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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예향

[광주 한바퀴-도심 속 폴리 여행] 역사따라 걸으며 만나는 예술

by 광주일보 2022.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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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하듯 즐긴다, 역사따라 걷는다, 우연히 마주한다
‘각양각색’ 동명동 일대 ‘아이러브스트리트’ ‘꿈집’
보행로·지하상가·가로수 연결 ‘유동성 조절’ ‘열린장벽’ ‘99칸’
광주천변에 자리한 도서관…톨게이트 미디어아트 ‘무등의 빛’

광주영상복합문화관 8층에 설치된 ‘뷰폴리&자율건축’. 어느 방향에서나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도심, 무등산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문화도시 광주에는 도심 곳곳에 도시재생 건축물인 ‘폴리’가 설치돼 있다. ‘폴리(Folly)’는 건축학적인 의미로 ‘본래의 기능을 잃고 장식적 역할을 하는 건축물’을 뜻한다. 하지만 광주폴리는 장식적인 역할뿐 아니라 기능적인 역할까지 아우르며 도시재생에 기여할 수 있는 공공 건축물을 꿈꾼다. 광주폴리는 현재 폴리Ⅰ~Ⅳ까지 31개의 작품이 곳곳에 설치돼 있다. 의미없이 스쳐 지나쳤던 공공 건축물을 찾아 ‘폴리 투어’를 떠나본다. 설치된 순서가 아닌 둘러보기 편하도록 권역별로 소개한다.

◇동명동 일대 폴리= 광주폴리 투어의 시작은 뷰폴리로 정했다. 폴리종합안내소가 함께 자리하고 있어 폴리 안내서를 받고 둘러보고 싶어서다.

광주영상복합문화관 8층 옥상에 설치된 ‘뷰폴리 & 자율건축’(동구 제봉로 96)은 일종의 전망대 폴리다. 어느 방향에서나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광주의 시티뷰, 무등산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진한 핑크와 노랑색의 스트라이프 무늬가 강렬한 인상을 주면서 뷰폴리 자체만으로도 일종의 포토존이 되곤 한다. 뷰폴리 간판은 열한 개의 판을 회전시켜 만들어 놓았다. 해질녘 노을을 보기에도, 여름밤 광주 야경을 감상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영상복합문화관 엘리베이터를 타고 6층으로 올라간 다음 뷰폴리로 향하는 ‘아찔한’ 원형 계단을 이용하거나 별도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8층으로 올라가면 된다. 6층에는 광주폴리 종합안내소가 마련돼 있어 폴리 투어를 하기 전 팸플릿을 구하고 사전 공부를 하기에 적합하다.

뷰폴리에서 나와 동명동 방향으로 조금만 이동하면 만날 수 있는 ‘아이러브스트리트’ 폴리(동구 제봉로 82번길). 서석초등학교 앞에 위치한다. 자동차 통행이 차단된 길에 ‘I LOVE □’ 문자를 새기고 다양한 재료를 구성했다. 문자별로 나무 데크, 잔디, 모래, 트램펄린이 있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도로 시작점의 노란색 계단형 구조물은 작품의 전경을 볼 수 있는 일종의 전망대이자 셀카 등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공간이다.

다시 동명동을 가로질러 10여 분 걷다보면 독특한 외형의 ‘꿈집’ 폴리(동구 동명로 67번길 23)가 등장한다. 521개의 청동판과 399개의 티타늄 판을 이용해 모서리를 접어 붙이는 방법으로 만들어졌다. 안쪽의 연분홍빛은 칠이 아닌 티타늄 판의 빛의 반사에 의해 만들어진 색이다. 세월의 흔적이 있겠지만 때론 일그러지고 왜곡되고 변형되어도 서로 사랑하고 마주보고 행복해하는 우리 꿈 속의 집을 표현하고 있다.

문화전당 하늘마당 인근 장동사거리 교통섬에 자리한 ‘소통의 오두막’ 폴리.

◇광주읍성과 폴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인근에는 광주폴리가 꽤 흩어져 있다. 지금이야 문화전당 일대라고 볼 수 있지만 1차 광주폴리는 광주읍성과 관련이 깊다. 2011년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총감독을 맡았던 승효상 감독은 광주를 둘러보면서 광주읍성의 존재를 알게 됐고 ‘역사의 현재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2.5㎞에 달하는 읍성길을 따라 10개의 폴리를 설치했다.

문화전당 하늘마당에서 가까운 장동 사거리의 교통섬에는 ‘소통의 오두막’ 폴리(장동 사거리)가 자리잡고 있다. 작지만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공원으로 변화시키고자 소쇄원과 한옥의 굴뚝 이미지에서 영감을 얻어 자연과의 공존, 열린 공간에 중점을 뒀다. 머리 위에 떠 있는 듯 나무 사이사이를 넘나드는 유기적인 형태의 이 조형물은 낮에는 조형물로 밤에는 조명 역할을 하며 시민들의 소통을 위한 오두막이 되어주고 있다.

소통의 오두막에서 전남여고 방향으로 길을 건너면 4~5분 거리에 ‘서원문 제등’ 폴리(동구 제봉로 145)를 만날 수 있다. 광주읍성의 동쪽문이었던 서원문의 장소가 갖는 역사성과 제봉로 주변의 특성을 반영한 작품이다. 학원거리의 특성상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에 위치해 있어 시민 상호간의 교류와 소통에 주목하고 있다. 건축물 아래 공간에는 5·18 기념비가 놓여있고 계단을 오르면 학원거리의 작은 광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문화전당 어린이문화원 앞 도로가에 위치하고 있는 ‘광주사랑방’ 폴리(동구 광산동 38-2). 구 시가와 문화전당이 만나는 접점이다. 계단의 모습을 하고 있는 광주사랑방은 시민들의 쉼터이자 전당을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로서의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설치 당시 버스정류장의 기능까지 생각했지만 도로 사정상 정류장의 기능은 하지 못하고 있다.

광주천 제방에 위치한 ‘광주천 독서실’ 폴리.

◇충장로 폴리= 도심 공간 속에서 색다른 연출을 창출하기도, 때론 애물단지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길을 걷다 만나는 독특한 건축물들은 잠시나마 호기심에 발길을 멈추게 하는 힘이 있다.

광주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충장로 일대에는 유독 눈에 띄는 폴리 작품이 많다. 광주세무서앞 사거리의 ‘열린 장벽’ 폴리(동구 중앙로 154)는 광주읍성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 이곳을 지나는 시민들의 머리 위 4.5m 높이에 수십개의 크고 작은 사각 기둥이 매달려 있다. 길위의 수많은 조각들과 머리 위 사물들은 ‘과거 읍성의 일부였으나 현재 어딘가에 묻혀있거나 존재하고 있을’ 읍성의 돌을 암시한다. 밤에는 형형색색의 불이 밝혀져 조명 역할을 하기도 한다.

열린 장벽에서 3분 거리인 충장치안센터 앞에는 ‘99칸’ 폴리(동구 충장로 64-1)가 설치돼 있다. 옛 광주읍성 북문 터에 위치한다. 폴리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99칸은 한국의 전통 주택인 한옥과 관련이 있다. 전통적으로 한옥에 달린 칸 수로 소유주의 사회적 지위를 드러냈는데 1910년 조선왕조가 막을 내릴 때까지 왕가를 제외하고는 누구도 99칸을 넘는 한옥을 세우지 못했다. 99칸 폴리는 한옥에서 드러나는 사회 위계질서를 건축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다시 보행로를 따라 1분 거리 금남로 공원 앞에는 ‘유동성 조절’ 폴리(동구 금남로3가 금남로공원)가 등장한다. 모서리 양쪽으로 통하는 지하도 상가와 공원, 인도가 상호 유기적으로 공존한다는 개념을 도입한 작품이다. 지하상가 입구는 나무터널로 둘러싸여 다소 어두운 분위기다. 금남공원과 폴리 벤치에 잠시 쉬어가거나 공연 등으로 사람들이 많이 모일 때 차도로부터 보호해주는 역할도 해주고 있다.

유동성 조절 지하도를 통해 도로 건너편으로 이동해 옛 한미쇼핑 사거리로 가다보면 또 다른 폴리가 한눈에 보인다. 작품명은 ‘광주사람들’(동구 궁동 1-6)이다. 새가 나뭇가지로 둥지를 만들 듯이 불규칙적으로 교차하는 강철봉이 기둥모양으로 세워지고 이 강철봉은 다시 공중에 떠 있는 수평구조물이 되는 형태다. 가운데에 서서 고개를 들어보면 얼키고설킨 강철봉 사이에 동그랗게 하늘이 보이고 빛이 들어온다.

‘광주사람들’ 옆에는 ‘광주폴리 리뉴얼 프로젝트’로 ‘스핀-오프:포털’이 추가로 설치돼 있다. ‘광주사람들’을 재해석한 공공미술로, 보행자들에게 새로운 쉼터를 제공하고 있다.

금남로공원과 인도, 지하도 상가가 유기적으로 공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유동성 조절’ 폴리.

◇뜻밖의 공간 속 폴리= 광주 도심을 가로지르는 국가하천인 광주천을 따라 걷다보면 뜻밖의 공간 하나를 만날 수 있다. 한국의 정자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고 하는데 주위 환경을 배제한다면 외국에서나 볼 법만 외형을 갖춘 건축물이다. 장식적인 역할이 주를 이뤘던 1차 폴리에 이어 기능적 역할까지 더해졌던 2차 폴리 중 하나인 ‘광주천 독서실’(북구 임동 627)이다.

광주천은 무등산 남서쪽 사면인 동구 용두골 일대에서 시작해 시내 중심부를 흘러 서구 치평동 일대에서 영산강과 합류하는데, 이 중 폴리가 위치하고 있는 곳은 북구 임동 천변길의 ‘두물머리나루’라 부르는 곳이다.

광주천 제방에 위치한 검은색의 이 건축물은 공원의 풀섶과 징검다리, 천변 위 인도를 연결하는 동시에 책이라는 소재와 휴식의 공간을 조화시킨다. 안내문에는 인권 주제의 도서 200여 권을 소장한 작은 인권도서관이라고 소개돼 있지만 실제 책이 아닌 책모형만 꽂혀있다. 폴리앞은 광주천변 자전거도로가 이어지고 바로 옆에는 광주의 상징인 무등산 서석대를 연상케하는 인공폭포가 자리하고 있다.

뜻밖의 공간에서 만날 수 있는 또 다른 폴리는 광주의 관문인 톨게이트에 위치한다. ‘광주다움’을 주제로 한 4차 광주폴리 ‘무등의 빛’(장성군 남면 분향리 615-2)이다. 톨게이트 위에 가로 74m, 세로8m 의 무등산 모양의 이 조형물은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 작가가 참여한 미디어아트 작품이기도 하다. 현재까지 설치된 광주폴리 중 가장 최근에 설치된 작품으로 2020년 5월에 완공됐다.

광주로 진입하는 방면에는 무등산의 사계와 낮과 밤, 광주의 3향(三鄕), 광주의 빛 등 광주다움을 상징하는 미디어아트 작품이 8~9분 상영된다. 또 광주에서 나가는 방면에는 스테인리스픽셀 1만2000개가 설치된 윈드 베일(Wind Veil)을 만날 수 있다.

/글=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사진=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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