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향해 걷는 열 걸음’ 출간
광주일보와 함께 읽은
‘돈키호테’ ‘어린왕자’ 등 10권
27일 순천서 북토크 열려
최진석 (사)새말새몸짓 이사장(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은 책읽기를 ‘마법의 양탄자’를 타는 일이라고 말한다. 하늘을 나는 융단에 몸을 싣고 ‘다음’을 향해 가는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힘, 현재에 머물지 않고 늘 질문을 던지며 ‘건너가기’를 가능케 하는 힘을 길러주는 게 바로 ‘책 읽기’라는 설명이다.
지난 2020년 고향 함평에 ‘호접몽가’를 지은 최 교수는 ‘어떻게 살 것인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본격적으로 질문을 던지는’ 단체 ‘새말새몸짓’을 만들었다. 그리고 첫 사업으로 ‘책 읽고 건너가기-한 달에 한 권 책읽기’를 시작했다.
광주일보는 2020년 7월1일부터 2021년 4월까지 파트너가 돼 매월 첫날 최 교수가 선정한 ‘이달의 책’을 발표하고 최 교수의 독후감을 실었다. ‘어떤 책을 읽을까’ 늘 고민했던 이들에게는 길라잡이가 됐고, 그가 권하는 책을 이미 읽었던 사람들에겐 작품에 대한 ‘또 다른 시선’을 제공했었다.
최 교수는 또 ‘책 읽고 매출의 신이 되다’라는 책을 낸 ‘책읽는 개그맨’ 고명환과 유튜브 북토크를 진행, 작가와 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최 교수가 최근 펴낸 ‘나를 향해 걷는 열 걸음-단 하나의 나로 살게하는 인생의 문장들’(열림원 간)은 1년여간 함께 읽은 10편의 고전문학을 다룬 책이다. 광주일보에 실렸던 독후감과 고명환과의 토크를 묶었다.
함께 읽은 책은 ’돈키호테’, ‘어린왕자’ ‘페스트’, ‘데미안’, ‘노인과 바다’, ‘동물농장’, ‘걸리버 여행기’, ‘이솝우화’, ‘아Q정전’, ‘징비록’ 등 10편으로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고전작품들이다.
선정된 책은 모두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떻게 살다 가고 싶은가,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죽기 전에 완수해야만 하는 내 소명은 무엇인가.” 등 끝없이 질문하게 하는 작품이다. 또 책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자기를 지키는 사람들, 자기를 함부로 내버려두지 않고 끝없이 질문하며 탐험하는 인물들”이다.
첫 번째 책은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였다. “진짜 인간은 한 곳에 멈춰 머무르지 않고 아무 소득이 없어 보여도 애써 어디론가 떠나 건너가는 자이고, 불가능해 보이는 꿈을 꾸고, 닿지 않는 별을 잡으려하는 자가 진짜 인간”이라고 생각해 선택한 책이다.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 우물이 숨어 있어서 그래”라는 ‘어린왕자’ 속 대화를 통해서는 “나에게 우물은 무엇인지, 나의 우물은 도대체 내 속 어디에 숨어있는지” 한번쯤 생각해 보자는 질문을 던진다.
갑작스레 닥친 코로나 시대를 맞아 선택한 책은 “역사적 사실을 철학적으로 포착해 문학적으로 승화시키는 글쓰기를 하는” 카뮈의 ‘페스트’였다. 그는 “의지와 긴장을 가지고 타자를 마음으로 사랑하는 게 이 시대에 필요한 행동”이라는 고명환의 말에 “긴장의 출발은 자기 자신에 대한 긴장, 즉 스스로 페스트에 갇혀 있지는 않은지 늘 긴장해야하는 것”이라고 덧붙인다.
84일 동안 고기를 한마리도 잡지 못했지만 결코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헤밍웨이 소설 ‘노인과 바다’ 속 주인공에게서는 “겉으로 아무리 깨져도 심장 가까이 파고 들어가 그 안의 무엇을 찾아내고 성취하기 위해 치열하게 투쟁해야 함”에 대해 배운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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