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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호기자

한끼 해결도 힘든 결식아동 급식비

by 광주일보 2022. 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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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 아이들 갈 곳은 편의점 뿐
광주·전남 대상 학생 4만 3000명
7000원으로 먹을 만한 게 없어
햄버거·컵라면 등으로 한끼 때워
서울 작년 9000원 등과 대조적
국비 지원으로 단가 현실화해야

/클립아트코리아

광주시 북구에 사는 초등학생 김모(12)군은 요즘 하루 한 끼를 편의점에서 해결한다. 모친과 단둘이 사는 김군은 어머니가 일터에 나가고 나면 주로 점심에 편의점을 찾는다. 7000원 한도 범위에서 편의점 도시락, 김밥, 햄버거, 샌드위치 중에서 하나를 고르고 나머지로 우유 등을 구입한다. 비용은 광주시에서 지급하는 ‘광주시 아이 꿈나무 카드(일명 급식카드)’로 결제한다. 김군은 “식당이나 분식점에서 한 끼에 7000원까지 쓸 수 있는 카드”라며 “이 돈으로 먹을 데가 마땅치 않아 주로 편의점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치솟는 물가로 인해 편의점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아동들이 늘고 있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자녀 등 결식 우려 아동에게 광주시와 전남도 등 지방자치단체는 끼니 당 7000원의 급식비를 지원하고 있지만, 정작 7000원으로는 웬만한 식당에서 밥 한 끼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2일 광주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광주시는 18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만 18세 이하 1만6000여명의 결식 우려 아동(청소년)에게 급식비를 연중 지원하고 있다. 지원 대상은 기초생활수급자 가구 아동, 한 부모 가정 아동, 긴급복지 지원대상 가구의 아동, 담임교사·사회복지사 등이 추천하는 아동으로서 아동 급식위원회에서 급식 지원이 필요하다고 결정한 아동이다.

지원 규모는 아동의 형편에 따라 하루 한 끼~두 끼로 다르지만, 한 끼 지원금액은 7000원으로 같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한 끼당 지원금이 5000원이었으나 올해 들어서 인상됐다.

광주시 파악결과 지원 대상 1만6000여명의 아동 가운데 절반은 급식카드를 이용하고, 나머지 절반은 지역아동센터 급식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는 도시락을 지원받는다.

전남도도 끼니당 7000원을 한도로 모두 2만7000여명의 청소년에게 급식비를 지원하고 있다. 전남도 역시 지원 단가가 너무 낮다는 자체 판단에 따라 지난해 5000원이던 급식지원비를 잇따라 인상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7000원으로 사 먹을 수 있는 식당 메뉴를 찾기 힘들다시피 하면서 점심이면 동네 편의점을 찾는 결식아동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소비자원의 외식비 지표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7000원으로 사 먹을 수 있는 품목은 김밥(1줄 2900원)과 짜장면(6100원)뿐이다. 김치찌개 백반·칼국수는 7800원, 비빔밥은 8700원, 냉면은 8800원으로 한 끼 지원금으로는 턱없이 모자라다. 삼겹살(1인분 200g)은 1만 4244원·삼계탕은 1만 5000원으로 두 끼 지원금을 모아도 사 먹을 수 없는 실정이다.

결식아동 급식비 지원 사업이 지자체 예산으로만 편성된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지자체 의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부자 지자체’는 지원 단가를 높게 책정할 수 있고, 반대로 ‘가난한 지자체’는 낮게 책정되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서울 서초구 등 일부 지자체는 결식 우려 아동 급식비를 끼니당 9000원씩 지원했지만, 광주와 전남은 각각 6000원, 5000원으로 나타났다. 똑같은 결식 우려 아동이라고 해도 사는 곳이 다르면 급식비 지원 단가가 달라지는 것이다.

국회에서도 이러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제도 개선을 정부에 요구하고 나섰다.

윤영덕(광주 동남갑)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소속 11명의 국회의원은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2021년 기준, 급식 지원을 받는 아이들이 전국에 30만명이 넘는다”며 “그 30만 명이 넘는 아이들이 최근 물가가 가파르게 올라 기존 지원금으로는 제대로 된 밥 한 끼를 사 먹지 못하고, 편의점 도시락이나 인스턴트 간편식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 등은 “편의점 도시락으로는 아동·청년기에 필요한 균형 잡힌 영양 섭취가 어렵지만, 전적으로 교육청과 지자체의 지원에 맡겨져 있다”며 “적어도 아이들이 밥 때문에 주눅이 들고 걱정하는 일이 없도록 국비 지원이 즉각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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