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문답지 빼낸 고교생 2명 퇴학 처분

교장 “관리 부실 통렬한 반성”…시교육청 감사 결과 주목

광주 대동고등학교 이철수 교장이 17일 광주시교육청 기자실에서 시험문답지 해킹사건에 대해 사과문을 발표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나명주 기자 mjna@kwangju.co.kr

교사 노트북을 해킹하고 시험 문답지를 빼내 중간·기말고사를 치른 고교생 2명이 ‘퇴학’ 처분을 받게됐다.

광주 대동고등학교 이철수 교장은 17일 광주시교육청 기자실에서 발표한 사과문에서 “관리·감독 부실에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통감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교장은 “교육감을 비롯해 교육 가족 여러분께 사과를 드린다”며 “모든 교직원이 이번 사건에 대해 참담한 심정이며 통렬한 반성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조사 결과, 사건에 연루된 2명 외에 공모자가 없으며 다른 학생들에게 시험 정보가 유출된 정황도 발견되지 못했다”며 “선의의 피해자가 나올 수 있어 재시험을 치르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대동고 생활교육위원회는 최근 해당 학생 2명에 대해 퇴학을 결정했고 재심청구를 거쳐 이달 말께 징계 처분을 확정할 예정이다. 같은 학교 학업성적관리위원회는 이들이 치른 2학년 1학기 1,2차 지필평가 성적을 전과목 0점 처리하기로 했다.

대동고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주요 대학에 호소문도 보낼 예정이다. 대학들이 대동고 내신성적을 불신해 수험생들이 불이익을 당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광주시교육청의 감사 결과도 주목된다.

시 교육청 정책국과 교육국, 행정국, 감사관실 등 관련 부서는 감사 인력을 꾸려 이달 초부터 대동고에 대해 감사를 하고 있다.

관련 부서들은 경찰의 수사 결과 등을 토대로 시험지와 답안지 등 학사 업무 관리, 교사들의 노트북 관리, 교내 경보 장치·잠금장치 관리 등을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다.

이와 별도로 경찰 수사결과 일부 교사는 시험지 출제 파일 등을 이동식 저장장치(USB, 외장하드 등)가 아닌 노트북 하드디스크에 보관해 ‘시험 보안 관리’ 규정을 어긴 것으로 드러났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경찰 수사 결과가 발표되기 전부터 감사 필요성이 있어 감사에 착수한 상태다”며 “감사관실에서 감사 결과를 종합해 교직원들에 대한 징계가 필요하면 학교법인에 징계를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영기 기자 penfoot@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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