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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천기자

[박성천 기자가 추천하는 책] 동물의 직업 마리오 루트비히 지음, 강영옥 옮김

by 광주일보 2022.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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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속 지뢰를 찾는 쥐… 발 관리사 닥터 피시

‘발 관리사’ 닥터 피시, ‘드론 저격수’ 독수리, ‘일기예보를 하는’ 개구리, ‘땅 속 지뢰를 찾는’ 쥐….

위는 미처 알지 못했던 동물들의 각양각색 ‘직업’에 관한 부분이다. 동물은 인간과 가장 가까운 생명체다. 그 가운데 개는 1만5000년 전부터 다양한 방식으로 인간을 도왔다. 사냥과 양치기, 경비와 같은 일이 그러한 예다.

비단 개만 인간을 도운 것은 아니다. 인간은 동물을 길들여 가축으로 삼아 일상에 많은 부분을 해결해왔다. 고대시대 코끼리는 전투에 가장 유용한 동물로 인식될 만큼 활약상이 뛰어났다.

‘날개 달린 방사선 전문의’ 비둘기

인간의 일을 대신하는 동물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 ‘동물의 직업’은 제목부터 흥미롭다. 특수한 일을 하는 동물의 세계를 다룬 터라 이색적이면서도 친근하게 다가온다. 독일의 생물학자이자 과학 저술가인 마리오 루트비히가 저자다. 그는 자연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현상과 동물들을 재미있게 풀어내는 책들을 펴냈다. ‘매력적인 포식자들’, ‘동물의 가족 생활’ 등 다수의 저서는 동물이 어떻게 인간과 관계를 맺어 왔는지 등을 다뤘다.

책에는 인간에게 도움을 주는 다양한 동물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탄자니아 모로고로에 소재한 APOPO라는 비영리단체는 결핵 세포 냄새를 전문적으로 탐지하는 쥐를 양성한다. 저자에 따르면 이 쥐들은 새끼일 때부터 환자의 타액 샘플에 있는 결핵균을 탐지하는 훈련을 받는다. 보상 체계에 따른 조건 반사가 이뤄진다. 이곳에서 훈련받은 쥐는 최대 8년 동안 결핵균을 탐지할 수 있다.

사실 탄자니아에서는 결핵 환자의 약 3분의 2는 자신이 결핵에 감염됐다는 사실도 모른다. 이곳에서 결핵은 말라리아와 에이즈 다음으로 많은 사상자를 배출한다. 매년 수만 명이 결핵으로 목숨을 잃는 상황에서, 결핵균 탐지 쥐의 역할은 사뭇 중요하다.

‘일기예보를 하는’ 개구리

전기가오리는 가슴지느러미 근육으로 전기를 생성한다. 이 근육은 진화과정을 거치면서 ‘전기 기관’으로 변형됐다. 전기가오리는 먹잇감을 사로잡는데 전기 충격을 활용한다. 전기 충격의 효과가 가장 발휘되는 거리는 0.5m다. 사람에게도 이 전기가오리가 주는 충격은 “강펀치에 녹다운당하는 것에 비교”될 만큼 강력하다.

고대 로마인들은 심한 두통을 치료할 때 전기가오리를 사용했다. 로마의 의사 스크리보니우스 라르구스의 ‘콤포시티오네스 메디카에’는 “살아 있는 전기가오리를 통증 부위에 올려놓고 통증이 사라질 때까지 두면 통증 부위가 마취된다”고 기술돼 있다.

사향고양이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커피를 만드는 동물이다. 동남아시아에 서식하는 이 고양이는 원래 작은 곤충이나 벌레를 먹고 산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잘 익고 설탕처럼 단맛이 나는 커피”인데 북은색 과육만 소화할 수 있다. 당연히 커피 원두는 배설할 수밖에 없다. “소화관을 통과하고 나면 고급스러운 맛, 아주 독특한 맛”은 세계 미식가들의 극찬을 받는다.

“사향고양이들은 항상 같은 자리에 용변을 본다. 사향고양이에게 일종의 화장실이 있다는 것은 커피 농부들에게는 행운이다. 덕분에 커피 농부들은 다음 날 같은 장소에 가서 고양이의 장에서 고급화 과정을 거친 원두를 모아 깨끗하게 씻은 다음 로스팅 장소로 보내기만 하면 된다.”

‘대기질을 검사하는’ 벌

독일 북부의 함부르크 공항은 이색적인 ‘환경 경찰’이 있다. 공항 당국은 매년 약 7만 마리의 꿀벌들을 환경오염 상태를 감찰하는 ‘바이오 탐정’으로 파견하고 있다. 벌써 20년째다. 벌을 매개로 항공 교통이 주변 대기질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 감시하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부지런한 꿀벌들은 3km 이내에서 먹을 것을 찾기 때문에 꿀 성분을 분석하면 공항 주변의 오염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이밖에 책에서는 ‘옷감이 될 실을 잣는’ 조개와 ‘날개 달린 검투사’ 귀뚜라미, ‘여러 재주를 선보이는 작은 예술가’ 벼룩 등 다양한 동물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현암사·1만6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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