외 당하지 않고 교육적 혜택을 누리며 자신이 꿈꾸는 미래를 실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교육감은 “광주교육의 변화와 발전을 생각하며 교육감직을 수행하겠다”며 “최소한 노력이 부족해서 못 하는 일이 없도록 열심히 뛰겠다”고 다짐했다.
/윤영기 기자 penfoot@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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