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다원 ‘보성녹차’ 품질·맛·가격 전국이 인정
싱싱농원 딸기 ‘그로우 글로우’ 딸기잼·딸기빵 먹고 체험까지
봇재 녹차카페 ‘그린다향’ 30여가지 다양한 녹차 음료
◇보성 로컬브랜드 백록다원 ‘보성녹차’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7월초 방문한 보성 백록다원은 푸르른 자연의 풍요로움 속에서 유기농 녹차를 재배하는 농가다. 규모는 2만여 평으로 절반은 평지에 절반은 산에 심어져 있다.
지난 5월까지 찻잎을 따고 덖고 비벼서 건조시키는 과정까지 모든 끝나버린 녹차밭은 고요하기만 하다. 이 시기에는 가끔 차밭을 둘러보며 잡초를 제거하는 정도만 해주면 된다.
날씨가 무더운 탓에 바로 실내로 이동해 백종우 대표가 건네주는 찻잔을 받아들었다. 매혹적인 붉은색을 띄고 있는 이 차는 보성군과 함께 개발한 ‘티 퍼레이드’다. 보성녹차에 다른 식품을 섞어 블렌딩한 차로, 블렌딩 커피와 비슷한 개념이다.
“녹차 또는 녹차를 발효시킨 홍차를 주 원료로 하고 여기에 돼지감자나 비트, 강황(생강)을 섞어서 블렌딩 차를 만들었습니다. 지금 맛보시는 차는 홍차 70%에 강황과 비트가 각각 15%씩 들어간 차에요.”
보성군은 지난 2017년 티 퍼레이드를 개발했다. 녹차를 활용한 2종과 홍차를 기본으로 한 2종의 블렌딩 차를 패키지로 묶어 ‘티 퍼레이드(Tea Parade)’라는 이름으로 출시했다. 여기에 차인들이 다른 식품들을 배합에 먹어보면서 새로운 블렌딩 차를 만들어가고 있다. 블렌딩 차는 보성 뿐만 아니라 전국 녹차재배농가에서 많이 출시하고 있는 추세다.
강렬한 붉은색이지만 맛은 은은하다. 비트와 강황의 향과 맛이 느껴지지만 홍차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부드러운 맛이 느껴진다. 녹차의 떫은 맛도 나지 않아 초보자가 마시기에도 부담이 없다.
백록다원은 4월 10일부터 5월 10일 이전에 차 따는 작업이 모두 마무리된다. 다른 곳보다는 조금 이른 편이다. 4월 20일 이전에 따는 건 우전(雨前)이라고 해서 가장 고급차로 분류된다. 이후 차례로 따면서 찻잎의 크기에 따라 세작, 중작, 대작으로 나누고 이후에 기계를 이용해 찻잎을 수확한다.
수확이 끝난 차는 덖고 비비고(유념) 건조시키는 것까지 1차 가공을 끝낸 다음 저장고에 보관을 한다. 이후 포장 단계에 들어가기 전 잡티 제거 등 선별작업을 하고 포장을 해서 판매까지 이뤄진다.
백록다원에서는 우전차, 발효차, 세작, 녹차발효차 세트, 녹차 삼각 티백, 발효차 삼각 티백, 가루녹차, 티 퍼레이드 종류를 판매한다. 이 가운데 가장 인기있는 제품이 우전차와 티퍼레이드다. 티퍼레이드는 녹차의 대중화를 위해 개발된 차라고 보면 된다.
보성에서 생산되는 녹차는 업체에 따라 개별 상호를 써서 판매되기도 하지만 보성녹차연합회에 소속되어 있는 백록다원은 ‘보성 녹차’ 공동 브랜드를 사용하고 그 아래에 ‘백록다원’이라고 업체 표기를 한다. 공동 브랜드라도 포장이나 디자인은 모두 다르다.
백록다원에서 판매되는 차의 강점은 품질과 맛, 그리고 가격이다.
“유기농으로 정성껏 재배한 만큼 품질과 맛에서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게 가격이에요. 가격이 저렴해야 한다는 얘기죠. 그래서 저는 욕을 먹더라도 같은 품질의 차를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습니다. 판매량이 꾸준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지요.”
백록다원 제품은 회사 홈페이지 또는 보성군 농산물 직거래장터인 ‘보성몰’을 통해 온라인 주문을 하거나 봇재 그린마트 등 보성내 녹차 판매점에서 구입할 수도 있다.
본격적인 녹차 따는 시기가 지난 5월 10일부터 5개월간 백록다원에서는 차(음식) 만들기 체험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찻잎따기, 수제차 만들기, 천연 녹차 치약이나 비누, 방향제 만들기 등을 체험한다.
◇‘싱싱농원’ 딸기 브랜드 ‘그로우 글로우’
보성군 조성면에 위치한 ‘보성 싱싱농원’은 딸기를 중심으로 농촌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다. 청년 농업인 정경모(42)·김소영(41)씨 부부가 운영하는 딸기 베이킹 카페이기도 하다.
싱싱농원의 딸기 재배 하우스 규모는 1300평이다. 200평짜리 하우스가 붙어있는 연동하우스 형태로 600평과 700평 두 개의 하우스에서 딸기를 키운다. 토경재배 딸기가 맛있다고는 하지만 어린이들이 체험하기에 편하고 과육에 상처가 나지 않는 수경재배를 선택했다. 청정지역 보성의 따뜻한 햇살을 받고 자라기 때문에 당도가 높다.
이곳에서 재배되는 딸기는 도매로 판매하지 않고 전량 체험용과 제품 제조용으로만 소비된다. 12월부터 이듬해 3~4월까지 매주 주말체험을 진행하다보니 이곳에서 소비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체험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2020년에는 딸기 베이킹 카페인 ‘그로우 글로우’ 매장을 오픈했다. ‘그로우 글로우(GROW GLOW)’는 싱싱농원의 브랜드로, ‘무럭무럭 자라라, 반짝반짝 빛나라’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저희 농원을 찾아오는 고객들은 대부분 아이들이에요. 한참 자라나는 어린이들이고 딸기도 자라날 때가 가장 예쁘거든요. ‘그로우 글로우’가 주는 뜻처럼 아이들을 생각하면서 식품이나 체험, 키트를 준비해 나가고 있습니다.”
체험객이 많다보니 매장 규모가 꽤 넓다. 매장과 하우스 사이에는 넓은 잔디밭이 있어 아이들이 뛰어놀기에도 충분하다. 그로우글로우 매장에서는 음료나 딸기 디저트를 주문해 즐길 수도 있고, 주말에는 과일케이크 만들기, 아이싱 쿠키 만들기, 피자 만들기 체험이 가능하다.
개별 체험은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운영하고 4~5월에는 단체 체험이 진행된다. 예약제로 주말에만 진행하는데, 코로나19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지난해 12월부터 올 3월까지 체험객만 1만3000명이 다녀갔을 정도다. 여름방학 시즌인 8월 첫째주 토·일요일까지 3주 동안 주말체험도 진행중이다.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케이크 키트는 기대 이상으로 히트를 쳤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 2500세트가 판매되고 어린이 날이 있었던 지난 5월초 5일 동안 1호 짜리 케이크 키트 2000세트가 판매되기도 했다.
평일이나 체험이 없는 기간에는 그로우 글로우 브랜드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을 만들어 택배 발송하는 일이 주 업무다. ‘그로우 글로우’ 브랜드로 판매되는 제품은 딸기잼과 딸기블랜디드, 딸기빵이다.
향료나 색소, 보존료를 넣지 않고 만드는 딸기잼은 지역에서 재배되는 싱싱한 딸기 70%와 영양소가 살아있는 비정제 원당 30%로만 만들어서 너무 달지 않으면서도 발림성이 좋아 아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제품이다.
딸기 블랜디드는 딸기청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다만 청은 딸기 과육에 당절임을 해서 발효를 시킨다면 블랜디드는 발효를 하지 않고 비정제 원당과 7:3 비율로 섞어서 통째로 갈아 진한 원액 형태로 만든다. 딸기빵은 밀가루 대신 쌀가루로 만든 빵으로, 쌀가루에 딸기를 넣어 반죽하기 때문에 색도 예쁜데다 쫀득한 식감에 빵 속에 딸기가 씹혀 은은한 딸기향이 입안 가득 전해진다.
◇봇재 녹차카페 ‘그린다향’
회천면으로 가는 길목 높은 언덕 위에 눈에 띄는 건물이 하나 보인다. 보성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부상한 복합관광시설 ‘봇재’다.
보성의 역사와 문화, 예술, 차 산업과 차 문화를 보여주는 복합관광시설 봇재는 2015년 11월 개관했다. 1층은 녹차의 고장, 판소리의 성지인 보성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보여주는 보성역사문화관이 자리하고 2층은 카페 ‘그린다향’과 보성녹차 등 특산품을 구매할 수 있는 ‘그린마켓’, 다양한 체험과 교육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는 봇재홀로 나뉘어져 있다. 3층은 보성의 자연을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박물관으로 보성에코파빌리움으로 불린다.
카페 ‘그린다향’은 사방이 탁 트인 창으로 돼 있어 최고의 전망을 자랑한다. 보성군이 운영하는 이곳은 지역 특산품인 녹차를 이용해서 음료를 개발하고 관광객들에게 홍보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다. 커피 전문카페가 늘어나고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에 우리 녹차 음료를 개발해서 젊은층에게 좀 더 다가가보자는 취지다.
녹차 음료 전문 카페답게 메뉴 종류도 30가지가 넘는다. 더운 여름철에는 시원한 말차 라떼나 그린티 스무디, 녹차 아이스크림을 찾는 고객이 많고 시즌음료인 녹차 빙수나 녹차 아이스크림 라떼도 인기 메뉴다.
메뉴가 다양하다는 장점도 있지만 ‘그린다향’은 보성녹차 홍보를 위한 카페이다 보니 고품질의 녹차로 고객들의 입맛을 공략한다. 관광객은 물론 보성 군민들도 즐겨찾는 곳으로 평일에만 하루 100명이 넘는 고객이 찾아온다.
/이보람·김용백 기자 boram@kwangju.co.kr
/사진=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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